오늘 저녁에는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장수마을 노인들의 90%이상이 하루 한 끼 이상 된장국과 생선을 먹는다고 하지요.
좋다는 것은 일단 따라하고 보자는 생각에서 당장 된장국을 만들었지요.
그런데... .
냉장고에 들어있는 야채가운데 마땅하게 된장국에 들어갈 만한 재료가 보이지 않네요.
무 한 토막이랑 샐러드에나 씀직한 양상추와 청경채 조금씩 밖에 없는겁니다.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을 했지만
뭐 시금치랑 배추만 된장국에 들어가란 '법'은 없지 않나요?
어차피 조개 된장국은 시원한 국물 맛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중요하므로
과감히 투입하기도 결정했습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조개 한 줌이랑 마늘, 된장 2-3큰술,소금 약간
그리고 나박썬 무랑 한 입 크기로 썬 청경재와 양상추를 넣어 폭폭 끓여줍니다.
홍콩에도 가을이 찾아왔지만 그래도 아직은 낮동안에는 덥습니다.
가스불을 한참 쓰고 있으려니 땀이 다 날 정도네요.
일본 된장은 잠시만 끓이면 되는데 우리 된장은 이렇게 폭폭 끓여줘야 제 맛이 나니
어쩌겠나요? 더워도 할 수 없죠.
먹고 사는 게 이리 힘들어서야... ㅡ..ㅡ궁시렁.
청경채를 너무 익히면 물러져서 맛이 없을 것 같아 슬쩍 데치듯 익혀 건진 후
조개 넣은 국물만 팔팍 더 끓여주었습니다.
역시 된장국에는 조개가 들어가야 시원한 맛이 나는 게 제격입니다.
조미료 역할을 하는 조개를 정말 정말 저는 사랑합니다.
시장에 가면 생선이랑 조개는 빼 놓지 않고 사다가 냉동실에 모셔두지요.
해감 시킨 후 물빼서 냉동실에 봉지 봉지 한끼 분량만큼씩 만들어 얼려두면
이렇게 국을 만들거나 찌개를 끓일 때 정말 아주 편해요,
건강을 생각한다면 가능한한 고기 대신 해물로 국물을 내면 좋을 것 같아서
늘 조개나 멸치를 애용합니다.
파아란 청경채 때깔이 아주 보기 좋지 않습니까? 하핫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건강을 생각해서 그렇게 찌개나 국물을 만들어 맛내기에 성공하면
그 맛에 반해서 이슬이를 불러내게 되니 때로는 도무지 앞뒤가 안 맞는 얘기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숭덩숭덩 돼지고기 들어간 김치찌개나
얼큰한 해물탕,
골뱅이랑 소라가 들어간 바특한 된장찌개를 앞에 두고 어떻게 밥만 먹어준다는겁니까?
^^
아무튼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별난 재료로 된장국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동네에 사는 일본 아줌마들 보니까 미역이나 감자 등 온갖 재료들을 다 넣어서
미소시루(일본식 된장국)을 만들던데 야채를 많이 먹는 좋은 방법일 것 같아
한 번 따라해 볼까 생각중입니다.
하지만 냉장고 사정에 따라 어떤 것이 걸릴 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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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m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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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방송을 사랑했던 아나운서, 지금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홍콩 아줌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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