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이천 테마맛집정보]임금님도 반한 맛 쌀밥정식 이야기
밥이 차지고 맛있으면 백 가지 반찬보다 낫다.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매일 먹으면서도 맛과 질이 하늘과 땅 차이인 밥. ‘반찬 맛이 좋다’는 집은 많지만 ‘밥 잘 한다’는 집은 드문 것도 그만큼 좋은 쌀과 밥 잘 짓는 정성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손맛은 사람 탓이니 제쳐두고 좋은 쌀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미식가에게 물으면 단연 이천 쌀을 으뜸으로 친다. 전국의 좋은 쌀과 식재를 두루 맛보았을 임금님과 비슷한 수준의 입맛임을 자부하면서 말이다. 그 이야기의 시작은 성종 21년(14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종은 여주의 세종영릉에 성묘하고 돌아가던 길에 수라 때를 맞았다. 문무백관과 궁인들은 송구한 마음으로 이천 근방의 밥과 반찬을 올렸는데, 미식가임을 자처하던 성종은 예사 쌀이 아님을 알고서 무엇으로 지은 밥인지를 묻고는 앞으로 수라에 올릴 것을 명한다. 여독이 쌓인 성종의 입맛과 기운을 돋운 것은 바로 이천의 ‘자채쌀’이었다. 자채쌀은 이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복하천 주변에서 재배되는 국조생 품종.
이천은 옛날부터 땅이 기름지고 백성이 많았으며 부유한 농부가 많았다고 기록되어 있는 부촌이다. 점토 함량이 놓은 마사토가 채워진 농경지는 물 조절이 쉽고 양분이 많아 벼농사에 그만이다. 또한 복하천 하류에 있던 강창(江倉)에 모았다가 여주를 거쳐 한양으로 운반하는 수송로까지 갖췄으니 임금님 상에 오른 햅쌀이 전국 어느 곳에서 온 쌀보다 신선하고 기름졌을 것이다. 사람과 자연환경이 함께 만든 명작, 그것이 바로 이천 쌀이다.
지금은 이천 쌀밥으로 9첩과 12첩 수라상 등 수라상 메뉴를 개발하여 이천의 대표 맛으로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