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6일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요한 6,1-14) ‘무엇인 진정한 죄악인가?’
오늘은 세월호 참사 7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게 언제 얘긴데 아직도 그 얘기를 하느냐’
혹은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서
“그만큼 몇 년을 해 먹었으면 됐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그런 말은 정말 무지하고 잔인한 말입니다.
아무튼 다시금 304명의 희생자 영혼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가지 죄를 짓습니다.
그런데 ‘남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으로서, 무엇이 진정한 죄악인가? 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의 어떤 유명한 극작가 연극 대사 중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계율 같은 것을 어기는 것이 죄가 아니다.
조금도 선을 행하지 않는 것, 그것이 진정한 죄악이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가지 죄를 짓지만,
수동적인 의미에서 우리는 십계명을 비롯한 여러 계명이나 율법을 어기면 죄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oo하지 마라”하는 계명을 어기는 것을 죄라고 생각하며 가슴 아파합니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거나, 훔치거나, 살인하거나... 이런 것들만 하지 않으면 선한 사람일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저 많은 이들을 먹이려면 얼마나 많은 양이 필요한지 묻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제자들의 속마음은
“저 많은 사람들을 먹이는 부담까지 굳이 우리가 책임질 필요가 있느냐”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여기에 있는 우리도 그러하지 않을까요?
“가난한 사람이 굶어 죽는다면, 그것은 하느님이 보살펴주시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여러분이나 제가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마더 데레사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이 사회를 아프게 하는 큰 폭력 중 하나는 ‘무관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제가 시사잡지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되면서 주목하고 있는 젊은 의사 한 분이 있습니다.
그는 병원에 앉아서 환자를 맞는 게 아니라,
병원에 오기 힘든 할머니, 할아버지를 집집마다 방문하는 ‘찾아가는 의사’라는 홍종원이란 젊은 의사입니다.
그래서 그분의 프로필과 지난 기사들 유튜브 등을 찾아보는데,
단순히 진료만 하는 게 아니라 젊은 청년들과 지역공동체를 위한 사회운동도 하고
굴뚝 위에서 농성하는 노동자를 위해 굴뚝 사다리도 오르기도 했던 그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요즘 코로나니 뭐니,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는 벌벌 떨어도
당장 눈앞에 보이는 누군가의 실질적 고통에는 무덤덤하기 쉽다.”
“때때로 얼마씩 모금은 가능할지 몰라도,
서서히 죽어가는 가난한 이는 누구도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그 젊은 의사의 활동과 그의 말을 들으면서,
지금 교회가 젊은 의사 개인만도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