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편한남자
00.
" 젼구기이 - "
" 아..박병장님. "
" 예- 저 부르신겁니까? "
" 제가 그렇게 부르, "
" 이번 휴가는 어떠셨습니까? 잘 보내셨습니까? "
지민의 질문에 정국이 뭔가를 망설이듯 입을 달싹이더니 이내 입을 꾹 다문채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 .....예. 이번엔 나름 잘 했..습니다. "
" 대답에 망설임들은 뭡니까 ? "
뭔가 뜨뜻미지근한 정국의 반응이 이상한 지민이 정국을 빤히 쳐다보며 묻자 정국이 아니라는듯 아까보다 한층 더 어두워진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 ..안 망설였지 말입니다. "
" 어,어? 지금도 망설였지 말입니다! "
" .... "
" 뭡니까- 그러지 말고 저한테 말해보시지말입니다. "
" ...그게 실은, "
지민은 제 얼굴에 티가 나는걸 모르는 정국의 행동이 마냥 귀여우면서도 걱정스러웠다. 저런애가 어떻게 연애를 할까. 그 여자분은 정말 괜찮은 분인걸까. 하는.. 그런 엄마같은 걱정들을 속으로 하며 지민은 정국의 고민에 귀를 기울였다.
" 말씀하신대로 적극적으로 하긴 했는데.. 너무 부담스러워하실까봐 걱정이지말입니다. "
" ..하, 젼구가. "
" 예 말씀하십시오. "
" 혹시 오늘 거울 보셨습니까 ? "
" 예..? 거울 말씀이십니까? "
" 예. 거울말입니다. 거울. "
정국은 지민의 질문이 너무 뜬금없고 이상했지만 진지한 지민의 표정에 이내 진지하게 오늘 제가 거울을 봤던가..하고 생각했다.
" 아침에 세안하면서.. "
" 그럼 우리 젼구기 얼굴도 봤습니까? "
정국은 지민의 '우리 젼구기' 라는 호칭이 맘에 안 들었지만 꾹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 ..당연히 봤지 말입니다. "
" 근데 도대체 왜 그러시는겁니까? "
" ..예? 뭐가 말씀이십니까? "
믿도 끝도 없이 갑자기 왜 그러는거라며 정색을 하고 질문을 해오는 지민의 태도에 당황한 정국이 살짝 뒤로 물러나며 묻자 지민이 그런 정국의 양 팔을 잡아 세우곤 말을 이었다.
" 아니, 그런 얼굴로 들이대는데 어떤 여자가 싫어하겠습니까. 젼구기가 들이대면 아마 남자도 반할겁니다.
" 예?! 그게 무슨!, "
" 여자분도 처음엔 당황스럽고 부끄러우셔서 그러시는걸겁니다. 저희 친척누나가 그러는데, 좋아도 너무 가벼워보일까봐 걱정이되서 일부러 좀 밀어낼때도 있다고합니다 -. "
" ..정말입니까? "
" 저 못 믿으십니까? "
딱히 대답을 하지 않아도 자신을 쳐다보는 정국의 표정에 불신이 가득한것을 알아챈 지민이 뭔가 대단한 결심을 한 표정으로 정국을 바라봤다.
" 아- 이건 아무한테나 안 알려주는건데.. "
" ... ? "
" 마음을 확인해볼 방법이 있지 말입니다. "
" 그게 뭡니까..? "
" 알고싶으, 엌. "
갑자기 자신을 안아 버린 정국 때문에 별안간 이상한 소리를 내며 정국의 품에 안기게 된 지민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정국의 등을 토닥였다.
" 알려주시는겁니까. "
" ㅎㅎㅎㅎㅎ당연히 알려드리지말입니다. "
01.
Rrrrrr-
" 으으응- .. "
도대체 누구인지 주말 아침부터 몇분째 끊기지도 않고 끈질기게 울려대는 벨소리에 짜증이나 머리 끝까지 올렸던 이불을 걷어낸채 팔을 뻗어 핸드폰을 잡아 발신자도 확인하지 않은채 통화버튼을 누르곤 그대로 귀에 가져다댔다.
스팸전화기만 해봐. 죽여버릴거야.
" 으아아,!! 여보세요!! "
- .......
" 여보세요!!! 아침부터 전화를 걸었으면 말을, "
전화를 걸어놓고 뭐라 말 한마디 없는게 답답하고 화가나 귀에서 핸드폰을 떼고 눈을 떠 액정을 확인하자 액정에 번쩍이는 어딘가 익숙한 번호에 나도 모르게 폰을 얼굴 위로 떨구었다.
[ 070 - xxx - xxxx ]
" ..아! "
...미쳤지. 김여주 미쳤지 아주. 지금 시간이 몇신데 잠을..아니, 것보다 왜 소리를..아니, 아니지.
얼굴에 떨어진 핸드폰을 집어들고 여전히 화면위에서 번쩍이는 번호를 보고 침착하게(?) 지금 상황을 정리하려는데, 잠잠하던 수화기 넘어에서 무어라 말소리가 들려왔다.
- 아..그, 제가 주무시는지 모르고.. 제가 조금 있다가 다시..
" 아,아뇨! 괜찮아요! 안 잤어요! 그,그..아침에..그, 어! 영화! 영화를 보는데! 그래가지고.. "
뭐래니 나... 내가 들어도 뭐라는지 모르겠는 말도 안되는 변명들을 쏟아놓고 머리를 쥐어 뜯으며 자책을하자, 수화기 넘어로도 웃음을 참는건지 프흐, 하고 웃음 새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오 창피해 아오.. 아오!
- 프흐, 혹시 제가 방해..가 됐습니까.
" ..아,아뇨 뭐 딱히. ..근데 무슨일로 .. "
- 아. 저,그게...
" 네. "
- 혹시..요즘 많이 바쁘십니까.
" 네..? "
갑자기 요즘 바쁘냐고 묻는 남자의 질문에 무의식 적으로 고개를 틀어 책상위에 쌓여진 과제들을 눈으로 훑었다. 어휴, 저걸 언제 다 해..
- .........
" ........ "
분명 나는 시간이 없다. 저 밀린 과제들을 하려면 며칠은 죽어라 과제만하기도 바쁘다. 이건 팩트다. 근데 왜 입이 안 떨어지냐고.. 입을 뻥긋거리며 수화기를 들고 괜히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다 책상 옆에 있는 액자에 김석진 졸업식날 찍은 사진에 있는 민윤기와 눈이 마주쳤다.
그래. 김여주 똑바로 말하자. 너는 민윤기가 있잖아. 빨리 시간이 없다! 과제 때문에 바쁘다! 똑바로 잘라내라내라고!
- 여보세요..? 여주씨..?
" 아. 네,네. "
- 바쁘..십니까?
" 아,아뇨.. 뭐, 별로 안 바빠요. "
..미친 김여주.(비속어)
" 근데 그건 왜요..? "
- 아.. 그,저..혹시.. 그냥 물어보십시오!
무슨 말을 하려는건지 망설이는 남자의 목소리 뒤로 작은 목소리가 뭐라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 ..네? "
- 아,아무것도 아닙니다. 여,옆에 통하시는 다른분이 있어서..
" 아.. "
- 그..제가 사실.. 부탁을 드릴게 있지말입니다.
" 네? 저한테요..? "
- 예, 그렇습니다. 빨리!!
" 무슨.. "
- 그러니까..저..그, 빨리! 아 쫌.
" 네? "
- 아,아닙니다. 그러니까 그게...
" 네. 말씀하세요. "
- 그러니까 저.. 편지..좀 써주실 수 있으십니까
" 편지요..? "
편..지? 거래가 아니고는 김석진한테도 한번도 써준적 없는 편지를.. 지금 이런 어색한 사이에..?
생각지도 못한 부탁에 놀라 멍하니 되묻자 수화기 넘어로 우당탕 거리는 소리와 함께 다급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그,그러니까 바쁘시면! 여주씨 바쁘시면 안 그러셔도 되, ..아!
" 여보세요? 왜 그러세요? "
-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 제 부탁은.. 없던 일로,
" 어, 일단 제가 요즘 과제가 조금 많아서요.. "
- ..예. 그러십니까.
" 음.. 그러니까 제가 과제가 조금 끝나면 .. 써드릴게요. "
- 예 과제, ..예?
" 어.. 그러니까 과제 끝나면.. 써 드릴게요. 어려운것도 아니고.. "
- 아.. 감사합니다..
" 아 아니에요. 그럼 저 과제 때문에.. "
- 아,예! 나중에 또 연락 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책상위에 놓인 과제들을 멍하니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입이 방정이지 아주. 입이 방정이야 김여주. (비속어) 어쩌자고 그런 약속을해 어쩌자고. 아예 입을 꼬매버리던지 해야지 진짜. 어휴.
02.
남자와 약속을 한 이후로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일주일이 넘는 시간 내내 나는 학교>집>도서관>집>학교 를 반복하는 말 그대로 과제에 치여사는 생활을 반복하며 정신없는 날들을 보냈고,
남자는 그날 이후 이상하게도 따로 연락이 없었다.
" 헐. 김여주! 야! 무슨일이야! 어?! "
" 아 뭐가..(귀찮) "
" 아니 얼굴 무슨일인데! 어? 무슨일이길래 얼굴이 이꼴이 나. 어? "
" ...뒤지고 싶지 진짜. "
책상에 얼굴을 박고 엎드린 채로 휙 하고 눈동자만 돌려 저를 째리는 내 모습에 나를 놀리던 김태형이 얄밉게 키득이며 내 옆자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 밤샜냐? "
" 그럼 안 새냐. "
" 대단하다 대단해. "
" 지구에 있는 잠 깬다는 모든건 이번에 다 먹어본듯. "
" 쯧쯧. 그러게 나처럼 포기하면 얼마나 편하냐. "
한심하다는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약올리는 김태형의 목소리에 엎드려있던 자리에서 일어나자 김태형이 나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 허이구, 그래서 F 맞으니까 좋으세요? "
" 몸은 편하지 ~ "
" 쯧쯧. 나 간다. 월요일까지 죽어있을거니까 연락하지마.. "
" 오냐, 잘가라 - "
이제 집에 가면 밀린 잠만 잘거다. 진짜 죽은듯이 잘거야...
무슨 좀비라도 된것 처럼 터덜터덜 강의실을 빠져나가는 내 등 뒤로 쯧쯧 하고 김태형이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 야! 앞은 제대로 보고 걸어가!! "
" 아 몰라아- "
03.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비행기 모드로 돌려둔채 그대로 눈을 감았다.
...........
" ...크,크흠. "
...........
" 크흐흐흐흐흐음!!! "
............
" 아오! 아오 왜 잠이 안 와! 왜! "
요 며칠 들이 부어댔던 카페인 때문인지 몸은 피곤해 주겠는데 똘망해지기만하는 정신 때문에 어쩔수 없이 이불을 차고 일어났다.
" ....하. "
노래라도 듣다보면 잠이 오지 않을까 싶어 머리맡에 던져두었던 핸드폰을 집어 들고 비행기 모드를 풀자마자 기다렸다는듯 핸드폰이 울려댔다.
[ 070 - XXX - XXXX ]
요며칠 메세지도, 전화도 한통 없더니 오랜만에 온 연락에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이상하게 계속 입이 삐죽 나오려는걸 애써 다시 말아 넣기도하고, 화면 위로 빤짝이는 번호를 보니 아까까지만해도 피곤해서 죽을것 같던게 거짓말이었던것처럼 잠을 안 자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 왜 이러니 진짜.
" ..여보세요? "
- 야 동생아 오빤,!!!!...
" ..아오 김석진. "
- 콜렉트콜 입니, 뚝.
더 들어볼것도 없이 핸드폰 종료 버튼을 누른채 다시 핸드폰을 비행기모드로 바꾸곤 억지로라도 잠을 청해보려 그대로 다시 눈을 감고 누웠다.
.......
잠이 안와 눈만 감았지 거의 뜬 눈이나 다름 없는 상태로 누워있는데, 집 전화가 울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어 아들~ 하는 엄마의 하이톤 목소리가 들려왔다.
" 얼씨구, 집전화까지. 군대 가더니 뻑하면 전화질이야 뻑하면. "
여전히 눈을 감고 누운 그 자세 그대로 입만 뻥끗거리며 김석진 욕을 중얼이는데, 김석진이 내 이야기를 꺼낸건지 여주? 하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와 다시 조용히 입을 닫자 아니나 다를까 곧 내 방문을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네 동생 잔다 야- 여주는 왜? "
멀찍이서 눈을 감고 누워있는 내 모습을 보고 내가 자는줄 알았는지 다시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엄마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왜긴 왜야, 또 뭐 부탁하려고 찾는거겠지. 맨날 간식에 용돈에 편지에 뭐가 그렇게 바라는것도 많은, ..어? 편지..?
' 그러니까 저.. 편지..좀 써주실 수 있으십니까 '
아 맞다. 과제에 치여사느라 깜빡 잊고 있었던 남자의 부탁이 떠올라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 ..에이, 편지는 무슨. 그건 좀 오바지 오바. "
한참을 바보처럼 멍하니 침대에 앉아서 고민을 하다가 다시 몸을 뉘였다. 잠이나 자자.
' 그러니까 저.. 편지..좀 써주실 수 있으십니까 '
" ...... "
..그러고 보니까 맨날 전화든 메세지든 꼭 한번은 연락하다가 최근 연락 한통 없던게... 혹시.. 기려서 그러는건가...
" 에이, 됐어! 김석진도 해준적 없는데. 에이,에이. "
' 그러니까 저.. 편지..좀 써주실 수 있으십니까 '
.........
" 응 그럼~ 밥은 먹었, 어머! 딸! 너 자는거 아니었어? 오빠가 지금 너 찾, "
" 어,어. 나 잠만 나갔다가 올게. "
" 어딜! "
" 뭐 좀 사러! 갔다올게요 ! "
" 뭐어?! 이시간에 뭘 사는데! "
" 편지지! "
04.
" 미쳤지 진짜.. "
책상 앞에 앉아 책상 위에 깔별로 놓여진 편지지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 뭐라고 쓰냐고 .. "
얼굴은 보이지도 않는 편지조차 이렇게 어색하고 불편하다니.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몰라, 그냥 쓰지말까..
' 여기서는 편지가 많이 오는게 진짜 자존심이야 자존심 '
' 무슨..'
' 여자이름으로 편지오잖아? 그럼 완전 게임끝이야 '
' 무슨 그딴.. '
' 진짜라니까? 그러니까 좀 해주라..어? '
' 아 싫다고! '
' 제발...동생아 제발...응? '
저번에 김석진이 제발 편지 한번만 써달라고 부탁을 해 나누던 대화가 생각이 나 다시 볼펜을 잡고 앉았다. 그래. 오죽하면 나한테 써달라고 했겠어. 한번 써주자. 뭐 어렵다고.
..........
" ..하. "
05.
........
.....
" 다 썼다..! 이대로 보내면 되려나. "
' 동생아 보낼때 사진! 어? 걸그룹 사진이나 그런거. 어? '
' 아 미쳤냐고 진짜. '
' 여기는 그런게 낙이야. 응? 제발 응? '
그래, 이왕 주는거 확실하게 해서 주자 ..!
" 이상하다. 여기쯤에 있던것 같은,.. 어! 찾았다! "
( 석진이 휴가때마다 조금씩 구해서 모아 논 포토카드_ )
( 참고로 석진의 보물2호_ )
" 진짜 끝! "
사진 포장까지 완전히 마치고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편지 썼다고 미리 연락을 해야하나.. 근데 왜 요즘 갑자기 연락을 안 하는거지..?
" 아 몰라몰라! 내가 뭔상관이야. "
+ epilogue
훈련이 없는 토요일_ 늦은 오전 시간_
정국은 생활관내에 있는 헬스장에서 자유시간을 보내고있다.
" 젼구기 - "
운동을 하다가 잠깐 쉬며 물을 마시는려는데, 어디서 보고있었던 사람처럼 기다렸다는듯이 들려오는 지민의 목소리에 정국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 젼구기 또 운동하고 있었습니까? 그럴줄 알았습니다- "
" ..제발 그렇게 좀, "
" 편지! 편지 왔습니까? "
" ...안 왔습니다. "
" 아직도입니까? 전화는. 해보셨습니까? "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젓는 정국의 모습에 지민이 답답하다는듯 다급하게 정국이 앉아있는 옆자리로 가 앉았다.
" 도대체 전화는 왜 안하시는겁니까? "
" 괜히 부담드리는것같지 말입니다. 안그래도 바쁘신데 귀찮게 부탁 드린것 같아 죄송한데.. "
" 그게 왜 죄송합니까! 서로 마음을 확인하겠다는건데! "
" ..제가 마음에 안 드셨을, "
" 전병장님!! 전병장님!! "
정국이 막 혼자서 땅꿀을 파려고 할때쯤 정국과 같은 생활관에서 생활하는 이병이 정국을 부르며 헬스장으로 뛰어 들어왔다.
" 김이병? "
" 아. 여기계셨습니까. 한참 찾았지말입니다. "
" 무슨일인데? "
정국의 질문에도 한참을 숨을 고르던 이병이 곧 허리를 세운채 정국을 바라봤다.
" 예! 이병 김!남!준! 병장님께 전달 드릴게 있지말입니다! "
" 뭔데..? "
" 저번에 병장님께서 병장님 앞으로 편지 오면 찾아오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
" 편지? "
" 오! 드디어 온겁니까?! "
" 예! 편지 왔지 말입니다! 여기 있습니다! "
이병이 건내는 편지를 전해받은 정국은 바로 봉투 앞에 쓰인 이름을 확인했다.
< 보내는 사람 _ 김여주 >
" 어!! 진짜 편지!..여주씨 이름! "
" 어디어디! 어디 좀 보십시오! 예? "
" ..진짜 편지 맞지 말입니다. "
" 가짜 편지도 있습니까? 그러지말고 빨리 열어보시지 말입니다! "
" ...와. "
" 저는 생활관 청소 때문에 먼저 가보겠습니다. "
" 아, 감사합니다 김이병. "
" 이병 김!남!준! 아닙니다! "
이병이 센스있게 자리를 피해주자 더 격하게 넋이 나가있는 정국의 모습에 지민이 다가가 정국의 정신을 다 잡아주었다.
" 정신차리고 빨리 읽어보시지말입니다! "
" ..안됩니다. "
" 예? 무슨, ..왜 안됩니까? "
" 혼자 볼겁니다. "
" 예? 치사하, 어? 젼구가! 전병장!!! "
EP - 1.
부대 운동장 구석 스탠드쪽에 쪼그려 앉은 정국이 떨리는 손길로 혹시나 찢어질세라 조심스레 편지봉투를 열고 있다.
" 어..? "
두툼한 편지봉투에 살짝 기대를 안고 열자마자 보이는 사진 몇장에 정국이 놀란듯 눈을 크게 뜨다 이내 다시 설레는 표정으로 조심스레 사진을 꺼냈다.
" ..아..연예인.. "
언젠가 티비속에서 몇번 본적이있는 얼굴들에 정국이 실망한 표정으로 사진을 내려보다 대충 무릎위에 사진을 올려놓고는 드디어 편지를 꺼낸다.
" ..글씨도..예쁘다. "
한참동안 편지를 읽어내리던 정국은 편지를 잠시 내려놓곤 멍한 표정으로 운동장을 바라보며 바보처럼 피식피식 웃다가 이내 내려놓았던 편지를 품에 안아(?) 버린다.
EP - 2.
손에 종이같은 뭔가를 든 정국이 자신의 생활관이 아닌 지민의 생활관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 어?! 젼구기!! 진짜 치사하게!! 어디에 계셨습니까!! "
" ...... "
" 편지는!! 편지는 읽었습니까? 뭐라고 썼습니까? 예?! "
정국이 생활관으로 들어서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제일 먼저 정국을 발견한 지민이 정국에게 달려와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정국은 침착하게 그런 지민을 무시하며 뭘 찾는건지 열심히 고개를 두리번 거린다.
" 아 도대체 말도 안해주고! 뭐 찾으십니까? "
" 김이병님 찾으러왔지말입니다. "
" 우리 김이병님은 갑자기 왜 찾습니까? "
" 여쭤볼게 있습니다. 김이병님 어디계십니까. "
" 이병 김!석!진! 저 여기있슴다!! "
정국의 뒤쪽에 앉아있던 석진이 자신을 찾는 소리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정국에게 인사를 하자 정국이 석진의 앞으로 다가가 선다.
" 그.. 혹시. "
" 예 말씀하십시오! "
" 사진을.....하고...싶은데.. "
" ..예? 아, 죄송합니다! 잘 못들슴다! "
" 사진..교환을 하고싶지말입니다. "
" 예? 무슨..사진을.. "
" 어?! 이게 편지입니까?! "
그때 지민이 정국에 있던 종이를 낚아채며 소리치는 소리에 정국은 물론 석진까지 지민의 손에 들린 종이에 눈길에 쏠렸다.
" 엥? 이게 무슨.. 젼구기 걸그룹 좋아했습니까? "
" 이리 주시지 말입니다. "
" 어?!! 그거!! "
지민의 손에 들린 정국이 가지고 있던 종이는 여주가 보내준 여자 연예인 사진들이었고 갑자기 사진을 손가락질하며 큰소리를 내는 석진의 행동에 놀란 지민과 정국은 무슨 일이냐는듯 석진을 바라봤다.
" 왜 그러십니까? "
" 혹시 이거 제 여동생이.. "
" 예 그렇지말입니다. "
" 아... "
말로 표현할수없는 깊은 빡침에 석진이 몸을 부들부들 떨며 화를 삭히려는 그때, 지민의 손에 들린 사진을 다시 가져와 사진을 모두 석진에게 내미는 정국의 행동에 석진이 놀란듯 정국을 바라봤다.
" 이거 김이병님 다 드리겠습니다. "
" 진심이십니까..? "
" 예. 진심입니다. "
" 뭐야! 벌써 막 편애하고! 챙겨주고! 뭐 그런겁니까? "
사진을 모두 석진에게 내미는 정국의 모습에 지민이 질투를 하자 그런거 아니라며 지민을 밀어낸 정국이 다시 석진에게 사진을 내밀었다.
" 근데 이걸 왜 다 저 주시는겁니까..? "
" 교환하는겁니다. "
" 예? 교환말씀이십니까? "
" 김이병님은 사진 한장만 주시면되지말입니다. "
" 어떤 사진 말씀하시는겁니까? "
" ..여주씨 사진 한장만 주시지말입니다. "
사랑스러운 독자님이 선물해주신 표지
사랑스러운 독자님이 선물해주신 표지
와.. 이번편 좀 긴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요?
아 저번에 다음..(부들) 화났던거 도짜님들이 같이 화내주셔서 저 기분 다 풀렸자나여...(눈물)(감동)
아참. 사진 따로 저장해놓은거 보다가 알았는데. 저번편이랑 이번편들은 전에 독자님들의 리퀘로 만들어졌더라구요..댓글 캡쳐본을 따로 저장해놔서 못찾았었어요..ㅠㅠ엉엉 리퀘 주셨던 도짜님들 감사합니다! 싸랑해여 (핫트)
그나저나 저는 참 저때나 지금이나..리퀘를 망치는데 소질이 있나봐요 허허..(머쓱)
그럼 굿밤 방탄밤 좋은꿈 방탄꿈 앗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