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 구름다리의 신비로움과 두륜봉의 빼어난 경관
(두륜산 제3편)
筆嶺/金相和
두륜산의 정상 주봉인 가련봉을 감상하고 하늘에서 내려준 구름다리와 두륜봉을 감상하려고 그곳을 향해 걷는다. 걸으면서 보아도 산과 바다, 그리고 평야가 조화를 이루어진 풍광은 얼마나 경이로운지 감히 표현할 방법이 없다.
신이 주신 해남의 평화로운 풍경을 바라볼 때 짜릿한 전율이 흐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해남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이러한 천혜의 빼어난 경관을 바라볼 때마다 풍류객(風流客)처럼 낭만적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모든 것이 너무도 부러웠다. 단 10일 이라도 살고 싶은 마음이 한 모금의 시원한 옹달샘 물처럼 느껴진다.
역사가이신 찰스 베어드는 꽃이 꿀벌에게 꿀을 빼앗기는 그 순간에도 하느님은 수정의 신비를 주신다고 했다. 그렇다. 필자가 아무리 이곳에 와서 며칠간 살고 싶다고 해도 여건이 허락지를 않을 것이다. 그런데 4박 5일이란 긴 시간을 지금 주지 않았던가? 그래서 사랑하는 임종구 아우와 함께 이곳의 명산을 다니며 기행 수필을 쓸 수 있다는 자체가 주님께서는 특별히 배려해 주신 것으로 믿는다.
필자는 서쪽 하늘에 뭉게구름 속을 오가며 고운 빛깔로 익은 노을처럼 살 수는 없지만 지금 구름을 타고 휘황찬란한 구름 속을 떠다니는 기분이다. 이 고장에 와서 명산을 다니며 그러한 감동을 하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가련봉의 임과 작별 인사를 하고 내려가다 보니 전망대가 있다. 우리는 전망대에 들러 몇 카트의 사진을 찍고 가파른 데크 계단을 내려왔다.
내려와서 조금 걸으니 만일재란 운동장처럼 넓은 분지가 나타난다. 이 만일째는 동서남북으로 갈 수 있도록 길이 있다.
만일재는 두륜산도립공원의 두륜봉과 가련봉 사이에 있다. 북일면 사람들이 대흥사로 넘어왔던 재이며, 산악인들이 가련봉과 노승봉, 두륜봉, 도솔봉을 오르면서 쉬어가는 곳이다.
천년 전설을 간직한 천년 수가 서 있는 만일암 터(挽日庵址)에서 만일재의 재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재에서 동쪽을 바라다보면 장흥 천관산이 보이고 완도의 다도해가 장관을 이룬다.
가을이면 억새가 일렁이는 모습이 아름답고, 늘 새해가 오면 많은 사람이 올라와서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며 소원을 기도하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우리는 만일재에서 잠시 쉬다가 구름다리 쪽으로 향했다. 이곳으로 가면 이 산의 백미(白眉)인 두륜봉을 볼 수 있어서다. 두륜봉까지 거의 다 왔다고 생각할 때 구름다리가 나타난다. 처음 보는 그 구름다리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에 와서 하늘에서 내려준 멋진 자연의 구름다리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이것 역시 신께서 우리에게 주신 복이다.
*백미 (白眉)= 흰 눈썹이라는 뜻으로, 여럿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나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구름다리(白雲臺)는 자연석으로 이루어진 돌다리이며, 두륜산의 명물로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 구름다리는 두륜산 대흥사의 8경인 대흥팔경(大興八景)으로도 유명하다. 입구의 목재 데크 계단을 따라 올라서서 5분이면 두륜봉(頭輪峰)의 정상에 오른다.
구름다리는 하얀 구름이 바위의 틈 사이로 넘나든다고 하여, 두륜산 대흥사의 옛 사지(寺誌) 대둔사지(大芚寺誌 : 1823)에는 백운대(白雲臺)로 기록되어 있다.
구름다리 가운데는 커다란 구멍 사이로 바라보면, 바로 앞으로 투구봉이 보이고, 너머로 다도해가 조망된다. 사람들은 구름다리를 건너면서 아슬아슬한 기분을 느낄 것 같다.
임종구 아우는 벌써 쏜살같이 구름다리 위로 올라갔다. 바라만 보아도 멋들어지다. 그러니 그곳에 올라간 아우의 기분은 어떠할까? 아마도 개선장군처럼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일 것이다. 때로는 혹시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에 간이 콩알만 했을지도 모른다. 필자는 그곳을 감히 올라갈 생각도 못하지만, 막상 올라갔다 해도 겁에 질려 어찌할 줄 몰랐을 것이다. 역시 아우는 대단하다.
그 멋지고 아름다움을 간직하려고 필자는 연실 셔터를 눌렀다. 아마도 이 사진은 책에도 올라가겠지만 영원히 보관하고 싶다. 그 멋진 아우에게 파이팅을 외쳐본다.
신은 가는 곳곳마다 인간을 어떻게 해주면 즐겁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예술품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
기독교든 불교든 어떠한 종교를 막론하고 우리가 종교 생활을 하는 것은 신이 얼마만큼 위대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믿는 것이다.
신은 이렇게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놓았지만, 그 작품을 어떻게 사용하라는 간섭은 조금도 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슬기롭게 이용하기만 바랄 뿐이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신의 사랑을 저버린 듯 신이 만들어 놓은 작품을 이용하면서도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간다. 종교가 있던 없든 무신론자라고 할지라도 매사에 감사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신이 만들어 놓은 구름다리를 보고 행복도 했고 감탄도 했다. 이젠 두륜봉(頭輪峰)을 향해 올라갈 것이다. 여기서 거리가 얼마 안 되는 것 같다. 유월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거대한 바위로 형성된 두륜봉(頭輪峰)을 올라가 임을 볼 것이다. 햇볕을 받아먹은 바위에선 뜨거운 열기가 복사되어 필자의 얼굴을 사정없이 강타 한다. 그 뜨거운 열기를 받으며 올라가니 임이 저만치서 기다리고 있다. 임은 필자보다 더 더울 텐데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에선 따가운 햇살이 쏟아지고, 바위에선 뜨거운 복사열이 뿜어 올라오니 얼마나 덥겠는가? 그런데도 임은 더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빙그레 미소로 반긴다.
임의 옆으로 바싹 다가가서 어루만지니 몸 전체가 불덩어리다. 임은 더욱이 검은 옷을 입고 있었으니 햇살을 모두 받아드린 것 같다. 그러니 몸이 얼마나 뜨겁겠는가? 아무리 뜨거워도 행여 입술이 불고기가 될지라도 뜨겁게 타오른 임을 힘차게 끌어안고 입맞춤부터 했다. 그 입맞춤은 뜨거운 것도 모르고 그저 향기롭고도 감미롭다. 이렇게 행복한 자세로 한참을 머물렀다. 다행히 입술은 불고기가 되지 않아 다행이다.
필자는 그녀에게 당신은 두륜산(頭輪山)에서 제일 미인 같소, 하며 말을 걸었다. 그 말을 들은 그녀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숙이며 말을 못 한다. 잠시 후 수줍은 얼굴을 들어 올리며 이렇게 답한다. 별말씀 다 하시네요. 수줍음이 사라졌는지 이 산의 봉우리를 지키고 있는 분들은 자기보다 훨씬 미인이라고 하며 부드러운 미소를 보인다.
이렇게 우리는 향기로운 대화가 오갔다. 그때 산까치 한 쌍이 나르며 구구거린다. 그 소리가 어디서 나나 하고 바라보았을 때 펼쳐진 세상은 신비로워 보였다.
그녀의 검정 매무세엔 두륜봉이라고 한글로 크게 써놓았다. 밑에는 630m라고 높이를 표시해 놓았다. 적당한 키에 보기 좋은 몸매는 그녀를 미녀로 만들어 놓았다.
잠시후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굽이쳐 흐르는 듯한 다도해가 정겹게 섬들을 포옹하고, 두부모처럼 반듯하게 정리된 농경지는 어찌 이리도 아름답게 다가올까? 가끔 눈에 들어오는 농부들은 신바람이 난 듯 발걸음이 가볍다.
두륜봉(頭輪峰630m)은 가련봉(703m)과 함께 두륜산의 대표적인 봉우리로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륜봉 정상에 오르면 두륜산의 최고봉인 가련봉(703m)과 노승봉(688m), 고계봉(638m), 향로봉(469m), 혈망봉(379m), 연화봉(613m), 도솔봉(671m), 투구봉(533m)이 우뚝 솟아 있고 강진만, 완도, 진도 일대의 아름다운 다도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두륜봉 정상 아래에는 천연의 돌다리인 구름다리가 놓여 있어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으며, 정상에서는 날씨가 좋은 날 제주도 한라산이 보인다고 한다.
두륜봉, 가련봉, 노승봉을 대흥사 해탈문에서 바라보면 마치 부처님이 누어 있는 와불(臥佛)의 형상이라고 한다.
두륜산 제3편은 여기서 마무리 한다. 제4편에서는 1,000년된 느티나무와 대흥사를 소개하고 하산하는 장면을 그려낼 것이다.
2022년 6월 4일
첫댓글 두륜산 3편을 봅니다
가련봉에서 두륜봉으로 가는 구름다리의 신비로운 모습을
상상만해도 가 보고 싶은 생각아 듭니다
그곳에서 내려다보신 해남 평야와 다도해의 모습은
참으로 장관일 것 같네요
한 번 가보고 싶은 충동이 들개 하는 글이시네요
오늘도 즐거운 산행하였습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