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경영사상가 샘을 상담으로 만나다
상담가 : 43살에 변화를 시작한 당신이다. 그때까지 어떻게 살았는지 이야기해 달라.
구본형 : 대학 때 나의 꿈은 서강대 역사학 교수였다. 혁명사를 연구하고 싶었다. 당시 한국은 가난했고, 혁명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이것이 나의 가슴을 들끓게 했다. 또한, 대학의 은사이신 길현모 교수님을 난 정말 존경했다. 그래서 대학원에 입학했는데, 교수님이 시국선언을 해서 지방 대학으로 발령 받았다. 난 할 수 없이, 유학을 가기 위해 돈을 벌 겸 한국 IBM에 입사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43살이 되었다.
상담가 : 보통의 직장인들도 자신의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한다. 당신은 어떤 과정을 거쳤기에 전문가가 될 수 있었나?
구본형 : 입사하고 몇 년 후에 경영혁신실에서 근무하게 됐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이 일이 나와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회사에서는 영업 일이 각광을 받았다. 그런데 난 큰 길로 가기보다는 내게 맞는 길을 선택했다. 변화의 영역에서 16년 동안 일을 담당했다.
상담가 : 당신의 지리산 한 달 생활은 유명하다. 그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 달라.
구본형 : 포도 단식을 했는데, 그 날도 배가 고파서 일찍 깼다. 창호로 아침 햇살이 비치는데, 하루를 보낼 자신이 없고, 괴로움과 비탄감이 들었다. 그러자 눈물이 흘렀다. 그때 천둥 같은 소리가 들렸다. “글을 써라.” 너는 언젠가는 글을 쓰고 싶어 했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상담가 : 물론 직장 생활을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기에 변화경영 전문가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IBM 아시아 지역 최고 회의에 참여한 그늘 경험은 알고 있다. 그때의 심정을 말해 달라.
구본형 : 나보다 더 뛰어난 전문가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난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간을 거치고 한국에 돌아오니, 현업이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그때부터 내 직무에 집중했다.
상담가 : 누구나 자신의 분야에 글을 쓰고 싶어 한다. 그런데 아무나 성공하는 책을 쓰지는 못한다. 당신의 비결이 있을까?
구본형 : 난 끈질긴 편이다.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는 말도 알고 있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2, 3시간을 썼다. 이것이 1년이 쌓이면 책 한 권이 된다. 난 책을 보고 연구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내 영역에서 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상담가 : 언제부터 독서를 좋아했나? 그리고 책을 쓰는 비결이 어떤 게 있었나?
구본형 : 어린 시절부터 책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때는 가난해서 정말 소중한 책만 소장할 수 있었다. 글은 먼저 써지는 대로 쓰고, 그 후에 교정을 봤다.
상담가 : 독서를 꾸준히 하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독서를 잘한 비결이 있을까?
구본형 : 난 ‘변화’라는 키워드로 책을 본다. 그래서 그 많은 양의 책도 읽어낼 수 있다. 그리고 난 책을 읽을 때 꼭 밑줄을 긋는다. 책에 표시를 남기지 않고 보는 것은 바람을 맞는 것이다. 잊혀지고,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상담가 : 당신처럼 인생이 정리되지 못한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으면 좋을까?
구본형 : 가장 먼저 자신이 잘하는 것을 발견해야 한다. 인생은 가슴 뛰는 일을 하라고 주어진 시간이다. 그러면 자신만의 주제를 정할 수 있다. 그리고 호기심이 가는 책부터 보라고 말하고 싶다.
상담가 : 당신은 어떤 책에 호기심이 많았나? 그리고 1년에 책 한 권씩 출간하는 비결은 뭔가?
구본형 : 내 책상에는 항상 사마천이 쓴 <사기열전>이 놓여 있다. 이 책을 아무 페이지나 펴서 읽으면 내 인생은 살아난다. 그리고 매일 새벽 4시부터 2, 3시간의 글쓰기는 책 출간을 돕는다.
상담가 : 계획을 세워놓고 써도 안 되는 사람이 있다. 당신은 어떻게 매일 글쓰기를 할 수 있었나?
구본형 : 난 아침에 일어나 냉수 한 잔 마시고, 책상에 앉으면 그 날 하루치의 글이 써진다. 난 창의성을 중요시해서 수많은 것을 연결한다. 그래서 동양 고전을 내 언어로 풀이한 <사람에게서 구하라>도 쓸 수 있었다.
상담가 : 창의성이 지금 시대의 인재 1순위다. 이것을 기르는 당신만의 방법이 있을까?
구본형 : 나는 매일 실험한다. 그리고 매일 다른 사람처럼 산다. 매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창의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상담가 : 변화경영사상가에서 변화경영의 시인으로 불리며 죽길 원했다고 들었다.
구본형 : 난 인문학과 경영학을 통합한 사람이다. 10년 동안 연구하니 철학적으로 변화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난 젊어서 시인이 되고 싶었고, 시를 좋아했다. 니체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의 아포리즘 같은 싯귀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신웅 심리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