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의 아버지를 지하철에서 읽으며 퉁퉁부어 오른 눈 때문에 창피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제 같은데 이젠 그보다 더 슬픈 아버지의 사랑으로 다가온 책이 있었다..
가시고기 - 먹지도 자지도 않으며 알들을 지키다가 알들이 부화하면 바위틈에 머리를 박고 죽는다는 불쌍한 아빠가시고기..
도대체 가시고기 엄마는 알들을 낳아놓고는 어디로 가버리는 걸까?
갑자기 엄마가시고기가 뻐꾸기 엄마같은 생각이 들었다..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놓고 도망가버리는 뻐꾸기 엄마랑..
그런 엄마가시고기를 대신해 다른 물고기들과 물고 뜯어가며 알들을 지키는 헌신적은 아버지 고기라..
첫 장면부터 예사롭지 않은 아버지의 사랑... 백혈병에 걸린 아들의 수술을 위해 자신의 장기까지 팔아가면서 살리려는 아버지...
그 꿈조차 무산되었을때 그 아버지의 심정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관심조차 없던 아내가 돌아와 큰소리 칠때 아무말도 못하는 아버지를 보며 웬지 내 가슴이 답답해 한참동안 책을 덮어놓고 보지 못했다. 하지만 가슴아린 아버지의 해피앤드가 보고싶어 다시 책을 펼칠 수 밖엔 없었다..
뒷부분의 반전.. 웬 청천벽력같은 소식인가? 본인은 간암말기라 이젠 얼마 밖에 남지않은 시한부인생이라니... 그 사실을 끝까지 아들에게 숨긴채 팔 수 없는 장기대신 각막을 팔아 아들을 수술시키는 아버지.. 눈물이 저절로 주루루 흘러 내리고 말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은 엄마에게 보내려는 아버지를 원망하고-정말 가슴이 먹먹하다.
그렇게 떠나보내는 아버지는 죽는 날까지 얼마나 아들을 그리워했을까? 아빠가시고기는 자신의 알들이 부화하는 걸 보고 얼마나 자라나는 모습이 보고 싶었을까? 씩씩하게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고 싶을텐데 어쩜 그렇게 외롭게 죽어야만 하는 걸까?
내 아버지- 참 정이 없는 분이라 생각하며 원망도 많이 했는데, 돌아가시기 직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여주신 애정에 난 왜 이리 철이 없었을까? 그렇게 후회하며 가슴을 쳤던 때가 있었다.
세상에 많은 아버지들이 자신의 애정을 숨기며 살고 있다...그래서 많은 딸들,아들들은 그 애정을 모르고 항상 원망하고 있진 않은지?
하지만 오늘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깊이 생각해보시길...
얼마나 초라해지시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아버지의 머릿속에 얼마나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차 있는지... 뒤늦게 후회했을땐 벌써 늦는다는 걸... 난 이미 깨달아 버렸기에 이젠 가끔 이불속에서 눈물 지을 수 밖에 없기에... 이런 책 읽으며 내 감정을 대신해 펑펑 울 수밖에 없는 내 자신이 너무 밉기에 한번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