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뚜버기들의 (코리아둘레길+동서트레일) 5,350km 도전기. 그 37번째 이야기
해파랑길 28코스 삼척 원덕∼울진 북면
● 일시: 2024.7.21. (일), 맑음
● 경로: 호산∼월천유원지∼속섬교∼갈령∼석호교∼부구리 흥부 장터
※ 스탬프 함: 울진군 북면 울진북로 2070 부근
● 거리: 11.8km
● 시간: 3시간 47분
장마의 꿉꿉함에 질릴 즈음 날이 개었다. 성난 7월의 태양이 이글거린다. 아침부터 살인적인 광자의 폭격이 시작된다. 그러나 푸른 하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해안절벽과 바위섬,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어 뚜버기들 지치지 않고 뚜벅뚜벅 걸을 수 있었다.
해파랑길 28코스, 삼척시 원덕읍에서 울진군 북면을 잇는 길. 이 구간의 특징은 내륙 구간이 길고 해안 구간은 짧지만, 해안 풍경이 절경이라는 소문이 있어 조용한 어촌마을과 소규모 어항의 정경을 느낄 수 있고 울진·삼척지역무장공비침투사건의 현장, 경북과 강원도의 도계 고포마을을 들리는 해안길을 걷고 싶었으나
해파랑길이 애초에는 '고포월천길'을 따라 고포항을 거쳐 해안길로 갈령을 우회했으나 지금은 갈령을 넘도록 길이 바뀌었다. 산불로 나무 한 포기 없는 가파른 산길이라 내키지 않았지만, 길이 바뀐 데는 이유가 있을 거란 생각에 갈령으로 길을 잡는다.
뚜벅이들 아침부터
시작된 살인적인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푸른 자연의 매력에 흠뻑 취해 지치지 않고 걸음마를 이어간다.
장마가 걷히고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7월 중순
바람 한 점, 그늘 한 점 없는 해파랑길 28코스에 발걸음을 내디딘다.
삼척 유일의 몽돌해변, 호산해변의 그 몽돌과
선녀 부용이 놀다 간 해망산을 뒤로하고
가곡천을 건넌다.
월천해변의 모래가 가곡천을 가로막아 호수를 이루었는데
그 가운데 하중도가 속섬인가? 솔섬인가?
호수 안에 있는 섬이라서 속섬이고
섬에 작은 솔숲이 있어 솔섬
솔숲이 아름답다.
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 비축기지 건설로 사라질 뻔한 솔섬을 구한 것은
속섬의 솔숲이라지. 아마
산불로
시야가 미치는 곳은
나무 한 포기 없는 민둥산이다.
고요한 산속은 1960년대로 시간여행하는 기분이다.
해님이 성난 얼굴로 불볕을 쏟아부으며 심술을 부린다.
중간중간에, 가는 길 무사 안녕을 기원하며 쌓은 돌무덤 국시댕이
거기에 돌 하나 보태는데도 비지땀이 바지를 적신다.
산불이 당장은 피해로 나타나겠지만, 오히려 다행 아닐까?
멀쩡한 산에 수종 갱신은 어려운 일. 억지로라도 계획산림이 가능해졌으니
강원도와 경상도의 경계, 갈령을 넘어선다.
갈령에서 도계를 따라 해안에 닿으면 고포해변이다.
고포 돌미역은 예로 진상품이었을 정도로 품질 좋기로 유명하지만
고포마을엔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다. 울진·삼척지구무장공비침투사건이다.
북은 1968년 1·21사태를 만회하려는 듯 10월에 120명을 고포해변으로 침투
2개월 동안 113명 사살, 7명 생포로 막을 내렸다.
또한 고포리 일대는
헌화가 배경지 중의 한 곳이기도 하고
고포마을의 또 다른 이야기 하나
길 하나 사이에 두고 북은 강원, 남은 경북
이 마을은 지방선거 투표소가 다르고, 이장도 두 명
길 건너 아이들은 같은 학교에 다닌 적 없다.
보이지 않는 선 하나가 이렇게 무섭다.
이보다 더 무서운 삼팔선
그 울안의 승냥이들이
하필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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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동산
경북의 도화, 배롱나무로
조성한 동산에서 에너지 보충 의식을 치르고
광해군 옹주의 태가 묻혀 있는
나곡리 태봉마을을 지나
바다낚시공원은
지나친다.
원전 관련 주거지
만호곡 아파트촌 바라보며
울진 북면 흥부장터에 닿는다.
울진 북면 부구리 흥부장터
울진독립만세 발생지, 십이령보부상길의 출발지
울진장·죽변장의 해산물, 봉화징·춘양장의 농임산물
보부상들, 태백산맥 넘나들며 울진과 봉화를 이어주던 흥부장터에서
전생이 보부상이었을는지도 모를 뚜버기들
오늘 일정을 매조진다.
첫댓글 ㅡ 권수문
드디어
뚜버기군단의
경상북도 입성을 감축드립니다
울진
고포해안으로 침투한 무장공비 일당 !
ㅡ나는 공산당이 시러요ㅡ
라는 철부지 소년의 절규에
아랑곳하지않고 무참하고 잔인하게 ....
그늠들의 만행을 상기하면 정말 자다가도 소름이 끼칩니다
흥부장터는 대간길에서 들어본 지명인듯,
폭서기에
옥체 잘 보살피시며
해파랑길 무사완주를 기원합니다.
ㅡ 송준각
삼복더위+바닷가 땡볕 일정 이라 대단하십니다.
오늘도 시원한 동해안 바닷가 잘 보았습니다~^^
ㅡ 안병욱
고포동 해안가 산 모퉁이 초소에서 일병 때 경계근무 1 년 정도 했다. 마을 대폿집 막걸리도 가끔 마셔 주고 정이 든 마을이다. 몇 년전에 7 번 국도로 달리다가 잠시 들렀는데 마을 모습이 다 바뀌어져 옛 모습은 사라지고 낯선 마을로 변신했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