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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화요일부터 6월 30일 목요일까지 10일 동안 이야기입니다.
6/21(화) 장맛비가 오전에 오랜만에 갰습니다. 이불 빨래를 순식간에 해치웁니다. 오후부터 다시 비가 시작되더니 잠시 멈췄습니다. 밤 9시 45분. 여느 때 이 시간이면 체육공원은 사람들로 붐빕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한산합니다. 5바퀴 달렸는데 비가 갑자기 세차게 내립니다. 우산을 들고 운동하던 사람들은 우산을 폈고, 우산 없는 사람들은 하나 둘 공원에서 사라집니다. 7바퀴째는 한 두 명만 남았습니다. 9바퀴째 장대비로 변했고 공원엔 아무도 없습니다. 온몸이 흠뻑 비에 젖어도 상관없이 달리고 싶은데 무서움이 일어 9바퀴 3.3km 달려 얼른 공원을 빠져 나옵니다. 정말 이 6월은 목표한 운동량을 채우기 어렵게 합니다.
6/22(수) 저녁 7시 20분부터 114분간 전원유치원-연북로-케이블 TV 앞-수목원 비원 왕복 약 16km 달렸습니다.
6/23(목) 밤 8시부터 118분간 간간이 내리는 빗방울을 맞으며 전원유치원에서 케이블 TV를 지나 수목원 비원까지 약 16km 달렸습니다.
6/24(금) 집 안에 쓸 수 없는 물건들이 들려 나갑니다. 작년 가을 이후 거실에 펴 놓았던 카펫을 걷어 돗자리를 깔았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을 준비합니다. 이곳저곳 쓸고 닦느라 오전이 다 지나버리고, 오후에 늦게까지 수업하고 깊은 밤에는 정리한 물건들을 분리수거하느라 하루가 금방 지납니다. 달리기 쉬었습니다.
6/25(토) 가마동 토요일 새벽 훈련일. 새벽 5시 25분 자전거로 출발합니다. 이렇게 이른 새벽 서쪽 하늘에 뜬 무지개 처음 봅니다. 집에서 나와 10여분 지나자 같은 소공동체 모임하시는 강지호 필립보 형제님이 자전거를 타고 훈련 함께 가십니다. 언제나 느림보인 나는 자전거 운전도 느립니다. 신호등 한 개 몇 발 차이로 함께 건너지 못한 것이 형제님을 시야에서 아예 놓칩니다. 도지사관사를 지나 농로 가파른 오르막길을 자전거로 오를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는데 그냥 올라갑니다. 나 자신이 대견스럽습니다. 형제님은 해역사 앞에 자전거를 주차해 나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나는 해역사에 자전거를 맡기고 싶어 보초병에게 부탁했더니 안 된다고 해서 수목원 흙길 중간에 사람 왕래가 많은 곳에 주차합니다. 회장님 내외, 총무님 내외분, 그리고 몇 분 얼굴이 익숙지 않은 회원 몇 분이 연습중입니다. 회장님은 새벽 5시에 나와 계속 달리셨다고 하십니다. 1번 약 2km 왕복했을 때 비가 세차게 내려 연습을 중지하였습니다. 오늘로 토요일 수목원 새벽 훈련은 문 닫기로 합니다. 참가 인원도 저조하고 특별 훈련들이 가끔씩 있기도 하고, 구제주에서 신제주까지 오려면 번거로운 문제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녁에는 7시 50분부터 체육공원 10바퀴 3.7km 26분 40초 동안 다시 달렸습니다.
6/26(일) 태풍 메아리가 제주를 지나갑니다. 간밤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Sprint 대회가 있는 날인데 이 악천후에 강행하는 주최 측에 항의하겠다는 고대승 프란치스코 형제님 문자를 받고 바쁠 것 같던 아침이 모처럼 한가해진 기분입니다. 아침 10시 55분 전원유치원 출발 도지사 관사를 지나 수목원까지 104분간 약 15km 달렸습니다. 태풍이 지나며 세상은 아주 맑고 깨끗합니다. 바람은 아직 태풍 뒤끝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제법 셉니다. 한천교를 지날 때 한라산에 많은 비가 내렸음을 실감합니다. 계곡물이 우렁우렁 힘차게 넘쳐흐릅니다.
6/27(월) 5월 밀렸던 20여일의 훈련일지 정리합니다. 기록(쓰는)하는 것보다는 달리는 게 우선이고, 달리는 것보다는 주부로, 독서지도 선생으로, 활동하는 단체 일원으로서 해야 할 의무가 늘 더 우선이기에 짧은 메모만을 잊지 않고 한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훈련일지를 정리하는 일은 나 자신의 지나온 시간들을 정리하며 반성하고 보다 진지한 생활로 이어가도록 추동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기록이란 언제나 남는 장사입니다. 좋은 기록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자신이 가고자하는 방향으로 글은 써지게 마련이며, 결국 그 글은 그 사람을 인도해 주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가짜라면 곤란한 일이 되겠지요. 그러면 결국 기록이 가짜이듯 자신도 가짜가 될 것이니 그런 기록은 아무 의미도 없으며, 쓸모 역시 없을 것입니다. 일기가 그래서 중요한 것처럼 이 훈련일지 역시 달리는 그 자신들 누구에게나 중요합니다. 자신을 세심히 관찰하며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인도하는 안내자가 되어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조금씩 정리하는 습관을 붙이면 어떨지 제안을 합니다. 분명 변화가 올 것입니다.
가마동 합동 훈련일. 오늘 최다 인원 33명 출석입니다. 이지은 베로니카(68세) 자매님. 제주마라톤축제 10km 60대 여성부문 2위 수상하셨습니다. 회원들 모두 신이 났습니다. 10바퀴 4.5km 달리고 박성열 율리안나 자매님이 운영하시는 신설오름에서 조촐한 축하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제주지역 성당 회원들은 연도가 있어 불참하시고 서문성당과 동광 성당 회원들이 대부분입니다. 총무님께서 우리 가마동이 너무 잘 나가서 걱정되신다며 이럴 때일수록 초심을 잃지 말자 하십니다. 이제 토요일 새벽 수목원 훈련을 구제주(동부), 신제주(서부) 분리하여 각각 수목원과 사라봉에서 서로 각자 시간 맞는 회원들끼리 자유롭게 하자고 이야기 되어 정착되기까지 당분간은 과도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대충 매주 일요일 새벽 4시 30분 동광성당 모여 윗세오름 산행하자는 것과 사라봉 시계탑 매주 토요일 새벽 5시에 만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사려니 숲 달리는 훈련코스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훈련 코스가 아주 다양해지겠습니다.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성실하게 보내며 즐겁게 달릴 수 있는 날들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기쁘게 생활하렵니다. ‘친구야, 우리 한 마음으로 우리 앞에 놓인 날들을 열심히 살아 나가자.’
6/28(화) 밤 9시 40분부터 체육공원 1시간 17분 동안 28바퀴 10.3km 달렸습니다. 체육공원 10km 이상 처음 달렸습니다.
6/29(수) 밤 8시 15분 전원유치원 출발합니다. 그랜드 장례식장 채 이르지 못한 지점에서 강영선 모니카 언니를 만났습니다. 영지학교까지 갔다가 오겠다합니다. 수목원 가는 중이라고 말했더니 오늘은 자기도 수목원을 뛰겠다합니다. 케이블 T.V 앞을 돌아 수목원 흙길 지나 주차장에 이르렀을 때 어느 새 나를 따라잡았습니다. 대단합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수목원 끝 지점을 돌아 해역사를 지납니다. 나는 케이블 T.V 앞 방향으로 길을 잡는데 모니카 언니는 도지사 관사 그 농로로 가자합니다. “아니, 이 밤에 무섭지 않아?” “하나도 안 무서워. 나는 늘 여기로 혼자 다녀.” “낮에야 그렇다지만 이런 밤은 위험하지 않아?” “아휴, 무슨 아무렇지도 않지.” 나도 아무데나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언제나 마음 닿는 대로 움직일 수도 있고, 자유롭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둠은 정말 딱 질색입니다. 무서움, 어둠에 대한 공포가 엄청납니다. 언니는 정말 강심장입니다. 함께 달리니까 전혀 무섭지는 않습니다. 달리면서 이런저런 도움말들을 많이 들려줍니다. 여러모로 선배들께 공짜로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한라도서관 교차로에서 인사를 나누고 언니는 아랫길로 내려가고 나는 그냥 계속 가는 길 따라 내려갑니다. 한 300m 쯤이나 혼자 달렸을까. 앞에서 주자 한명이 얼굴을 온통 가리고 다가옵니다. 막 스쳐 지나는데 “진희씨!” 고민자 안나 언니가 나를 부른 것입니다. 어떻게든 길에서 마주치길 조마조마 기대하며 왔다며 못 만나면 어떻게 할까 걱정까지 했답니다. 늦은 시간에 혼자 뛰어본 일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낮에 화가 잔뜩 난 일로 땀을 흘리지 않으면 집에서 소리를 지르게 될 것 같아 나왔다고 하며 다시 뛰어줄 수 없느냐 묻습니다. 방금 헤어진 영선 언니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지난 번 사려니 숲에 갈 때 한 번 만난 게 고작인데 언니는 참 다정하게 대합니다. 집에서 마늘장아찌에 밥을 먹은 것이 짰는지 몹시 목이 말라 이제 20여분 채 안 남기고 자전거에 갖고 온 물이 눈에 아른아른 거리는 참이지만 이렇게 함께 뛸 기회가 자주 있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어 아주 잠시 망설임을 그쳐 “갈게요. 하지만 빨리는 못갑니다.” 하고 같이 달립니다.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찻집에 앉아 이야기 나누는 그 이상입니다. 가다가 나는 당연히 수목원까지 가겠지라는 짐작으로 얼른 먼저 가 돌아오고 있으면 나는 수목원에서 물을 마시고 함께 돌아오겠다고 말했더니 케이블 T.V까지만 간다 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목이 무척이나 말라 죽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자신이 주로 전력질주 하는 세 번의 구간을 알려줍니다. 같이 달립니다. 30m 정도는 어찌 되는데 그 이상부터는 어깨에 전기가 흐르듯 전율이 퍼지며 뒤통수에서 머리꼭대기까지 쭉 쥐가 나는 것만 같습니다. 결국 헉헉거리며 속도를 낮춥니다. 언니는 구간 끝까지 갔다가 내게 돌아와 다시 함께 달리기를 반복. 밤 10시 50분 전원유치원 도착했습니다. 약 2시간 35분 동안 약 21km 달렸습니다. 전원유치원 교차로. 맞은편 꽃가게 수돗물을 언니가 알려줘 아주 맛좋게 오랫동안 뱃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지치지만 뿌듯합니다. 오늘 달림이 두 대 선배들(달리기 경력 7~8년)과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 두 선배들과 교류가 잦아지리라는 예상은 쉽습니다. 함께 훈련하려면 실력이야 현재 훨씬 미치지 못하니 열심히 따라 배워야합니다. 언니의 집이 우리 집이랑 불과 5분 거리입니다. 우리는 내일 8시 30분에 출발하여 한마음 병원에서 40분에 만나 함께 달리자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6/30(목) 오늘 쉬었습니다. 말 그대로 한 달간(6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의 훈련일지 오늘 날 잡아서 정리합니다. 비가 오다가 갰다가 합니다. 고민자 언니와 약속은 취소됩니다. 언니는 소방서에 근무하는데 인사이동이 있어 저녁에 회식을 가져야 한다고 문자가 왔습니다. 혼자 8시에 나가려 했지만 일지 정리가 마무리 되지 않아 되는 대로 체육공원이라도 달려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중간에 가족들 식사 챙기느라 시간을 놓쳤습니다. 가뜩이나 6월 달리기 거리 목표량이 한참이나 저조한데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오늘로 말끔히 2011년 상반기를 정리하고 다시 내일부터 7월 1일 하반기 새롭게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좀 더 빠르게, 좀 더 많이 달릴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2011년 6월 달리기 이력
(하루 평균 약 6.9km, 한 달 약 207km 달렸습니다. 8일 쉬었습니다.)
첫째 주 (4일간) 19.0km
둘째 주 (7일간) 33.6km
셋째 주 (7일간) 42.0km
넷째 주 (7일간) 61.6km
다섯째 주 (5일간) 50.8km 합계 약 207.0km
2011년 상반기 달리기 이력
(6개월 동안 총 약 1,481km, 하루 평균 약 8.1km 달렸습니다.
181일 중 40일 쉬었습니다.)
1월(31일) 총 320.0km 하루 평균 10.3km ( 4일 휴식)
2월(28일) 총 228.0km 하루 평균 8.1km ( 7일 휴식)
3월(31일) 총 246.0km 하루 평균 7.9km (11일 휴식)
4월(30일) 총 231.0km 하루 평균 7.7km ( 2일 휴식)
5월(31일) 총 249.0km 하루 평균 8.0km ( 8일 휴식)
6월(30일) 총 207.0km 하루 평균 6.9km ( 8일 휴식)
2011년 상반기 마라톤 출전 참가 기록
1. 3/27(일) mbc평화마라톤 하프 : 2시간 45분 58초
2. 4/ 9(토) 노사시민한마음마라톤대회 10km : 1시간 16분
3. 6/12(일) 제주마라톤축제 하프 : 2시간 43분 51초
첫댓글
모니카를 보노라면 참 재밌습니다.
지난 날
제가 했던 그 짓을 그 길에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아서 자주 웃음이 납니다.
달리다 환자가 생기면 달리기를 멈추었던 적 있었습니다.
지금은 찾는 이 있어도 핑개을 댑니다.
응급환자가 아닌 경우 달린다는 얘긴 못하고 바쁨이 있어서 두시간 후에 가겠습니다.
진료도 중하지만 달리기는 더욱 필요한 일과이기에 미안을 머금고 달립니다.
가끔 모니카께서 감기를 앓는다는데 안타깝습니다.
무리한 달리기 때문은 아닌가요?
몸을 혹사하면 몸은 곧바로 반응이 옵니다.
몸이 내는 소리를 잘 들어야 합니다.
줄넘기에 자전거 타기 달리기...
살을 털어내는 일은 이제 그만.
모니카--아! 대단한 달림이 그래요 종종 만나요 강한척 무서움 잘 타는 자라서 야간에 혼자 달리는 것을 싫어 했었는데 훌륭한 동지를 만난듯해요. 멋진 하반기를 같이 할 수 있겠네요.
어제는 길순이 형하고 뛰기로했는데 비와서 못뛰고,
쇠침형님과 약속했는데 늦어진다 못뛰고,
태선이와 9시~10:30분까지 집에서 삼양해수욕장 뜀박함. <동광성당 동민주 모집합니다. 고민자(안나)010-3694-1692>
저두 지난 주 3회 마눌림하고 야간에 별도봉과 사라봉을 가는데,
꼭 베드멘튼입구에서 사라봉 정상까지 600미터는 꼭 달려 올라갑니다.
정상에서 가쁜 심호흡을 내쉬며 느끼는 감정이란 따봉입니다. ㅋ
한달에 200킬로는 대단한 운동량입니다. 프로들은 300킬로를 뛴다고 하지만 일반인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그정도를 뜀도 대단한 일이지요
오메...
개인적으로 이렇게 까지 하는구나 라는 감동과 결단이 됩니다. 역시 대단한 가마동 식구들 파이팅입니다. 이분이 어던 분일까하고 개인적으로 궁금했었는데 안경쓰시고 오늘 새벽에 사려니가려는데 자전거 타고 오신 자매님 맞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