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가게를 한 자리에서 17년째 운영하다 보니 이웃들이나 손님들 중에서 쉬는 교우들을 만나곤 한다.
상대의 반응에 따라 선교노하우에서 얻은 경험으로 강약을 조절해 가며 냉담회두를 권유하는데, 아예 마음을 닫고 있는 사람, 하느님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신앙생활을 잘 못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지혜와 인내가 요구되지만 하느님께 지혜를 구하는 화살기도를 바친 후 대화하다 보면 대화가 쉽게 풀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동화 ‘햇님과 바람이야기’를 보면 햇님과 바람이 지나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시합을 한다. 이 동화에서 거센 바람도 벗기지 못한 나그네의 옷을 따뜻한 햇살이 벗긴 것처럼, 쉬는 교우들에게는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의 햇살이 필요하다. (냉담자에게는 햇님선교를!)
그녀는 동네의 이웃으로 얼굴은 알고 있었다. 어느 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그녀는 처녀 때 세례를 받고 한때 열심했다가 냉담하여 개신교와 불교를 전전하고 있는 상태였다.
대화의 강약을 조절하며 냉담회두 권면을 하여 성당을 다시 다니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녀의 남편도 군대에서 세례를 받고 제대하면서 쉬고 있는 교우였다. 자타가 공인하는 잉꼬부부로 10년을 같이 살면서도 서로가 신자인 것을 몰랐다고 한다. 나는 그 사실이 잊혀지지 않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매 주일이 지나면 신앙생활을 전화로 체크를 했고 아이들을 먼저 주일학교에 나오도록 권유했다. 또 우리구역 신자들로 구성된 신자부부 모임에 이 부부를 초대하여 인간적으로 친분을 가지도록 유도한 후 기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등 성가정으로 변화되도록 2년 넘게 공을 들였다.
그 후 그들 가정이 성가정이 되기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하느님의 은총에 푹 빠져서 신앙생활의 모범을 보이며 살아가고 있다.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나를 통하여 하느님과 가까워짐을 볼 때 하느님의 힘에 감사드린다. 다음을 기약하며 현실의 생활에만 얽매이다 보면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기회 또한 없어지고 만다.
“10년만 젊었으면” 하면서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는데,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하지 말고 주어진 현재의 시간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중에 시간이 있을 때 선교하지” 하며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선교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살림하랴 장사하랴 셋이나 되는 애들 돌보랴 바쁜 중에도 장사를 하며 손님을 기다리는 시간을 이용해서 성경을 필사하고 있다.
가게 안에 십자가를 걸어놓고 있으면 손님들이 와서 보고는, 신자임을 서로 확인할 수 있으며 교우끼리의 친분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 손님들 중 개신교 신자가 가게에 왔다가 내가 성경 필사하는 모습을 보게되면 놀라곤 한다. 천주교에서도 같은 성경을 읽는다는 주제로 대화를 열어서 선교의 장을 펼치기도 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많은 은총과 은혜를 주고 계신가? 그럼에도 받은 은혜를 감사하기보다 주시지 않는다고 원망하고 돌아서는 미련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그런 이들을 하느님 품으로 모아들이기 위해 우리들의 신앙도 굳건해져야겠다.
쉬는 교우들을 회두시키는 데 있어 우리의 믿음이 확고하지 않다면 설득력이 없으리라.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을 가까이 하고 소공동체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으며 평일미사에도 적극적으로 참례하여 우리의 믿음을 견고히 하는데 게으름을 피우지 말아야 겠다.
“하느님을 믿고 살면 행복의 문이 열린다.”
(잠언 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