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러너들에게 힘든 계절이 찾아오고 있다. 짧은 봄을 지나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러너의 눈은 편할 수 없다. 조금만 달려도 비 오듯 땀이 흐를 테고, 강렬한 햇살도 시야를 어지럽힐 것이다. 시력이 괜찮은 러너라면 자외선이 차단되는 적당한 선글라스 착용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시력이 마이너스인데다, 콘택트렌즈조차 착용하지 못하는 예민한 눈을 가진 러너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력 좋은 러너도 선글라스는 필수
시력이 나쁜 러너라면 안경을 쓰고 달리는 것이 기본이다. 문제는 시력 교정용 안경만 쓸 경우,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자외선을 직접 눈에 쐬게 되면 통증, 충혈, 이물감, 눈부심, 눈물 등의 증상을 보이는 급성 각막염이 생길 수 있다. 이 각막염은 무척 고통스럽지만 다행히 하루 이틀 지나면 별다른 합병증 없이 치료된다.
그러나 눈이 장기간에 걸쳐 자외선에 노출되면 자칫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적은 양의 자외선이라도 지속적으로 쐬면 백태·백내장·망막변성 등 심각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노후에는 실명을 할 수도 있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 따라서 장시간 야외에서 달려야 하는 러너에겐 선글라스 착용이 필수다.
또한 러너의 눈은 달리는 내내 바람과도 전쟁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쉽게 건조해진다. 건조해진 눈은 눈물을 발생시키고, 심한 경우 안구건조증으로 이어진다. 이런 증상을 막기 위해서도 선글라스는 꼭 필요하다.
‘달리는 의사들’ 회원인 김지영(38) 오세오 안과 원장은 “눈이 나빠 안경을 쓰는 러너라면 운동 중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그 위에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난시가 심해 평소 난시 교정용 렌즈를 착용하는 러너라도, 운동 중엔 교정용이 아닌 일반 콘택트렌즈의 도수를 한두 단계 높여 끼면 별 불편 없이 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수 없다면, 시력을 교정시킨 선글라스나 스포츠 고글을 착용해야 한다. 단 효과적인 자외선 차단과 안전을 위해 대부분 곡면 처리된 스포츠 고글의 경우, 처음 착용하면 어지럼증을 느낄 수도 있다.
렌즈의 중앙 부분에만 시력 교정용 렌즈가 삽입돼 있어, 교정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에 걸쳐 사물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엔 자꾸 눈을 옆으로 돌리지 말고, 고개를 같이 돌리면서 사물을 보는 습관을 들인다. 전문가들은 이런 간단한 훈련만으로 어지럼증은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