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글에 따벅이네 1호점을 올린 김에 Seattle에 있는 커피 전문점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해볼라고요. 저야 뭐 씨애틀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커피에 관심이 좀 있었거든요. 사실 이건 신호간님이 올려주셔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네요 ^^. 이곳 게시판이 마치 미국의 일상을 전하는 것으로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은 제 기우인가요? 음.
암튼, 씨애틀에 가 보면 유난히 커피점이 많은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면서요? 하지만 제아무리 커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곳에 가면 괜시리 동네 카페에 앉아 차 한 잔 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라고 믿습니다.
웬 카페가 그리도 많은지 1만 개는 족히 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씨애틀에 사는 인구라고 해 봐야 60~70만이 고작인데 말입니다. 그렇게 많은 커피숍에서 우려지는 커피의 질(quality) 또한 만만치 않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수 많은 경쟁을 이겨내야 하니, 범상한 수준 이상의 맛은 기본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요즘은 에프레소의 본고장인 이태리나 카페 문화의 발원지인 프랑스를 압도하여 커피의 성지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의 커피 문화는 씨애틀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 중심에 스타벅스가 공룡처럼 떡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Seattle's Best, Tully's 등도 씨애틀을 둥지로 생겨난 브랜드들입니다.
물론 시장이 작으니까 눈을 돌려 외지로 뻗어 나가야만 했겠지요. 하지만 그런 대형 커피점들이 생겨난 동네기 때문에 커피의 성지로 불리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 중심에는 분명히 씨애틀 사람들의 커피에 대한 유난한 사랑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날씨도 한몫 할 것 같고요. 날씨가 참 커피 마시기에 적합한(?) 날씨입니다. 자살률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말은 들어보셨는지요...? 구질구질한 날씨에는 커피가 제격이죠. 밤에 잠이 안 오니 커피 한 잔..잠이 오지 않으니 그냥 아예 자는 걸 포기하고 커피 한 잔 하는 것인지...?
동네마다 건강하고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내는 수많은 부티크 카페들이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씨애틀 주민들의 열렬한 커피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반증일 것입니다. 부티크 카페는 우리가 흔히 보는 거대 브랜드들 하고는 전혀 반대에 위치해 있는 커피점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척점에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거죠.
거의 대부분의 부티크 카페들은 틀림 없이 커피콩을 직접 구매하고 roasting도 직접 합니다. 맛 뿐만 아니라 커피 소비의 건전성을 위해 농장 단위로 커피를 구매하고, 커피 무역의 착취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공정 거래(무역) 커피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커피 문화를 이끌고 가는 동력이 되는 셈이지요.
1만 개가 넘는 카페들이 산재해 있다고 했잖아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입니다만, 씨애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Vivace(www.espressovivace.com), 가장 오래된 카페 중의 하나인 B&O Espresso(www.b-oespresso.com), 2009년도 최고의 커피로 선정된 Stumptown Coffee(www.stumptowncoffee.com) 등이 있습니다. 이 중 stumptown은 Seattle 태생이 아니긴 하지만, 암튼 씨애틀에 있는 카페가 상을 탄 것이니 뭐...
아래 2장의 사진은 stumptown coffee입니다. 밖에서 보면 참 허름하죠? 참고로 stumptown은 포틀랜드를 기반으로 자리 잡은 커피숍이랍니다. 아래 사진은 씨애틀에 있는 것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커피 전문점이기도 합니다. 포틀랜드는 씨애틀과 바로 아래-윗동네에 위치하고 있답니다. 우울한 날씨도 좀 비슷하고 말이죠.
그래도 스키 게시판인데... 아래 동영상은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이미 보신 적이 있으실 추억의 디즈니 만화입니다.
첫댓글 제가 일만 너무 열심히 해서 (믿거나 말거나 ^^), 동네 카페에 별로 못 가봤어요. 주로 아줌마들이 폼 잡고 수다떠느라 좀 댕기긴 하더군요. 말씀하신대로, 이 동네가 커피로 유명하다보니, 주변에 커피 애호가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도 그냥 마시러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커피원두 사다가 집에서 만들어 먹더군요. 기계도 다양하고. 요즘은 한국에서도 이런 애호가들이 적지 않다고 들었어요. 커피로 유명한 동네에 살면서도 커피는 마눌님이 타주시는 커피와 회사 커피만 주로 먹는 사람이라 ^^. 카페말고도 좋은 식당들도 많지요. 제가 살이 붙은 이후 좀 게을러져서, 살을 먼저 빼야될 것 같아요.
위대한 마눌님께서 손수 타주시는 커피를 드시면서 무엇을 더 바라시나요..?
사실 제 아내가 타주는 다방커피가 제 입맛에 아주 맛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커피 한잔씩 부탁하죠. 브랜드 커피는 가끔 별미로 먹어주고, 마눌님 커피는 메인으로. 근데, 제가 요즘 독감으로 한동안 고생하다가 결국 병원갔다가 약타먹는데, 이 약이 거의 수면제 수준입니다. 쎈 놈으로 처방한다더니, 살다가 이리 독한 감기약은 첨이네요. 그래서, 마켓에서 그냥 파는 약한 놈으로 바꿨슴다. 사설이 긴데, 혹시 제가 횡설수설하면 그러려니 하세요. ^^
그렇죠..? 저도 마누라가 타주는 다방 커피를 제일 맛있는 줄 알고 매일 마시고 있습니다.^^
씨애틀이 그런 곳이였군요.. ㅎ 미국이란 나라..참.. 넓다!!
대장님, 날씨가 조금씩 떨어지는게 보이네요. 쫌만 더 버티시길. 여기도 더운 동네는 장난 아니에요. 어떤 분이 지난주에 라스베거스에 댕겨왔는데, 45도 정도 였다네요. 씨애틀은 지금 여름에 잘 안오는 비까지 와서, 썰렁한데, 음. 이거 염장으로 가나? 파우더님이 계신 곳은 LA보다는 시원하고 샌디에고 보다는 좀 더 더울텐데. 그쪽도 좀 덥지요? 습하지는 않을테니, 그늘에 있음 덥진 않겠네요.
요즘 여기도 이상 기온인지 그리 덥지 않네요. 한 낮에 햇살이 좀 따갑기는 하지만 전혀 습하지가 않아서 뭐 그리 더운지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한 낮이 지나면 70도(화씨)도 넘지 않아요. 누가 그러는데 이런 경우에는 9월이 무지 더울 거라고 겁주더군요. 그래 봐야 뭐 9월인데... 새벽마다 오리털 이불 똘똘 말구 자느라 맨날 아들하고 싸워요. 같이 자거든요. 날씨는 남가주를 당해낼 자가 없지 않나요...?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