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로 얼룩진 시간이었다. 얼룩이 조금 진 것이 아니라 깊은 생채기를 남긴 얼룩이었다. 발생은 2019년 말에 되었지만 2020년과 2021년 두 해는 온전히 코로나19라는 단어를 하루도 안 들은 날이 없을 정도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어 와서 우리를 힘들게 했다. 그나마 올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이제 먹는 치료제까지 개발되어 시판된다고 하니 그 가닥이 잡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견해보지만, 섣불리 예단(豫斷)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좀 잦아드는 것 같더니만 오미크론 변화가 발생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 정도다. 변이가 계속 진행될 수 있는 것이기에 안심할 수 없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의 개발과 치료제의 개발, 그리고 계속된 연구를 통해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수 있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갖는다.
지난 두 해를 생각하면 코로나19만 머릿속에 남을 것 같다. 나에게도 굵직한 일들이 있었다. 독일에서 사역하던 교회를 사임하고 안식년을 위해 한국에 왔고,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한국에서 사역하기로 하고 독일 선교사로서의 사역을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교회 개척과 한국 정착, 장모님의 장례 등의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코로나19에 묻혀 그 굵직한 일들이 나에게조차 조금 묻혀버린 듯싶은 기간이었다. 큰일이어도 큰일처럼 취급하지 못하고 코로나19에 묻혔다. 아마 모두들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만나서 격려하는 일도, 함께 손 붙잡고 기도하는 일도, 찾아가서 축하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러니 주변 사람들이 어떤 일을 겪더라도 그저 SNS를 통해서 서로 격려하고 축하하고, 위로하는 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니 큰일을 겪는 이들도, 큰일을 겪은 이를 바라보는 이들도 코로나19보다 큰일은 없는 것처럼 여겨지고 말았다. 코로나19의 전염성이 강하고, 이로 인해 고통을 받는 이들도 있으니 코로나19를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되겠지만, 이로 인해 소중한 가치를 지닌 일들이 그 가치를 잃어버린 시간들이 되어 버렸다.
2021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주일이 되었다. 말 그대로 아듀 2021년을 외치며 아듀 코로나19를 외치고 싶다. 아듀(adieu)라는 단어는 프랑스어로 작별할 때 사용하는 인사말이라고 한다. 나는 프랑스어를 잘 모르지만 아듀는 일반적으로 영원한 이별을 고할 때 사용한다고 들었다. 2021년은 지나가고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연말이면 아듀라는 인사말을 많이 사용한다. 이제 코로나19에게도 아듀라는 인사말을 하고 싶다. 이제 우리 곁을 떠나서 다시는 우리에게 오지 말라는 마음을 듬뿍 담아 인사하고 싶다. 그래서 아듀 2021년, 아듀 코로나19를 외치고 싶다.
이젠 코로나19로 심하게 얼룩진 2020년, 2021년을 뒤로 하고 이젠 정말 일상(日常)의 축복을 누릴 수 있는 2022년을 기대합니다. 마음껏 모여서 예배하고, 교제하고, 마음껏 격려하고 축복하고 손 붙잡고 기도할 수 있는 2022년이 되길 소망한다.
(글/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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