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명 : 임영봉
필 명 : 임금산
한 자 : 林永奉
생년월일 : 1959-09-11
출 생 지 : 충남 금산
등단작품 :『갯바위섬 등대』(중앙일보사,1990-1)
1959년 충청남도 금산군 금산읍 중도리 496번지에서 부 임춘국, 모 강연구의 장남으로 태어나 할머님, 아버지 어머니, 동생 둘, 여섯 식구로 가족을 이루어
전형적이고 작은 농촌 풍경을 배경으로 농부의 아들로 성장
15세에 김동명의 "눈"을 읽고 문학에 눈을 뜨고
그 이후로 밥 먹을 때나 물을 마실 때나 '문학하는 길'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
1978년 금산에서 대전으로 유학을 나왔고, 대학시절 문학의 범주를 넓힐 수 있었으며
1991년 결혼하여 아들(12) 딸(8)을 두어 새로운 세상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진달래꽃이 피면 요즘도 대전역 앞에서 기차표를 사고 싶다.
(그러나 기차표를 사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한다.)
Trans-Korea Railway, Trans-Siberian Railway, Trans-China Railway 등을 머리에 염두하여 두고 있다.
가자, 가자, 어서 가자. 북쪽으로, 시여!
1959년 9월 11일 충청남도 금산군 금산읍 중도리 496번지에서 출생
1972년 금산동국민학교 졸업
1975년 금산동중학교 졸업
1978년 금산고등학교 졸업
1979년 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입학
1980년 시림문학(현 좌도시) 창립 초대 회장
1985년 한남대학교 국어 국문학과 졸업
199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갯바위섬 등대" 당선
1990년 큰시동인회 창립 회원
1990년 YWCA문예창작교실 강사
1998년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 초대회장 피선
1999년 금산문학제 운영위원장, 임희재문학제 운영위원장
1999년 계간 금강문학 창립, 금강문학상운영위원
2001년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 제 2대 회장 피선
2002년 금강축제 주관(금강문학제운영위원, 금강가요제운영위원, 금강미술제운영위원)
2005년 귀농하여 금산사람으로 산과 들 속에서 논과 밭 운영
둥둥
IT시의 향기(http://club.dreamwiz.com/sorrow) 운영
계간 금강문학 편집주간
금산도서관 글짓기교실·문예창작교실 전임강사
금강문학상운영위원장
금산문학상운영위원장
장원 입시 학원 원장
계간 금산사람 발행인
현재 : 살고 있음, 술마시고 있음, 밥 먹고 있음
갯바위섬 등대 / 임영봉
백년묵은문어가밤마다사람으로변신하여그고을군하나착한처녀를
꼬셨드란다온갖날다도해해떨어지는저녁마다진주를물어다주고진
주를물어다주고장인장모몰래서방노릇석달열흘진주알이서말하고
한되
처녀는달밤이좋아라달밤을기다리고그러던중무서워라냉수사발을
떨어뜨려깨어진날먹구름이끼고달지는어둠새끼손가락약속은무너
지고사랑이보이지않는칠흑같은어둠속아주까리불심지는뱀처럼흔
들거려타는구나
이승에서의신표거울은몸안에돋는가시만보이다갈라지고모든주문
들의효력도별처럼흘러가고돌아오지않는사람을몸달아흘리는신음
으로손에땀적시며문빗장풀어놓고동백기름먹인알몸뚱이꼬며전신
으로기다리는구나
돌연문빗살에엄지손톱만한구멍이뚫리고새가슴으로놀라는어머니
한숨줄기눈물줄기앞서거니뒤서거니줄을잇고아이고폭폭해서나는
못살겠네보름달대신배가불러오는이유끝끝내는쫓겨났드란다
그날이후로빛나는눈빛을생각하며바다를바라보며하루이틀사흘헤
어보는손가락접고진주알진주알문고리휘어지는아히를낳았고아히
가자라면서바라보이는바다는부활이다부활이다
[심사평]
투고작의 전체적인 경향은 대체로 미학적이고 서정적이라는 점에서 90년대 우리 시단의 변화조짐을 예견케 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문학적 패기, 또는 모험이 없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갯바위섬 등대'는 무속적 테마를 시적으로 형상화시키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모든 시가 이러한 세계를 지향해야 될 이유는 없으나 요즘 유행하고 있는 젊은 시인들의 시적 경향에 비추어 볼 때 임영봉 씨의 작품은 충분히 개성적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임영봉씨의 시에는 물론 긴장된 정서적 갈등이나 지적인 이미지의 반짝거림 같은 것은 없다. 그러나 그에게는 심원한 상상력의 깊이와 언어를 다루는 남다른 감수성이 있다. 노력하면 앞으로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西部 開拓時代 1 -돌아갈 수 없는 시간, 그나라로-
임영봉
-당신은 슬픈 幼年期와 지금도 茫茫大海를 도는 돛단배 같은
야망을 두고는 아직 天國에 갈 수 없습니다.
동무 동무 새동무 미나리 밭에 앉아라. 뜨거운 어깨동무여,
견고한 사랑이여, 맑은 햇살을 맞으며 피를 나누는 모습으로
새끼손가락을 걸어 우정을 쌓기도 했지
때때로 우리는 동무끼리 나무 칼싸움을 즐겨 全身에 피 흘
리는 계백장군처럼
용감하게 칼을 휘두르는 가장 무서운 서로의 적이기도 했
지
부업으로 한다는 일은 땅굴을 파고 딱지 몇장을 보물처럼
1급비밀로 감추고
골목 어귀에 눈깔만 디밀고 땅! 땅! 손가락 끝으로 총을
쏘면서
너는 죽었어, 너는 죽었어 우리나라는 망했어 분통한 삿대질을
하며
다투다가 지치면 우리들은 군기놀이를 하면서 떨어지는 저
녁해를 두고
집에 돌아와 수제비를 먹는 완벽한 생활인이 되기도 했지
슬픈 60년대의 나날들이여
일등병은 무조건 비애에 젖어야 하고
헌병의 눈빛은 가늘던 것을 얼마나 불쌍해 하였던가
모든 것들이 지나갔으면서 하나도 변하지 않는 60년대의
딱지놀이를 나는 기억하지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발자욱 소리를 따라 등뒤에서 흩어
지는 새떼처럼
그 그리운 나라의 동료들도 이제는 뿔뿔히 흩어져
지금쯤은 도회지 어느 사거리에서
다시 목숨을 흥정하고 있을까 저울질하고 있을까
기억할지도 몰라. 큰 보름달을 두고 너희 나라 것이 아니라
우리 나라 달이다
너희 나라 달이 아니라 우리 나라 달이다.
대보름날 뜨거운 돌팔매의 패싸움이여, 횃불들이여
몇 명의 전우가 싸움으로 머리에 피가 흐르며 빼앗아 온 장
대를 두고
논두렁을 달리다 묻혀온 발목 적시는 똥내음이 왜 용감한
훈장으로 느껴져
왜 우리는 나뭇잎 같은 기립 박수를 쳐야 했을까
돌아갈 수 없는 時間, 그 나라로
달리고 달리다 보면 분명히 이길 수도 있으련만 우리는 자
라면서
무진장으로 싸우던 아랫마을 친구들과 코피를 닦아주는 자
연스런 화해를 하고 스스로들 더 큰싸움을 준비하기로 했지
만주벌판으로 말을 달리던 꿈, 돌아갈 수 없는 時間, 그 나
라로
내 그리운 時間의 오랜 벗들은 기억하고 있을까
신틀바위의 발자국에 매일 아침마다 가장 먼저 제 발을 맞
추어 보면서
우리에게 평화를 가져다 줄 장수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그러나 아직도 그 바위에 새겨진 발자국에 맞는 발을 가진
사람은 오지 않는다.
기다려라, 틀림없이 나타나리라
신틀바위의 발자국은 얼마나 당당하고 건강한 나라이었는가
많은 사람들이 장수가 신을 틀어 신고 서던 바위에 앉아 꽃잎
같은 제 발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쉴 때 죽음은 서쪽에서
오리란 것을
오늘은 쉽게 절망하지 않을 때
손을 들어 힘을 모아라. 그리고 눈에 불을 쏘아라.
영차, 영차, 어기영차
서부 개척시대 2 -환상의 나라, 그 어둠 속으로
임영봉
일종의 바람 부는 방향을 따라 어둠 속에서 아이는 태어나
고
많은 사람들은 다리 아래에서 주워 온 아이라고 이름 불렀
다
새로워지면 새로워질수록 애정은 단절의 시대
어떤 사람들은 나의 피를 조리면 커피색 비누 두 장과 거짓
말이 남는다고 말했고
나의 가죽을 벗기면 하얀색 안개꽃을 들고 떠다닐 붉은 장갑
두 장과
태양 아래에서 빠스락거리면서 접히는 지폐 두 장과
딸랑거리는 동전 몇 개가 나의 생애에 발생한 새로운 난민을
돕기 위하여
자랑스럽게 출렁거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니면, 아니면, 그도 저도 아니면 목숨 달린 것은 무엇이
되느냐
나의 가슴은 은박지보다도 얇은 풍선이다
惑은, 惑은, 惑은 못 견디도록 부끄러운 장미꽃이다
꺾지 마라 나는 아직 아파야 할 나이가 아니다
서쪽으로 눈빛을 반짝이던 시대, 생애에 얼룩이 생기면
유행병처럼 독약을 달디 달게 씹어 먹던 時代
산다는 것은 매듭을 풀다 지치는 거리 안에서 다짐을 하고
약속이 무너지면 풀리지 않는 매듭에 엉키는 사랑을 남겨
두고
대들보에 출렁이는 목숨으로 아주 쉽게 저승으로 흘러가던
시대
시대와 시대는 모여 어둠을 허무노니 아침 단장으로
목숨 달린 것들을 깨우면서 떠오르는 오늘의 빛나는 태양을
보아라
惑은, 惑은, 惑은 짐승의 눈을 손가락으로 뽑으면서 완전하고
싶은
야망의 시대에 왜 우리는 죽어버리고 싶은가. 오늘도 실천을
고집하면서
여름날 저녁, 산산한 시멘트 다리 아래로 긴 그림자를 추락
시키면서
건너는 내 아름다운 무늬여, 생애여
죽은 것은 반짝이는 하얀 풀뿌리 푸른 풀잎의 거름이 되겠
지만
아, 가난한 나라는 지금도 空腹으로 바다를 출렁거린다. 황혼
무렵에
실핏줄을 끊어 피 묻은 손가락을 하늘 향해 쳐드는 것을
보았는가
목을 조여주세요, 목을 조여주세요 남모르게 감쪽같이 목을
조여주세요
많은 사람들은 살아있다는 것에는 너무도 익숙하면서
죽음에 대하여는 먼 江언덕쯤으로 돌아 흐르면서 미워도
다시 한 번,
미워도 다시 한 번, 살고 싶은 날들이여
우리는 本始 죽어 있었다. 깨어라 짐승의 눈동자여 이제는
모두 깨어라
피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生理를 가진 짐승일수록 피맛에
더 민감하지
피맛을 아는 짐승은 내 손가락 주위로 모여다오
불빛을 향하여 저 어둠을 빠져 나오는 날벌레는 곧, 미칠 일
하나로
불타 죽을 일이다. 그리고 환상의 나라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