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한예종 합격수기를 쓸 수 있다는게 되게 신기합니다 ㅎㅎ헿
저는 이번 6월부터 부산에서 서울로 와서 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오자마자 체계적인 수업과 자유롭고 즐겁게 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아 나는 너무 나를 억압하며 입시를 해왔구나 라는 생각이 너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들과 어울리며 제가 모르는 저 자신에서의 밝은 기운을 찾아갔고 그러한 기운이 이런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솔직히 연기나 그런 건 조금의 차이 빼곤 다 거기서 거기잖아요~ ㅎㅎㅎ
음..저는 한예종 시험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준비하고 싶어서 일부러 한예종 접수를 맨 마지막에 했습니다. 마지막 타임이 걸리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맨 마지막에 원서를 넣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ㅋㅋㅋㅋㅋ진학사어플라이를 켜놓고 정말 간쪼려가며 마지막 날 4시 47분에 넣었습니다.. 너무 빨리 넣었나..라는 막 생각도 들고 했는데 시간표를 보니 마지막 날 마지막고사장 일반전형 마지막타임 이었어요! 이제 저만 준비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유연기야 뭐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든 다 좋습니다. 다만 중요한 게 확신입니다. 선생님들께서 저의 대사인 로모프에 믿음과 확신을 주려고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당일대사는 ..정말 짱입니다.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당일대사 너무 많이 헷갈렸습니다. 선생님들의 말씀이 다다르게 다가오고 왜 이러는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결국 똑같은 건데 말이죠..
하지만 선생님들은 역시 선생님들이셨습니다..ㅋㅋㅋㅋㅋ 여긴 학원입니다 시험장이 아니기 때문에 못하는 것을 더 해보려고 시키는 것도 많았고... 또 무엇보다 궁극적으로 선생님들이 추구하는 것은 똑같았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판 선생님들을 만족시키면 합격이겠구나. 그래서 첫 목표는 원장선생님 두 번째 목표는 부원장선생님 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 점점 당일대사에 적응해왔고 ..입시가 다가올수록 제가 어떻게 당일대사를 해야 할지도 디테일을 잡아 주시더라구요... 마지막엔 마음으로..진심으로 말을 하는 것을 연습 했구요.
그렇게 입시를 시작했고 저는 예종시험이 마지막 시험이었습니다. 다른 학교 1차들이 하나씩 하나씩 떨어지더라구요. 솔직히 다른 학교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예상했지만 막상 떨어지니 후달렸습니다... 이래가지곤 예종도 안 된다는 생각에 당일대사를 3일동안 50개가량을 한 기억이 납니다. 정말 그게 자신감적인 면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1차 시험 치기 바로 전날 부원장선생님과 면접을 준비하고 마지막으로 원장선생님과 면접을 하는데 된통 혼이 났습니다. 아직 기억납니다.
‘진욱아, 교수님은 다 아셔 니가 거짓말 하는거..그냥 다 솔직하게 하구와 이때동안 준비 한 거 안 지켜도 돼. 솔직하게 하구와 ’
1차
그 말을 새긴 체 다음날 1차 시험을 치러갔고 당일대사를 받았는데... 남들과 똑같은 무언가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고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무작정 연습을 했습니다..그러다 정신을 차렸습니다. 아..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 다시하자! 그러고 다시 대사를 읽는 순간 20분이 흘러 문앞 대기실로 이동했습니다... 그러곤 그곳에서 다시 했습니다. 차분히 다시 생각을 하니 상황과 목적이 떠올랐고 소리를 칠 수 없었기에 이미지 메이킹만 막 했습니다. ‘아..큰일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 심호흡하고 마음 가라앉히고 다 정했으니까 마음으로 하고 오자. 하고 여유롭게 입실 했습니다.
그렇게 당일대사를 했는데 마지막비트에 집중이 깨진거 말곤 ..잘했습니다! 자유연기도! 그러고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서교수님이 거희 질문해주셨습니다.
몇 살이야?
-예 ..저 스물 한 살입니다!
그동안 뭐했어?
-집근처에 있는 대학 다니다가..도망 나왔습니다.
야 집근처 대학이 제일 좋은 대학인데..왜 도망을 나오고 그래..어휴
-제가 사실 이 곳에 벌써 시험은 7번째 시험을 치러옵니다.
어이구(모두) 너 몇 살인데?
-21살인데 고1때 실기과정 2학년 실기과정..그리고 1,2차 다 포함하면 7번째 시험입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미련이 많이 남아서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미련..그게 제일 무서운거지 그래.. 너 학교는 어디 다녔었는데?
-동서대학교 다니다가 자퇴하고 왔습니다.
(김광림 교수님께서)뮤지컬전공이었어?
-예! 뮤지컬과였습니다.
너 군대는 어떻게 하려고?
-제가 사실 11월 12일에 입대예정입니다. 그래서 만약 이 학교를 붙는다면!! 미뤄서 늦게 갈생각입니다.
너 고등학교는 어디 나왔어?
- 저 영상예술고 나왔습니다.
너 공부 되게 못했구나?
-아니오!! 저 잘..했습니다!!
몇 등급이었는데?
-저희 학교 애들이 연출이나 제작하는 애들이 있어서 공부를 잘했는데~ 그중에서 3등급 이상 유지했습니다!
너는 무슨 전공이었는데?
- 저는 연기과에 입학을 해서 연기전공이었는데.. 알고 보니 전공자들이 5명 체 되지 않아서..지원은 많이 못 받았지만 시설이 좋아서 그곳에서 연습했습니다.
영상예술고? 그게 아직도 있어?
-예. 영도구에 위치 해있습니다.
음..수고 했어 나가봐~
-감사합니다!
한 두 개 정도 더 받은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정말 솔직하게 하고나니까 후회가 없더라구요. 이제 군대 가도 되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또 저희 학원사람들 모두 2차준비 때문에 분주 할 때 저는 정말 할 수 있는 게 예종 2차준비 밖에 없었기에 2차 준비에 전념했습니다.
각각의 워크숍 특강 덕에 정말 즐겁게 워크숍을 할 수 있었고 글쓰기가 ‘오늘날의 연극과 엘리자베스 시대의 연극의 차이점을 서술하시오’ 좀 당황스럽긴 했지만 예전 연극사와 무대기술 교과목을 배운 토대로 글쓰기를 했고, 진짜 목연쌤과 은나래쌤 그리고 원장쌤과 부원장쌤 꼐서 수업도 아니신데 열정적으로 준비를 시켜주셨고 그렇게 2차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2차 시험전 부원장선생님과 원장선생님께서 저에게 당부하셨습니다. 솔직하게 재밌게 즐기다 오라고 .. 절대 잘보이려 하지마라고 너는 아니지만 우리가 그렇게 느껴진다고 절대 그러지말고 간절하게 너의 진심을 보여주고 오라고...
그렇게 2차 시험을 향했습니다.
부원장쌤은 모르시겠지만 시험 전 마지막으로 했던 통화가 되게 도움 됐습니다. 헤헿
2차
문앞부터 좋은 긴장만 간직하고 진행요원님과 대화를 오가며 긴장을 풀었고..면접때도 서교수님께서 긴장을 풀어주셔서 되게 편했습니다.
컨디션 최상이었습니다. 연기도 완벽하게 했고 노래도 어느 때보다 훨씬 잘되었습니다.
너 그 사진 누구 사진이냐? (제가 특기때 사진을 소품으로 썼습니다.)
-제 첫사랑 사진입니다... 근데 이번에 이 친구도 시험을 치러왔더라구요.
뭐? 그래서 어떻게 마주쳤어?
-예 마주쳤습니다.
어땟어?
-아는 척 안했습니다.
에이 왜~
-부끄러워가지고 하하하..
부산에서 왔어요?
-예 부산에서 왔습니다.
그럼..지금 삼수생인거에요?
-아뇨 저는 집근처 대학교 다니다가 도망 나왔습니다.
집근처 어느 대학?
-동서대학교 다니다가 왔습니다.
휴학을 한거에요? 자퇴를 한거에요?
-..자퇴하고 왔습니다.
왜?
-제가..사실은 15일 뒤면 입대를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목이 메였습니다..말이 제대로 안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 입대를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하나씩 써봤는데.. 제일 먼저 이게 생각이 났습니다. 정말 5년전부터 꿈꿔 왔던 학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번 다시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음..군대..에이!! 부산을 지켜야지 임마! 어느 학교든지 다 좋은 학교 아닌가?
-(목메이며) 예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1실기과정 시험을 치던 그 순간부터 마치 첫사랑인냥 잊혀지지 않아서 이번엔..정말 큰 맘먹고..큰 맘먹고
준비 많이 해서 왔어?
-옙..(3초정적) 만약 붙으면 군대 미룰겁니다!! 하하하..
실기과정을 시험만 쳤던거죠?
-1학년 땐 시험만 쳤었고 2학년땐 수업을 들었습니다!
너가 실기과정 언제 했지?
-어..제가 14기로 했었습니다.
어..그러치? 음..니가 우리학교랑 연이 깊구나.
-하하하..
너가 영화고랬나?
-아뇨..아!..아 네 영상쪽 고등학교 맞습니다.
전공이 별로 없다고 했지?
-네 별로 없었습니다.
여기에 너희학교 출신 있어?
-아뇨. 제가 2기라서... 아직 없습니다,
전공이 몇 명이었어요?
-연기과가 총 50명이 있었고 그중 이제 보컬, 댄스 전공이 대부분이었고 연기전공은 처음엔 5명정도 였는데 나중엔 10명 정도로 늘었었습니다. 그래서 연습실에서 열씨미 연습했습니다!
희곡은 다 읽었어?
-네 다 읽었습니다!
뭐가 제일 재밌었어?
-해무가 스토리는 제일 재밌었습니다!
해무가 뭘 말하려는거 같애?
-음..사람이 살면서 닥쳐오는 위기들을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거 같습니다.
수고했어~~~
-감사합니다.
한 두 세 개 더 받은거 같은데..기억이..잘..무튼!!
끝나고 나오는데 너무 기뻤습니다. 너무 후련했어요. 그리고 집에 가면서 생각했습니다. 이제 한예종 안치겠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다 털어놓고 왔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했습니다. 그리고..발표날... 합격....얏호 정말 7전8기로 했습니다...눈물 나더라구여 하하하
너무 신기했습니다...뭐랄까..4300명중 200명,..그중 37명... 음 되게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합격을 했는데 아직 한예종에 합격하고 싶은 생각이 막 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말 하늘이 도운거 같습니다...
저를 항상 응원해주시던 선생님들,,친구들 그리고 항상 어머니처럼 저 보듬어주시던 차쌤, 제가 진심을 다해서 할 수 있게 해준 은경쌤, 진짜 열정적으로 저를 잡아주신 목연쌤, 기분 안 좋을 때마다 완전 무한긍정의 기운으로 만들어주신 은나래쌤, 삐꾸인 제 몸 체형 교정시켜주시던 미희쌤. 그리고 누나처럼 제 투정 다 받아주시던 조교선생님들 그 외에 일수쌤, 준호쌤, 승훈쌤 진주쌤 등등..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한예종이고 뭐고 떠나서.. 정말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전이만. .물러납니다 퐛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