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에서 내리자마자 아무 생각 없이 택시를 잡았다.
이젠 택시 타는 데 어떤 부담도 없다. 아마도 돈의 감각이 떨어졌나보다.
뭐, 어차피 내일이면 일정도 끝나고 돈도 예상외로 많이 남았다.
이럴 때 팍팍 안쓰면 언제 쓰겠는가? 어차피 한국으로 가져가봐야 환율이 떨어져서 100% 손핸데...
택시를 타고 캐널시티 하카타로 향했다.
나의 마지막 숙소인 하얏트 호텔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캐널 시티도 좋은 곳이지만, 나처럼 쇼핑 (특정 분야만 좋아하는)이 쥐약인 사람에겐 캐널 시티는 별 의미가 없더라. 호텔이 나빴다는 건 아니지만, 역 근처였더라면 다음 날 일정도 좀 더 여유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캐널 시티 앞에서 일단 내렸는데, 호텔 입구까지는 거리가 좀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호텔 앞까지라고 하는 건데, 바로 옆에 있는 줄 알았더니;
체크인을 하는 데 역시 특급 호텔이라 으리으리하다. 나가사키의 호텔도 특급이긴 했지만, 캐널 시티가 옆에 있어서 그런가 확실히 좀 더 무거운 느낌이 든다. 여직원이 내 배낭을 들어주겠다는데 솔직히 이런 건 좀 부담스럽다. 서비스라지만 역시 남에게 폐를 끼치는 건 싫다.
내가 배정 받은 싱글룸
역시 사진과 똑같다. 창 밖으로 나카강과 나카스의 풍경이 펼쳐져있다.
역시 욕실이 압권이다
혹, 아래에 짐이 보이네.
벽걸이 형 TV
사진엔 없지만 냉장고 안엔 음료수가 꽉 차있다. 하지만 전부 후불이라는 거.
욕실 내부
수건 종류만 몇 개냐?
창 밖의 풍경
밤에 보면 더 좋다.
오가와 선생과의 약속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 조금 씻고 TV 좀 보니 어둑어둑 해져서 호텔을 나왔다.
캐널 시티 1
할로윈 데이라서 그런지 곳곳에 호박들이 즐비하다. 물론 가짜지만.
캐널 시티 2
내가 이번 여행에서 염려했던 것 중 하나가 카메라였다.
카메라에 익숙해질 틈도 없이 떠난 여행이라 과연 나중에 사진을 보면 실망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었다.
물론 처음엔 만족스럽지 않은 사진도 많았는데, 일정이 진행될수록 내가 원하는 색감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조금 어둑어둑했는데도, 받침대 없이 무난히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내심 기뻤다.
캐널 시티 3
캐널 시티 4
캐널 시티 5
이렇게 사진을 찍다가 역으로 가려는 데 선생에게 줄 선물을 잊었다. 바보.
다시 룸으로 올라가 짐을 가지고 내려온다. 조금 멀긴해도 역까지는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길거리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캐널 시티 6
역으로 가는 길에 있던 마쓰야
이번 여행에선 마쓰야엔 가보질 못했다. 예전에 도쿄와 오사카 여행 땐 진짜 자주 갔었는데.
하카타 역 앞
하카타 역 근처에 있는 북오프
북오프도 이번 여행에선 처음이다. 내가 얼마나 찾아다녔던가.
이번엔 만화보다는 소설쪽에 관심이 많아서 소설만 뒤졌다
문고본들
여기선 히가시노 게이고 문고본 2권과 기시 유스케의 크림존의 미궁, 오사와 아리마사의 더 조커를 구입했다.
역에서 오가와 선생을 만나 가볍게 밥을 먹고, 야키토리야에 가서 간단하게 술 한잔하고 헤어졌다. 다음주에 친구 생일 파티로 부산에 온다는데 그때 만날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다시 캐널 시티로 돌아와서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아까보다 더 어두워진 캐널 시티
길 바닥에 분수가 있는 데 물이 나오지 않는 사이에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할로윈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데 일본에서는 꽤 무게있는 행사로 열리고 있다
물에 떠있는 호박 모양의 공들
분수쇼가 벌어졌다
분수쇼를 직접 보고 싶지 않은가? 그래서 준비했다.
디카로 찍은 분수쇼를 여러분께 공개한다.
캐널 시티의 분수쇼
할로윈 데이의 캐널 시티
마녀 분장을 한 화가가 관광객들의 캐리커쳐를 그리고 있다
강 쪽으로 이동했다
메이지 유업의 네온 사인
나중에 내가 들른 편의점 ampm.
길 건너편에서 찍은 캐널 시티
내가 묵은 하얏트 호텔
메이지 유업의 네온 사인이 두 개다
강가에 비친 네온 사인들
이 길이 바로 야타이 (포장마차)가 서는 나카스이다
호객꾼들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나카스의 야타이들
조금 멀리서 찍은 네온 사인들
상단부에 있는 코카콜라의 네온 사인이 제일 화려하다.
강가에 비친 건물들과 네온 사인
대충 사진을 찍고 아까 편의점에 들러 야식을 좀 사갔다.
이미 밥을 먹었고 야키토리도 먹어서 그냥 간단하게 아이스크림과 음료수 정도만 사갔다.
자,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간다.
내일은 텐진 주변만 돌아보고 12시에 오픈하는 만다라케에 들러 구경 좀 하고 사고 싶은 책이 있으면 살 예정이다.
드디어 여행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