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도사’ 올라이즈밴드 경쟁력은 ‘방송답지않음’

[놀아줘]

MBC 오락 프로그램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 코너에 강호동과 함께 출연하는 올라이즈밴드(우승민)의 방송 분량은 별로 많지 않다. 대부분 강호동 도사와 게스트의 대화로 진행되며, 고정패널인 유세윤과 올라이즈밴드는 가끔 한마디씩 거드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올밴은 처음에는 ‘밴드동자’로 기타를 들고 반주만 해주는 줄 알았는데 점점 앞으로 나와 한마디씩 툭툭 터뜨려 폭소를 자아내고 있다. 몇마디 되지 않는 대사임에도 시청자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올밴 같은 스타일은 대체로 엽기나 비호감의 컨셉으로 소구하려는 경향이 있다. 올밴도 ‘추리닝’복에 엽기 캐릭터 같지만 자세히 보면 그런 컨셉만이 아님이 드러난다.

올밴을 굳이 분류하자면 방송답지 않은 방송을 하는 스타일이다. 일반적으로 대다수 연예인은 방송에서 자신의 생각을 방송의 형태로 걸러 내보낸다. 같은 생각이라도 방송용과 일상용 버전은 다르다. 하지만 올밴은 그런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툭 던지는 것이다. 그것도 부산 사투리로 하니 같은 말이라도 더 재미있게 들린다.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사적인 에피소드’를 작위적으로 퍼뜨리거나 이를 부분 가공하는 방식과도 다르다. 올밴의 방송답지 않은 방송 진행법이 희소성을 가지는 것이다.

만약 올밴이 비호감, 엽기 스타일로만 갔다면 인상적인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다. 강호동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강호동과 방송분량으로 본다면 10대1 정도밖에 안되는 올밴의 존재감은 처량해질 수밖에 없다.

‘무릎팍 도사’의 인기는 게스트와 신변잡기형 질문만 주고받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어떤 인간인가’ 하는 탐구형을 지향하는데 있다.

메인 MC인 강호동은 주도권을 게스트에게 완전히 넘겨주지는 않는다. 매번 게스트의 페이스에 말렸다고 하면서도(원래 인터뷰는 칭찬과 아부의 성격을 띤다) 결정적 한방이 있다. 그것이 가만 놔두면 제어가 쉽지않은 최민수 신해철 박진영 등의 게스트들과 맞짱을 뜰 수 있는 원동력이다. 최민수가 강호동에게 마치 까마득한 후배 대하듯 단점을 늘어놓자 강호동이 “지는?”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점이 이 코너의 매력이다.

여기서 올라이즈밴드는 부산 사투리로 때로는 한마디로 쓰러뜨리고, 엉뚱한 말로 코너의 맥을 끊기도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승환이 “취미가 AV(audio visual)”라고 말하자 “그거는 야동(Adult Video)아입니까” 한다든가, 박진영에게 “야 저런 노예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폭소가 터진다. 올밴은 그렇게 해서 ‘무릎팍 도사’를 차별화된 토크쇼로 만드는데 기여한다.

참고로, 올라이즈밴드의 밴드는 음악하는 ‘밴드’가 아니라 고무줄의 ‘밴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