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과 달리 해넘이를 보지 못했다고 해서 억울한 표정을 짓지 않아도 될 정도로 평소에도 멋들어진 경관을 자랑한다. 바람이 거센 날에는 파도가 차귀도를 향해 달리는 말처럼 보이고, 잔잔한 날에는 그지없이 평화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수월봉의 진면목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서 파랗게 빛나던 바다와 하늘이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하면서 나타난다. 그 모습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비경이라 할 만하다.
그 황홀한 모습에 넋을 잃고 바라보다보면, 때마침 날아오르기 시작하는 갈매기를 따라 잊었던 어린시절 고향집으로 달음박질하고 싶어진다.
제주시_사라봉
사라봉의 해넘이는 다른 곳과 사뭇 다르게 진행된다. 해넘이가 시작되면 새로운 불빛이 하나둘씩 깨어나기 시작한다. 퇴근길을 재촉하는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하고 지친 어부의 꿈을 담은 통통배의 불도 밝혀진다.
예로부터 이곳의 해넘이는 ‘사봉낙조(沙峰落照)’라 하여 제주10경 가운데 하나로 꼽을 정도로 아름답다. 산책로와 운동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도심 가운데 위치해 있는 사라봉에 올라가다 보면, 손잡고 같이 올라가던 옛 연인의 모습이 정상 위에서 바라보는 구름처럼 흘러간다. 바쁘게 스쳐가는 도심의 자동차와 대조적으로 평온하게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다 사그라지는 해가 마치 우리인생의 어제와 오늘처럼 느껴진다.
사라봉에 위치한_ 산지등대
등대의 그 불빛의 정성은 대낮의 태양만큼이나 뜨겁다. 무엇보다 이곳엔 무료등대체험숙소가 있다. 취사 및 침구류가 완비되어 최대 6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관광이나 숙박으로는 사용되지 않고 가족의 중요성 및 바다사랑 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다.
등대휴양시설 희망자는 매월 1일부터 15일까지 미리 http://jeju.momaf.go.kr/에서 이용신청서를 다운받아 FAX(064-720-2679)로 신청하면 된다. 만일 이용승인이 되면 20일까지 전화로 통보가 온다.
초·중·고등학생을 동반한 가족이나 60세 이상의 노부모님을 동반한 가족 그리고 이용자의 주소가 원격지인 가족에게 우선 이용권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