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창작뮤지컬인 ‘하드락카페’가 2007년 10년째를 맞는다.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자체 이미지를 확고히 만들어가며 롱런하고 있는 작품이다. 98년 초연 이래 윤도현, 허준호 등의 뮤지컬 스타를 배출해내고 167회 공연, 관객 12만 명이 동원되었다. 지난해 한국 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연출상 등 8개 부문에 후보에 올랐으며 안무상과 프로듀서상을 거머쥐며 작품성도 인정받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이 뮤지컬을 빛나게 하는 것일까.
하드락카페 VS 클럽 파라다이스
이 무대는 ‘하드락카페’와 클럽 ‘파라다이스’라는 공간적 배경이 대립되면서 극이 펼쳐진다. 화려하진 않지만 순수한 열정과 자유분방함, 젊음을 상징하는 ‘하드락카페’, 화려하지만 상업성에 찌들린, 술과 섹스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자극하는 클럽 ‘파라다이스’. 이 두 공간의 대립은 인물들의 대립으로 이어지면서 어떻게 보면 우리들이 현재 살아가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돌아갈 수 없어!!
화려한 무대 위 격정적으로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엘리자베스 킴. 하지만 그의 무대가 절정에 이를 즈음, ‘탕!’ 하는 짧은 총소리. 그녀의 손에는 마이크가 아닌 총이 들려있다. 무대는 정적에 휩싸이고 그녀는 황사장을 응시한 채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눈 것이다.
▲ 뮤지컬'하드락카페' ©구굿닷컴
오디션 공고를 본 클럽의 말단직원 세리는 하드락카페의 기타리스트 준과 함께 열심히 준비한다. 세리는 처지에 얽매이지 않고 활달하고 거칠 것 없는 캐릭터이다. 그녀는 외모가 아닌 내면의 소중함을 항변하는 하드락카페를 다시금 부활시킨다. 준은 10년전 하드락카페에서 킴과 함께 밴드활동을 한 멤버이다. 그는 아직까지 엘리자베스 킴을 잊지 못하고 그녀가 환상에서 깨어 자신과 옛날의 하드락카페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킴은 하드락카페시절의 자유분방함을 그리워하면서도 현재의 성공을 놓지 않으려 한다.
“추억이 그리워도 돌아갈 수 없어/ 옛일이 생각나도 돌이킬 수 없어/ 아름다웠지만 힘들었던 시절/ 그 시절을 탈출한 거야 돌아갈 수 없어....” 오디션결과 당연히 진이 메인무대를 차지하게 되고 황사장은 댓가로 킴과 형식적인 결혼을 올린다. 그러나 킴은 황사장과 진의 사이가 결코 순수한 사이가 아님을 알게 되며 의욕을 상실한 채 술과 마약으로 현실을 도피하게 된다. 어렵사리 오른 킴의 마지막 무대. 공연이 절정에 달한 순간, 단발의 총성이 울리고...
▲ 뮤지컬'하드락카페' ©구굿닷컴
각 인물들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다시금 점검하게 된다. 세상에 쫓겨 살아가는 우리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극의 모든 것들은 우리네 현실을 자극한다. 점점 부폐하고 어두워져가는 세상. 그 세상 속에서 우리는 옛 시절 순수한 것들을 잊어져 가는 것은 아닐까?
클럽 파라다이스는 현재의 공간이며 꿈을 잃은 공간이고 허상이 지배하는 공간이고 시들어가는 공간이다. 하드락카페는 잊혀진 과거의 공간이며 잃어버린 꿈이 어려있는 공간이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공간이다. 우리는 어떤 공간을 꿈꾸는가? 어디에서 진정한 삶을 느낄 수 있을까? 주인공 킴의 ‘돌아갈 수 없어’라는 멜로디는 공연이 끝난 후에도 귓가에 맴도는 듯했다. 다시금 우리의 삶의 모습을 반성케하는 뮤지컬 하드락카페였다.
내년 1월6일 서울에서 다시 공연
관객들로 하여금 현실에 쫓겨 잊고 지냈던 지난날의 꿈과 열정, 사랑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라고 제작진은 설명한다. 뮤지컬 하드락카페는 올해 말까지 대구, 부산 등의 공연을 끝내고 서울에서 내년 1월 6일부터 2월 11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최고의 뮤지컬배우 강효성, 문혜영, 송용진과 아시아 최고 재즈 가수 웅산 등 이들의 화려한 캐스팅 또한 주목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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