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9.26
제 9회 경산 마라톤대회
기록3:20:04
10월의 경주 동아 마라톤 대비 연습주로 참가한 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4년 만의 개인 최고기록을 새로 쓴 기념비적인 날!
최근의 꾸준한 연습이 가져온 결실이요, 보답이다.
경산 마라톤 대회는 2004년 마라톤에 입문하고서 처음 신청하여 하프 코스를 완주했던 대회였기에 나름대로 나에게는 의미 있는 대회였다. 누구든 처음이라는 의미는 소중하고 기억에 오랬 동안 남기 마련이다. 하지만 예상했던 과거의 코스와 판이하게 달랐다. 영남대 구내와 주변 도로 38Km를 나누어 4회 왕복하는 코스로 바꿔버려 실망스럽기도 했으나 연습주로 생각한 대회이기도 하고 또한 지난 2년 동안 정체되어 왔던 기록을 바꿔 보기위해 3시간40분 이내의 페이스 유지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출발선에 선다.
거의 20회 풀코스를 완주했지만 매번 출발선에 서면 긴장이 된다. 이 고통의 4시간을 어떻게 견뎌낼까?, 이번에는 마라톤 벽없이 완주할 수 있을까? 시간이 빨리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몸이 긴장을 했는지 다리가 약간 뻣뻣하다. 하지만 약간 흐린 날씨가 천만 다행이다.
운동장을 벗어나면서 약간의 오르막을 치면서 호흡이 가빠온다. 벌써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에 속도를 늦추어본다. 다시 영남대 구내로 접어들면서 약3Km의 완만한 오르막을 무난히 치고 올랐다. 학교 구내를 벗어나 우회전하면서 역시 긴 오르막을 오르면서 속도를 확인해보니 Km당 5분을 유지하고 있다. 후반 체력저하를 감안한 정상적인 속도이다.
오늘의 목표는 세 시간 40분 이내 이다.
3주 후의 경주 동아 국제마라톤을 위한 연습주로 참가한 대회였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겠다고 작정했기 때문에 마음이 조금은 편안하다.
첫 반환점을 턴하면서 내리막길에서 약간 속도를 높인다. 앞서 달리던 3시간 40분 페이스메이커를 추월하면서 다시 속도를 늦춘다. 마라톤 고수는 아니지만 많은 풀코스를 소화하면서 스스로 배운 가장 큰 진리는 “힘 있을 때 아껴라” “치고 싶을 때 참아라.” 였다.
페이스메이커와 약 30분 정도 동반주하다 보니 페이스메이커가 스스로 속도를 늦춘다. 본의 아니게 페이스를 추월하면서 다리가 풀리고 몸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이번 코스는 38Km의 구간을 나누어 4회 왕복하는 코스다. 처음에는 지루할 것 같았지만 1회, 2회 반복을 하면서 “이제 2바퀴 남았구나, 이제 마지막 바퀴다“ 라는 생각에 오히려 페이스 조절에 도움이 된 것 같았다. 특히 마지막 바퀴를 턴할 때인 약 30Km를 지나는 시점이 주는 의미가 달랐다. 반복된 왕복으로 인해 코스를 완전히 인지한 상태에서 마지막 바퀴를 위한 에너지 분배를 적절히 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2바퀴를 돌면서 파워젤을 공급하기로 되어 있었던 아내가 깜박했단다. 순간적으로 화가 벌컥 났지만 이내 진정이 된다. 요즘에 꼭두새벽에 일어나 이상한 취미를 가진 남편을 위해 아침밥을 챙겨주는 아내가 어디 흔한가? 어디 그뿐인가 직접 현장에 따라와서 봉사해 주는 여자가 어디에 있겠는가?
속으로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면서 뛰니까 오히려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흐흡도 편안해 진다. “매사에 감사하면 서 살자” 그렇게 살면 만사형통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더니 욕심과 화를 버리고 마음을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니 몸도 편안해 졌다. 내 몸이 가는대로 뛰고 있었다. 오르막은 천천히 내리막은 조금 빠르게....
마지막 바퀴를 턴하면서 마라톤 벽이 걱정이다. 매번 30-35Km에서 심한 고통을 겪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내내 불안했다. 하지만 마지막 바퀴를 거의 돌고 2Km남은 지점까지 호흡이나 근육통증이 전혀 없었다.
39Km를 통과하면서 나름대로 개인 최고기록을 확신했다. 지난 2006년 서울대회에서 기록한 3시간 28분은 무난히 넘어설 것 같았다. 이제 정상적인 속도만 유지하면 3시간 21-22분에 피니쉬라인을 밟을 것이다. 연습주로 참가한 대회에서 이렇게 좋은 기록을 낸다는 생각에 마지막 10분도 기분 좋게 완주할 수 있었다.
마지막 피니쉬라인을 통과하면서 박은희님이 생수를 들고 다가오면서 완주를 축하해준다. 아니 이런 영광이... 포항의 최고 기록 보유자이면서 대회장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만큼의 빼어난 미모의 여성 마라토너에게 환대를 받다니.. 오늘 기분은 짱입니다요!!!!
“선생님 오늘 무리하신 것 아닙니까?”
“조금 그런 것 같은데...”
라는 대화 속에 약간의 자신감을 숨길 수가 없었다.
사실 좀 무리했지만 그래도 풀코스를 뛰는 내내 마라톤 벽이나 신체적으로 특별한 이상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3시간 19분대에 04초가 모자라는 아까운 시간보다 길고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는 성취감과 4년 만의 개인 최고기록이라는 선물을 들고 포항으로 향하는 내내 행복했다.
첫댓글 좋은기록으로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이담에는 고향 경주에서 멋진 가을의 전설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평소의 지도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했는 결과같습니다..윤선생님 최고기록 축하드립니다..경주에서 전설을 위하여 함 합시다요..
감사합니다. 이번 경주대회에서 성공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우~와~ 기분 째지겠네요.
개인 신기록 축하드리며
경주 동아도 기대합니다. 힘!!!
대단하십니다..역쉬 준비된 선수는 뭐가 틀려도 틀립니다..회복 잘 하시고 주로에서 뵙겠습니다..씸~~~~~~
무신 말쌈을... 고수는 영원한 합니다. 계속 지도를 기다립니다.
저로서는 꿈조차도 꿀 수 없는 기록에 할 말이 없습니다.
윤셈의 수기를 다 읽고 나니까 왠지 쪽팔려 토달에 어떻게 가나 하고 걱정이 앞섭니다.
나는 마라통을 시작한지 12년이 되었건만 풀코스 한 번 참가하지 못했고
토달에서도 잴로 꼴찌로 초죽음이 되어 돌아오는 나 자신의 모습을 저도 잘 알고 있슴다.
그래도 죽기전에 풀코스 한 번 참가 해보겠다고 나름데로 남몰래 밤에 유강에서
안계댐을 두 번이나 같다온 경험에 이제는 언덕의 괴로움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기분이 들어 달리면서 혼자 씨~익 웃어봅니다.
토달에서 지적해 주신 내용을 귀담아 듣고 오늘은 런닝머신 16을 놓고
달리니까 주변의 직원들이 미상한 놈하네요
계수님 춘천에서 영광을 기다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전산부장님 반갑습니다.
기획이사님 기록갱신 왕축하 드립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자신과의 약속에서
크나큰 승리의 기쁨이되어 돌아왔군요. 저도 함 따라 갈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번 경주에서는 기획이사님만 쫓아 가야되겠습니다. ㅎㅎㅎ
미래의 포마 에이스가 무슨 겸손의 말씀을 하십니까?
지금의 기량이라면 아마 깜짝 놀랄 정도의 기록이 가능할 것입니다.
샘 정말 대단하십니다 ㅉㅉㅉㅉㅉ
토달때 열심히 뛰실때 알아봤지요, 다음엔 꼭 일내세요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난 언제 다시 주로에 서려나!!!! 그날을 위해 홧 팅---
종권님 건강하지요? 빠른 회복바랍니다.
시간 나시면 종합운동장 50바퀴 한번 더 .. 콜?
항상 주로에서 본인보다는 다른 회원들을 먼저 배려해주시는 윤동철선생님의 기록갱신을 축하드리며 저도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재영님 열심히 하고 있지요.
주로에서 재영님과 함께 뛰고 있으면 정말 행복합니다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신것을 축하 드립니다.
매번 주로에서 만날때 마다 박수로 힘과 화이팅 보내주시어 한결 가볍게 달리수 있어서
감사 드립니다.
오히려 제가 덕분에 잘 뛰었답니다. 감사합니다
윤선상님~
대단한 走力입니다...그동안 뼈를 깍아내는 훈련을 감내하면서
자신을 컨트롤하며 얻어낸 값진 결과이기에...준족으로써 완주의 기쁨 또한
배가 되었겠지요,본인 최고기록 수립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위원장님, 곧 주로에서 만납시다.
가을의 전설이 점점 다가오는것 같아 기쁩니다.새로운기록에 축하드리며,또다시 새로운기록을 향하여 진군의 나팔을 불어봅시다.
윤선생님! 올여름 연습하는걸 대이동에서 봤습니다만, 대단한 연습이었네요!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