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함양간 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신불산에 바람구멍이 생긴다.
울주군 청량면에서 시작하는 고속도로는 경남 함양군까지 144.8km로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총 공사비는 5조 8,800여 만 원이란다. 청량면에서 시작해 삼남면 가천리를 상북면 배내골로 가 밀양으로 넘어가는 코스다. 이때 신불산을 관통해야 한다. 신불산 아래 6.8km를 터널 노선으로 확정했다. 삼남면 가천리 심천저수지 남쪽에서 무지개폭포 북쪽 건너편 골짜기까지 신불산 정상 아래를 관통한다. 이어 도로는 파래소 폭포 옆을 통과한다. 죽전마을 위쪽 부근에 배내골 나들목이 설치된다.
노선확정이 어렵던 차에 지난 3월 나들목 설치결정이 났다. 배내골 나들목 설치확정까지 노선확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당초 영축산을 통과해 양산 배내골로 통과하려 했으나 통도사와 양산 주민들이 강력 반대했다. 울주 배내골 쪽으로 올라오니 또다시 주민들이 통과만 하는 고속도로는 반대한다고 했다. 이런 연유에서 인지 3백억원 가량의 공사비가 더 들어가지만 배내골 나들목이 생겨났다. 이 고속도로는 나들목을 6개에서 7개로 늘리면서 공사비와 공사기간도 처음 발표 때보다 많이 늘었다.
지난해 노선을 확정하고 올 1월부터 신불산 상단 휴양림 위쪽 신불재 건너편 임도변에서 터널건설을 위한 지질조사를 하고 있었다. 가지산 터널에서 우리는 보았듯이 얼음골 위쪽 산 정상 아래에 큰 환풍기가 설치돼 있다. 목욕탕 굴뚝과 비슷한 모양으로 불쑥 튀어나와 있다. 신불산 터널이 된다면 가천리 쪽 신불산 정상 아래 부근이나 반대편 파래소 폭포 인근 산에 환풍구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는 영남알프스의 앞면 얼굴에 없어지지 않을 흉터를 내는 꼴이다.
또 다른 분들은 신불산 터널이 산에 큰 바람구멍을 내게 된다고 걱정한다. 신불산은 울산의 명산으로 그 역할이 가히 크다. 지금까지 울산과 울주군을 먹여 살리고 보호해 왔다고들 한다. 그런데 이 명산을 관통하는 구멍을 낼 경우, 울산의 풍수지리적인 여건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우려된다고 했다. 바람구멍을 통해 좋은 기운이 빠져나가고 나쁜 기운이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신불산과 영축산 사이에 위치한 단조습지를 비롯한 억새 군락지들도 길게는 수분이 빠져나가 식생 자체가 변화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따라서 신불산터널에 대해 경관평가 및 산지습지를 비롯한 자연생태계 훼손에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도로가 되면 경남 서북부 낙후지역 발전과 영호남을 연결하는 이점이 있고 통행시간도 단축된다고 한다. 신불산을 뚫지 않고 밀양으로 갈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국도 24호선이 고속도로와 별반 차이가 없다. 이 도로를 함께 사용했으면 한다. 현재 얼음골에서 미개통된 구간은 연내 완공된다고 하니 실용성이 있어 보인다.
신불산 케이블카나 천황산, 재약산에 설치될 풍력발전기만큼이나 신불산의 경관과 자연환경을 망칠 우려를 낳은 고속도로 건설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 어떤 개발계획보다 큰 폭발력을 갖고 있다. 양산과 울산 쪽으로 노선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도 이 터널을 놓고는 경관적, 환경훼손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 더욱 안타깝다.
지난 4월 8일, 영축환경위원회도 현장답사를 통해 신불산터널 현장을 둘러본 위원들은 신불산터널이 가져올 경관훼손에 크게 우려들을 표했다. 이 도로가 적자를 세금으로 보태주는 민자 고속도로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지금이라도 이 도로에 대한 이용과 효과를 다시 한 번 따져봐야 한다.
신불산은 공룡이 뛰어다닐 때부터 있었던 산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이렇게 여러 곳을 헐어내고 뚫고 헐려는 계획들이 계속 쏟아지는지 모르겠다. 후손들도 이용하도록 여지를 남겨뒀으면 한다. 다소 불편하고 돌아서 가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