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의1973년, 그 해 여름
총 2부작 특별 시리즈의 첫 편, 1973년 7월 베니스의 '골드짐'(Gold's Gym)으로 돌아가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삶과 훈련을 상세히 들여다본다. 전설적인 영웅을 탄생시킨 피와 땀으로 얼룩진 혹독한 훈련을 엿보자.
글: 숀 페린
그림설명 "으라차차!" 강도 높은 훈련의 일인자 아놀"
캘리포니아 베니스 '골드짐'. 데니 게이블이 프리처 컬 세트를 막 끝내자 일명 '업계 최고의 팔'을 재빨리 점검해 보는 아놀드 슈워제네거.
지금까지 아놀드 슈워제네거처럼 수많은 분석, 조사, 심지어 해부의 대상이 된 보디빌더는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는 보디빌딩계의 우상이다. 미스터 유니버스 5연패, 미스터 올림피아 7연승. 성공한 대회 프로모터, 보디빌딩의 세계 사절, 최고 유명인사. 이 화려한 경력의 마지막은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장식했다. 미스터 월드까지 차지했던 아놀드는 세계 최대규모의 경제를 총감독하고 있다. '오스트리안 오크'(Austrian Oak:아놀드의 별명)의 훈련에 관한 웬만한 내용은 모두 다루었다는 말은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러나 사실을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무수히 많은 기사들이 아놀드가 어떻게 거대한 근육을 만들었고, 대퇴사두근을 훈련했고, 삼각근을 완성했는지에 관해 설명해왔다. 하지만 모든 이의 비교대상이 되는 유일한 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관해 철저한 조명을 한 종합적인 기사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더욱이 종아리 훈련에 관한 많은 보고서를 보면 고통과 땀과 때론 구토에 이르기까지, 이런 모든 인간적인 면은 누락돼있다. 그래, 구토에 관한 얘기까지 읽을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아놀드는 역사를 통틀어 어떤 보디빌더 못지않게 열심히 훈련했고, 오늘날 대부분의 프로선수들 조차도 짐작하지 못할 많은 수의 세트와 반복을 일주일에 해치웠다. 1973년 여름, 다가오는 미스터 올림피아 준비로 훈련에 빠져 있었다. 아놀드는 4연패 타이틀 달성을 노리고 있었다. 영원한 경쟁자 세르지오 올리바와 당시 함께 보유하고 있던 3연패 기록을 깨드릴 수 있는 기회였다. 아놀드는 9월 대회에서 유력한 후보였지만 '아놀드'라는 이름만으로 보장 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절친한 친구인 프랑코 콜럼부는 신장에서 22.5㎝나 뒤지지만 박쥐 날개 같은 어깨와 갈라진 가슴근육 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인 상대였다. 프랑스의 세르지 누브레는 매년 꾸준히 나아지고 있는 데다가 심지어 아놀드를 능가할 정도의 섬세한 몸을 지닌 몇 안 되는 보디빌더 중 하나였다. 올리바 또한 강력한 경쟁자였다. 올리바가 1973년 미스터 올림피아에 출전할지는 미지수였지만 만약 그전 해의 환상적인 자태와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아놀드는 죽을 둥 살 둥 제 역량껏 싸워야 할 것이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던 미스터 올림피아 아놀드는 그 해 여름 맹렬한 기세로 훈련장에서의 전투를 시작했다. 아놀드가 선택한 훈련장은 약 100평 정도의 콘크리트 건물로 8년 전 조 골드가 설립했다. 퍼시픽 가(街)와는 수 미터 거리이고 태평양과는 수백 미터 떨어져있다. 1973년을 오기까지 몇 년, 수십 명의 다른 개척자들과 함께 척박한 땅, 아무도 진가를 알아주지 않는 스포츠에 과감히 도전하며 골드짐을 자신의 고향, 사원, 쉼터로 만들었다. '보디빌딩계의 전설' 이라는 그의 위치가 만들어진 곳이다. 1973년 여름 어느 날, 전문 보디빌더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체육관에서의 하루를 그려보았다. 실제사건을 각색한 것이기는 하지만, 수 많은 관련 명사의 진실한 진술을 바탕으로 했고 여기에 소개될 훈련은 아놀드와 훈련 파트너가 시즌기에 실제로 했던 것들이다. 현재 빛나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체육관으로 가서 보디빌딩의 우상인 아놀드의 훈련모습을 들여다본다.
독일 뮌헨에서 알버트 부세크가 찍은 사진. 아놀드의 위엄 있는 상체근육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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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7월 16일 월요일
오전 8시 56분
켄 월러는 두툼한 왼손으로 오렌지색 머리를 쓸어 넘기며 오른손으로 지루하다는 듯 신문을 이리저리 훑고 있다. 하품을 하며 의자를 밀어 젖혀 골드짐 프런트에서 일어난다. 180㎝의 훤칠한 키. 사무실 저쪽 편을 흘긋 보다가 빨간 보온복에 아디다스를 신고 데드리프트를 하는 한 남자를 어렴풋이 본다. 사람으로서는 절대 들 수 없을 것 같은 340㎏의 중량을 들고 조금의 멈칫거림도 없이 단 5초 만에 들었나 놓기를 두 번. 월러는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작은 놈 치곤 꽤 괜찮군." 월러가 지친 기색이 전혀 없는 프랑코 콜럼부에게 소리친다. "누구한테 작은 놈이라는 거야?" 이탈리아 억양이 들어간 영어로 싱긋 웃으며 콜럼부가 대답한다. 갑자기 완전히 다른 억양의 목소리가 체육관 뒤에서 점점 크게 들려온다. "그만해, 케니, 그 녀석 그냥 내버려둬. 날 따라 오려면 할 일이 태산 일걸!"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골드짐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퍼시픽 가(街)와 마주하고 있는 커다란 앞 창문 사이로 갑자기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는 듯 했다. 모든 사람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25살짜리 오스트리아인을 향해 돌아선다. 그가 또 무슨 말을 할지, 무엇을 하려는 건지 궁금해 하면서. 아놀드는 콜럼부에게 다가가서는 힘찬 포옹을 나눈다. 이 둘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10년간을 절친한 친구이자 룸메이트이자 동업자로 살아왔다. 지금은 아니지만 가끔씩 같이 훈련을 했다. 콜럼부는 아침형 인간인데다가 같이 훈련하기에는 힘이 너무 셌다. 데니 게이블과 켄트 쿠헨은 플랫 벤치 근처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었다. 게이블은 아마추어 중 최고로 전국대회에서 우승할 준비가 돼있었고, 쿠헨은 미스터 아메리카 대회 출전준비를 하고 있었다. 훈련에 관한 한 두 사람은 절대 게으름뱅이가 아니었고, 게다가 아놀드 못지않은 맹렬한 기세로 훈련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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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1분
아홉, 열, 열하나. 아놀드는 60㎏ 중량을 15번 박자에 맞춰 가슴에서 빠르게 들어올리고 있었고 게이블은 조용하고 단조로운 목소리로 그 수를 세고 있었다. 아놀드가 바를 내려놓으며 벤치에서 일어나기 무섭게 쿠헨은 올림픽 바를 들고 벤치에 누워 똑 같이 가볍게 15번 반복을 시작했다. 30초 후, 케이블이 그 자리에 누워 15회 웜-업 세트를 하고 있다. 이리저리 여러 사람과 잡담을 하며 골드짐 뒷문으로 들어설 때와는 달리 아놀드는 운동에만 열중하고 있다. 지금 이순간은 훈련 파트너와 함께 플랫-벤치 프레스 7세트를 할 뿐 다른 어떤 것도 개의치 않는다. 환상의 트리오는 세트당 12번 반복으로 벤치 프레스를 할 것이다. 처음 몇 세트는 100㎏ 중량으로 시작해 중량판을 추가하면서 강도를 높여나갈 것이다. 운동 중간쯤부터는 흉근에 피로를 느낌에 따라 중량판을 빼내기 시작할 것이다.
오전 9시 24분
아놀드는 105㎏ 중량으로 인클라인 벤치 프레스 한 세트를 마쳤을 쯤 쿠헨과 게이블은 18살 혹은 20살 정도로 보이는 아가씨 하나가 앞 창문 유리에 바짝 기대어 두 손을 눈에 동그랗게 갖다 대고 안을 들여다보고 있음을 눈치챈다. "들어와요, 괜찮다니까요!" 쿠헨이 미소 지으며 소리친다. 골드짐이 단골이 된 사람들은 원래 구경꾼이었거나 별 생각 없이 쳐다보던 사람이었거나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었다. 마을에 체육관이 하나 밖에 없는 경우라면 더더구나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게이블과 쿠헨은 아놀드의 지휘에 맞춰 연주하기 시작했다. 세 남자는 상대적인 근력과 취약점에 따라 중량판을 추가하거나 빼면서 12회 반복, 5세트를 수행한다. 훈련시작한지 30분도 안된 지금 세 사람의 반복수를 다 합치면 297개가 된다. 본 게임은 이제부터다.
오전 9시 35분
플랫-벤치 플라이 시간. 목표는 12회 반복, 5세트. 하지만 22.5㎏ 중량이 버겁게 느껴지기 시작하면 10회로도 충분하다. 다음에 8회. 게이블이 5번째 세트를 마쳐가고 있을 때 콜럼부가 손을 흔들며 월러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아놀드에게 독일말로 뭔가를 말하니 그도 같은 말로 답변하며 웃는다. (둘 빼고는 아무도 알아 듣지 못하는 똑 같은 말) 콜럼부도 킬킬 웃더니 뒷문으로 향한다.
오전 9시 50분
올라갔다 내려왔다, 다시 반복. 아놀드는 커다란 태엽 장난감처럼 딥 바에서 운동하고 있다. 사슬에 22.5㎏ 덤벨이 고정된 벨트를 차고 있다. 12번 반복, 그리곤 10번, 10번, 8번, 6번. 게이블은 체격이 더 큰 아놀드를 따라 가느라 진땀을 빼고 있고 더 노련하지만 정이 많은 쿠헨은 파트너들에게 보조를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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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01분
"이봐, 데니, 이번엔 흉곽확장이다!" 아놀드는 파트너에게 덤벨 풀오버를 하자고 제안한다. 그는 이 운동으로 실제로 뼈 구조까지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그런지 아닌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지만 누군가 딴지를 건다면? 이 운동의 맹신자 아놀드는 가슴둘레가 무려 143㎝에 달한다. 9번째 반복을 하다 실패한 후, 게이블은 36㎏ 덤벨을 떨어뜨리며 누워있던 벤치에서 몸을 일으켜 바닥에 선다. 아놀드는 옅은 미소를 띤 채 땀에 흠뻑 젖은 게이블의 등을 토닥거린다. 케이블은 한 숨 돌리며 체육관 벽에 일렬로 붙여져 있는 기관차 운행시간표를 흘끗 본다. 하지만 힘들어 죽겠는데 쉴 수도 없다. 이제 등 훈련을 할 차례이기 때문.
오전 10시 28분
월러는 트라이셉스 푸쉬다운을 하려고 데스크에서 나왔다. 캐나다 프로 풋볼선수다운 강도로 반복 또 반복 한다. 아놀드, 쿠헨, 게이블은 이미 첫 번째 등 운동(친스) 중이다. 아놀드는 와이드-그립 친스 첫 번째 세트의 절반을 했다. (아주 넓게 잡았다) 골드짐의 치닝기구는 끝이 구부러진 긴 바 형태이다. 바 길이는 적어도 150㎝인데, 아놀드가 바를 잡으면 새끼손가락이 거의 바 끝에 닿는다. 15번 반복을 끝남과 동시에 아놀드는 광배근을 신전시키며 몇 초간 매달려 있다가 쿠헨에게 자리를 내준다. 곧바로 이어서, 쿠헨은 키가 작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바 밑에 놓아 둔 상자 위에 올라서서는 끝이 구부러진 금속 바를 와이드-그립으로 잡는다. 1분도 채 안되어 게이블 차례가 됐고, 그가 똑 같은 방법으로 운동을 시작하자 벌써 아놀드가 거대한 팔을 흔들며 준비를 하고 있다. 다시 아놀드의 차례가 되어 바 앞으로 다가가는데, 한 야윈 남자가 느린 걸음으로 20발짝 정도 걸어 세 남자에게 다가왔다. 남자는 헛기침을 하더니 펜 한 자루와 다가오는 보디빌딩 대회에 관한 전단지 한 장을 아놀드에게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정말 팬인데요. 싸인 좀 해주실 수 있는지…" 그 남자는 더듬더듬 말했다. "이봐, 꼬맹이, 우리 지금 집중하고 있잖아. 대체 뭘 원하는 거야? 고작 싸인 하나 때문에 우리가 1년 동안 공들인 노력을 망치려 드는 거야?" 쿠헨이 쏘아 붙인다. 기름으로 번쩍거리는 거구 세 명이 버티고 서서 그를 쳐다보자 그 젊은 남자는 완전히 얼어버린다. 갑자기 아놀드가 어깨에 힘을 빼며 씽긋 웃음을 짓는다. "이봐, 저 놈이 하는 말은 신경쓰지마. 저 녀석이 오늘 고기를 못 먹었거든." 쿠헨과 게이블을 웃음을 터트리자 감돌던 모든 긴장이 사라졌다. "이리와, 내가 싸인 해줄게." 아놀드가 말을 걸자 남자도 세계 제일의 거구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을 줄 알았다가 이제야 마음을 놓는다. 아놀드, 쿠헨, 게이블은 각각 와이드-그립 친스를 15회를 시작으로 12회, 10회, 8회, 8회 총 5세트를 끝냈다. 세 사람의 반복수를 다 합하면 159이다.
오전 10시 45분
아놀드는 막 치닝을 마친 바에 V-바를 건다. 먼저 왼손으로 V-바를 중앙에 두고 오른손을 올려 양손으로 단단히 잡는다. 얼굴은 '강도'라고 말하고 싶은 듯 절규하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실제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자, 아놀드! 진지하게 한번 해보자!" 체육관 반대편 중간쯤에서 한 목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엄청난 근육과 살집 하나 없는 복부를 지닌 미스터 월드 경쟁자 빌 그랜트다. "난 태어날 때부터 진지했어." 그랜트에게 부끄러운 듯 재빠르게 희미한 미소를 보낸다. 곧바로 바닥에서 발을 떼고 양 발목을 서로 엇갈린 다음 12회 반복한다. 마지막 반복을 끝내고 발을 펴면서 바닥에 내려 놓고 V-바는 손에서 놓는다. 팔을 앞뒤로 크게 흔들며 진자운동을 하자 2시간 전 체육관에 들어설 때 사람들과 몰려 다니기 좋아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전혀 다른 사람이 서있다. 우선, 땀에 목욕이라도 한 듯 곱슬곱슬 해진 머리는 이마와 목에 마구 엉클어져 있다. 다른 하나는 거의 집착에 가까운 듯 보이는 심각한 의중을 드러내고 있다. 바벨이든 치닝 바(Chinning Bar)든 정복할 수 없는 상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 신발장 주변을 오고 가며 사람들이 나누는 농담에 들은 채도 하지 않는 것. 가장 큰 변화는 말 그대로 크기이다. 오전 9시 때 보다 눈에 띄게 몸이 켜져 있다. 훈련 중 혈액에 산소가 공급되어 혈관이 충혈된 것이라 일컫는 펌핑효과이다. 바로 지금, 아놀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최대로 펑핑된 상태이다. 반복수에 변화를 준(세트 당 12~8회 사이에서 변화를 주며) 클로스-그립 친스 4세트까지 마치고 나면 곧 바로 다음 운동으로 이어진다.
오전 11시 07분
"힘내, 아놀드, 세 번만 더." 게이블이 외친다. T-바 마지막 4번째 세트를 하면서 아놀드는 7번째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원래 세트 당 8회 정도 반복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게이블의 응원에 힘입어 세계 최고의 보디빌더는 숨을 가다듬고 장이 뒤틀릴 정도의 죽을 힘을 다해 3번 반복을 끝낸다. "잘했어, 친구." 게이블이 말한다. 쿠헨과 게이블도 10회 반복으로 모든 세트를 마친 후 같이 물을 마시러 간다. 몸집이 작지만 멋진 복근을 지닌 벨기에人 피에르 반덴스틴도 물을 홀짝이고 있다. "이봐, 피에르, 키가 작은 사람들은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시나?" 반덴스틴이 장난스럽게 복부에 잽을 날리자 고분격투가 포옹으로 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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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의 월/수/금 훈련 프로그램 |
운동 세트수 반복수 |
오전훈련 |
가슴 |
바벨 벤치 프레스 인클라인 벤치 프레스 플랫-벤치 플라이 딥스 덤벨 풀오버 |
1* 7 5 5 5 4 |
15 12 12 12-12-10-10-8 12-12-10-8-6 15-12-12-10 |
등 |
와이드-그립 친스 클로스-그립 친스 T-바 로우 벤트 바벨 로우 시티드 케이블 로우 |
5 4 4 4 4 |
15-12-12-8-8 12-10-8-8 12-12-10-10 12-12-10-10 12-12-10-10 |
종아리 |
덩키 카프 레이즈 스탠딩 카프 레이즈 시티드 카프 레이즈 |
4 4 4 |
12 12 12 |
오후/저녁훈련 |
대퇴 |
스쿼트 프런트 스쿼트 핵 스쿼트 레그 컬(스티프-레그드 데드리프트와 슈퍼세트로) |
1* 5 4 4 4 4 |
15 12-10-8-8-6 12-10-10-8 12-10-8-6 10 10 |
복부 |
로만-체어 크런치 시티드 레그 턱 |
4 4 |
25 25 |
* 웜-업 세트 ( 실제와는 달리 여기서는 아놀드와 친구들이 평상시하는 종아리 훈련 모두를 포함시키지는 못했다. 주의: 아놀드는 종종 가슴과 등 훈련을 슈퍼세트로 한다. 이 표에서처럼 평상시에는 각 부위별로 따로 훈련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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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12분
발가락에 힘이 들어가자 벤치의 가죽외피까지 함께 주름진다. 바벨이 아슬아슬하게 맨발에 닿을 정도로 내렸다가 상복부까지 들어올린다.(미친 듯이 83㎏의 중량을 올렸다 내렸다 반복한다) 12번 반복이 끝나자마자 발 간격 정도의 벤치에서 조심스럽게 바의 균형을 맞추며 내려온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벤트 바벨 로우를 즐긴다. 하위지점에서 근육에 자극도 더 많이 가해질 뿐더러 발가락이 벤치 표면을 단단히 움켜잡을 때 더 안정감을 느낀다. 쿠헨은 벤치에 올라서기 전에 몇 달 앞으로 다가온 1973 IFBB 미스터 아메리카 미들급에서 주 경쟁자가 될 밥 버드송에게 몇 마디 농담을 건넨다. 무대 위에서는 경쟁자일지 몰라도 체육관에서는 좋은 친구사이다. 골드짐에서는 모두가 다 그렇다. 142㎏ 중량으로 벤트 바벨 로우를 12회, 12회, 10회, 10회씩 세트가 끝나면 1973년 7월 16일 오전 11시 30분이 될 것이고 이 세 남자는 거의 2시간 반 동안 쉬지 않고 훈련을 하고 있는 셈이 된다. 그리고 그들의 훈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전 11시 23분
"파이팅, 데니, 챔피언이 돼야지. 안 그래?" 이 말에 힘을 얻은 게이블은 포효하듯이 기합을 넣으며 11회에 5회를 더하며 끝낸다. 첫 세트에 총 16회. "데니, 뭐 하는 거야, 마라톤 훈련이라도 하는 거야?" 쿠헨이 농담을 한다. 누구나 시티드 케이블 로우를 할 때면 자신만의 특유한 습관이 있게 마련이다. 트라이셉스 푸쉬다운을 할 때처럼 등을 곧게 세운 정확한 자세를 하라는 건 아니다. 대신, 몸을 약간 비트는 정도의 몸짓을 이용할 수 있다. 몸통을 웨이트 스택(weight stack)쪽으로 즉 앞으로 기울인다. 근육이 당기는 듯한 느낌이 나면 등 전체를 뒤로 당기며 V-바를 흉골 쪽으로 당긴다. 어깨는 뒤로 젖히며 등은 아치모양을 만든 상태로 유지한다. 세 남자가 마치 도미노처럼 연이어 세트를 해치우자 다른 운동에서는 볼 수 없는 이 운동의 묘미가 드러난다. 마치 중량판과 춤을 추는 것 같은 세 남자의 자세에는 서로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운동을 제대로 완벽하게 해낸다. 4번째 세트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이 트리오는 지친 듯 보인다. "두 번만 더, 데니. 이게 마지막이다!" 쿠헨은 파트너가 장거리 경주의 마지막 세트를 끝낼 수 있도록 격려하며 외친다. "아니, 네 번!" 아놀드가 소리지른다. "일곱, 여덟, 아홉, 열" 두 남자는 리듬에 맞춰 합창한다. 지친 게이블은 V-바를 손에서 놓자 시티드 케이블 로우 기구의 웨이트 스택이 몸에서 달아나며 쿵 소리를 낸다. "이봐, 기록을 깼어, 드디어 해냈군." 월러 역시 진지하게 말한다.
오전 11시 36분
"친구, 너무 푹 앉지마." 그랜트가 친구 쿠헨에게 농담을 건넨다. 쿠헨과 게이블은 덩키 카프 레이즈를 하는 아놀드의 등에 걸터앉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12회 반복 2세트면 오늘의 목적은 달성된다. 때론 더 많이 하기도 하지만 오늘은 아직 시간도 더 남아있고 또 뱃속이 요동을 친다. 아놀드가 보는 앞에서 훈련을 하기 위해 보디빌딩의 메카로 대륙을 건너와 구석에서 훈련하고 있는 용맹한 프랑스 보디빌더들이 배보다 더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다. 아놀드는 시간을 단축시킬 생각으로 빠르게 반복한다. '어서, 아놀드. 근육이 타 들어갈 때까지!' 속으로 중얼거리며 운동에 열을 올린다.
오전 11시 43분
아놀드, 쿠헨, 게이블은 31℃ 온도에서 2시간 반 넘게 훈련하는 중이었다. 세 명이서 2.3㎏ 이상의 땀을 쏟아냈고 정말 에너지를 재충전할 필요를 느꼈다. "로즈식당에서 보자." 아놀드는 휴지 한 장으로 땀 범벅이 된 눈썹을 닦으며 말한다. 로즈카페는 뒤뜰 햇볕이 잘 드는 야외식당이다. 게다가 단백질 및 복합탄수화물이 풍부한 메뉴로 골드짐 회원들에게 인기 있는 단골 음식점이 되었다. 아놀드는 축축한 노란 골드짐 러닝셔츠를 벗으며 샤워장으로 향한다.
오후 4시 32분
"뭐야, 무슨 일있었어, 2분이나 기다렸잖아, 데니. 가자!" 스쿼트 랙에서 쉰 목소리가 들려온다. 밥도 든든히 먹고 파도타기도 한 뒤라 기세 등등한 아놀드는 당장이라도 스쿼트를 할 것 같다. 아놀드는 벤트 로우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맨발로 스쿼트 하는 것을 선호한다. 벨트를 단단히 차고 20㎏ 중량판을 양쪽에 얹은 210㎝ 회색 금속 바 아래로 다가가 랙에서 들어올린 후 뒤로 세 발자국 뒷걸음친다. 발은 어깨 너비로 벌리고 발끝은 약간 바깥으로 둔다. 거울에 비치는 자신을 모습을 똑바로 응시하며 숨을 들이마신다. 엉덩이가 거의 발꿈치에 닳을 정도로 자세를 낮춘다. 이제 게이블 차례다. 쿠헨은 오늘 두 번째 훈련에 임해야만 했다. 이전에 이미 약속된 것으로 대신 오늘 밤 늦게 혼자서 훈련 할 것이다. 아놀드가 벨트를 건네주고 게이블은 운동을 시작한다. 15회 반복을 끝낸 즉시 아놀드를 따라 중량판이 있는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간다. 아놀드는 피라미드처럼 쌓여있는 중량판 더미에서 20㎏짜리 두 개를 빼낸다. 하나는 게이블에게 건네 둘이 같이 하나씩 바벨에 얹은 후 총 101㎏을 만든다. 두 남자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번갈아 가며 운동을 한다. 11.5㎏ 두 개를 더 얹은 123㎏로 세 번째 세트를 한다. 4.5㎏짜리 두 개를 더 추가해 132㎏로 네 번째 세트 이어서 136.5㎏, 141㎏. 아놀드는 예전엔 더 무거운 중량으로 훈련하곤 했다. 3년 전, 데이브 드래퍼와 훈련했을 땐 보통 180㎏ 이상의 중량을 사용했다. 180㎝ 키에 긴 다리를 가진 아놀드에게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23살인가 25살 때쯤 중요한 것은 중량이 아니라 훈련의 질임을 깨달았다. "좋아, 데니. 분발하자." 친구를 격려하는 아놀드.
오후 5시 04분
"아놀드! 어서! 세르지오가 기다리고 있어!" 게이블이 소리를 지른다. 101㎏ 바벨을 어깨에 걸치고 팔은 앞에서 교차시켜 몸을 지탱한다. 하위자세로 몸을 낮출 때 마다 애수와 함축을 담은 러시아 댄서처럼 보인다. 프런트 스쿼트 4번째 세트 중간쯤부터 아놀드는 확실히 평상시 보다 힘들어 한다. 고기 한 조각을 더 먹은 것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지만, 8번 반복을 하고 나서야 바를 내려놓는다. 108㎏ 중량을 벤치 근처에다 쿵 떨어뜨리며 벨트를 벗어 게이블에게 건넨다. 게이블도 8회 반복을 끝내고 바를 내려놓은 후 핵 스쿼트 머신 쪽으로 간다. 아놀드는 머리를 흔들며 벤치에서 고개를 든다. 때 마침 스탠딩 카프 레이즈에 한창인 월러가 어렴풋이 보인다. 월러는 업계에서 알아주는 다리를 지녔다. (핏줄이 울룩 불룩 뛰어난 근육질의 허벅지와 다이아몬드처럼 갈라진 종아리 근육) 아놀드의 핵 스쿼트에 대한 의지가 더욱 불타오른다.
오후 5시 22분
45° 기울어진 두 개의 금속 바와 아래 위로 미끄러지는 패드를 덧붙인 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풋내기에겐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 물건. 핵 스쿼트 머신은 사실 상상도 못할 잔인한 운동을 하기 위한 도구이다. 이 특별한 머신은 집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아주 얇은 바벨에 작은 구멍이 난 중량판을 용접해서 조 골드가 손수 만든 것이다. 아놀드가 12회 한 세트를 하고 게이블도 12회 반복한다. 둘이 각각 10회, 8회, 마지막 6회까지. "매번 할 때마다 죽을 것 같아." 반복을 끝낸 게이블은 숨을 헐떡인다. "넌 괜찮니?"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벤치에 앉아 있는 아놀드를 흘끔거리며 묻는다. 아놀드는 갑자기 일어서서 "금방 돌아올게."라고 중얼거리며 성큼성큼 급하게 화장실로 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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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36분
게이블은 순조롭게 레그 컬 첫 번째 세트를 하고 있고, 아놀드는 20㎏ 두 개와 11㎏ 두 개를 올림픽 바에 얹고 있다. 안색도 돌아오고 눈에는 불꽃이 타오른다. 게이블은 레그 컬 벤치에서 떨어져서 조심스럽게 느릿느릿 바벨 쪽으로 간다. "데니, 이것도 하자. 어서! 미스터 아메리카 되고 싶지. 그치?" 훨씬 생생해진 아놀드가 재촉한다. 아놀드는 레그 컬 머신으로 달려가서는 벤치에 뛰어오른다. 아침과 같은 정력으로 불같이 반복하기 시작한다. 두 남자는 대퇴사두근 운동으로 레그 컬과 스티프-레그드 데드리프트를 슈퍼세트로 한다. 6분 동안 휴식 없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계속 반복한다. 지치고 훈련한지 거의 4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총 22세트 허벅지 훈련의 마지막 반복을 완성시킨다.
오후 5시 44분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아놀드는 여자친구 바바라와 저녁도 먹고 영화도 보자고 약속했다. 게이블도 미스터 아메리카에서 경쟁하게 될 로저 콜라드와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 아놀드가 게이블을 대동하고 벤치로 다가갈 때 그랜트는 로만-체어 크런치를 하고 있었다. "야, 너 같은 사람은 이런 운동 할 필요 없어. 우리한테 양보해!" 그랜트는 최고의 복근 소유자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누브레와 반덴스틴도 만만치 않은 복근을 지녔다) '빨래판 복근'이라는 말은 울퉁불퉁한 그랜트의 복근을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 같다. 어쨌든 운동이 거의 끝나 가던 그랜트는 벤치를 내주면서 말한다. "알았어, 자식, 그래 나보다는 너희들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둘은 25회 반복 2세트를 불 같은 속력으로 쉼 없이 7분도 채 안되어 해치운다. 아놀드가 시티드 레그 턱을 하러 플랫 벤치로 걸어가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이라며 에디 줄리아니는 브루클린 방언까지 써가며 무하마드 알리를 흉내내려고 최선을 다한다. 아놀드도 자신의 상징인 '트위스팅 쓰리-쿼터 리어 더블-바이셉스(twisting three-quarter rear double-biceps) 포즈를 잠시 취하며 인사한 후 가던 길을 계속 간다. "4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줄리아니가 말한다.
오후 5시 52분
훈련 끝. 가슴, 등, 종아리는 오전에, 허벅지와 복근은 오후에. 몸의 절반은 완전히 지쳐 나가떨어졌다. 아니 적어도 성장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자극이 가해졌다. 몸은 그러라고 있는 거다. 충분한 영양과 휴식을 주면서 근육들이 잘게 찢어지는 고통을 느낄 때까지 강력한 자극을 줘라. 그러면 스스로 회복하고 성장한다. 지난 13년 동안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세상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해온 일이다. 아놀드와 게이블은 셔츠를 벗고 거울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한다. 아놀드는 바지를 치켜 올리고 허벅지에 힘을 준다. 두툼한 손가락 근육이 피부 밑에서 불끈불끈 튀어 오른다. 게이블은 한쪽 팔을 들어올린 채 몸통에 힘을 주며 숨을 내쉰다. 햇볕에 탄 피부 아래로 전거근은 일렬로 제 모습을 드러내고 복근도 형태를 드러낸다. 둘은 앞으로 5분 동안은 자세를 다양하게 바꿔가며 이러고 있을 것이다. 아놀드는 이렇게 포즈를 잡아 보는 것이 근육단련과 모든 중요한 근육들을 최상으로 분리시키고 혈관의 모습을 드러나게 하는 데 최고의 방법이라고 믿는다. 누가 감히 '짱'에게 반박하겠는가?
오후 5시 58분
"이제 가는 거야?" 줄리아니가 아놀드에게 묻는다. "응, 머슬 비치(Muscle Beach)로 가서 5시간 더 훈련하려고." 아놀드가 농담을 하자, "이봐, 난 농담 같은 건 안 하는 사람이네, 아놀드." 줄리아니가 대답한다. 게이블은 이미 샤워장으로 직행했다. 아놀드는 벨트를 움켜잡고 체육관 뒤로 향한다. "내일 봐, 짱." "당근, 내가 여기 말고 갈 데가 어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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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쵯오
존경스럽다 ~~~~~~~~~~~~~~~~~~~~~~~~~~~~
퍼갑니다..최고로 존경 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