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배출에 주력, 44명 선수들 운동하며 학업 병행 진천수 감독, 선수 개인별 파일 만들어 ‘맞춤형 훈련’ 시행
지난해 9월 강원도 영월에서 열린 대회에서 진천수 감독이 선수들에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동장군(冬將軍) 위세가 맹위를 떨치던 2월 15일 오전 11시, 충남 천안시 안서동에 자리잡은 태조산이 들썩였다. 단국대 태권도부 겨루기 선수 44명이 진천수 감독으로 호령 속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선수들은 산자락을 한 바퀴 달리고 100개가 넘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군말없이 강화훈련을 소화해 냈다. 훈련을 마시도 얼음이 떠 있는 냉수를 들이켜고 있는 선수들 옆에서 진 감독은 “훈련장소로는 최적”이라고 말했다.
충남 천안 단국대 태권도부가 과거를 발판삼아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단국대는 지난해 7월 이석준 교수가 태권도학과장을 맡고 대구 구남정보고에서 선수들을 지도한 진천수 코치가 겨루기 지휘봉을 맡으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이석준 학과장은 진 감독은 신뢰하며 지원과 배려를 아낌없이 해주고 있다.
단국대 태권도부는 특기생이 아닌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태권도학과생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고교시절 두각을 나타내지 않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많아 훈련 적응력이 좋고 기본기가 탄탄해 동기부여만 해준다면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
지난해 9월 강원도 영월에서 열린 대회에서 진천수 감독이 선수들에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진천수 감독은 태권도부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선수들의 개인별 파일을 만들어 이들의 장-단점과 훈련량, 부상정도, 대회 성적 등을 꼼꼼히 기록해 자료화했다. 선수들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있어야 맞춤형 훈련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진 감독은 “지난해 선수들과 지내다보니 하고자 하는 의지가 충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대체로 전자호구에 적응을 못해서 전자호구 특성에 맞는 기술을 중점적으로 훈련시켰다”고 말했다.
체력을 강화하고 전자호구에 맞는 기술을 집중적으로 익히니까 성적이 좋아졌다. 지난해 9월 강원도 영월에서 열린 제34회 한국대학태권도연맹회장기 전국태권도대회 겸 품새대회 2조 겨루기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우승했다.
또 제38회 전국대학개인선수권대회 남자부 종합우승도 했다. 김동균(-80kg급)과 남소리(-57Kg급), 조혜인(-73kg급)은 1조에서 3위를 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현재 진 감독은 득점을 획득할 수 있는 전문 기술훈련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유연성을 길러 회전 발차기와 연속 기술에 이은 얼굴 공격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키고 있다. 물론 근력을 강화하고 기초 체력을 증가시켜 방어능력을 보완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겨루기 선수라고 해서 운동만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은 태권도학과 학생들이어서 학과 수업을 100% 이수해야 한다. 학점 3.0이 넘어야 30%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 스스로 학업에 정진하고 있다. 그렇다고 훈련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진 감독의 최종 목표는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기대회와 국방부장관기대회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 선수들을 참가시켜 실전경험을 쌓도록 했다.
단국대 선수들은 지난해 8월 자매결연을 한 우즈베키스탄 대표선수들을 비롯헤 멕시코, 이탈리아 등 외국 선수들과 합동훈련을 하며 경기력을 향상시켜 왔다. 3월 중순 충남 청양에서 열리는 세계대학선수권대회 한국대표선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