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공항이 간사이로 이전하기 전에는
이따미에 있었습니다.
김포공항처럼 크지 않고 시내에 있는 공항이었지요.
여러 차례의 일본 연수중 저를 도와주신 분이 여자 선생님이셨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날 여기 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소개해 주고 어려운 일 있을 때마다
자기 일같이 발 벗고 나서준 고마운 분이셨지요.
일본 사람은 본심과 행동이(혼네와 다테마에) 다른 사람들입니다.
가기 전에 선배들로부터 이미 오리엔테이션을 받았기에 그냥 겉으로만
저러겠지 생각하고 대했지만, 지나면서 생각하니 드물게 그 분은 혼네와
다테마에가 일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지막 연수기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어느 일요일, 사적인 만남이 없는 연수지만
공부에 매달리느라 그 유명한 금각사를 한번도 보지 못하고 귀국하게 되면
후회될 것 같아 안내를 부탁하였습니다.
이런 부탁을 하면 안되지만 첨이자 마지막으로 부탁을 하였지요.
(일본에서 사전 양해 없이 가족과 지내는 일요일 시간을 뺏는 것은 큰 실례입니다.)
자주 얼굴을 마주 대하다 보면 가까워지는 건 어디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초가을 단풍이 물들어 가는 아름다운 금각사 경내를 걸으면서 처음으로 자기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딸만 데리고 갔던 영국에서의 유학 생활, 연구에 쫓겨
남편과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문제는 그 분의 이야기를 다 듣고 제가 무척이나 맘이 아팠습니다.
사연은 여기에서 말 할 수 없지만 사람 사는 것은 다 비슷한지 별로 좋은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맘이 많이 무거워서인지 돌아오는 길이 참 멀더군요.
그러나, 다음날 그 분은 여전히 활달하고 활기찬 예전의 그 사람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귀국하는 날은 일요일이고 할 일도 없어 예정 보다 일찍 숙소를 나서
공항 근처를 산책하다가 정말 놀랍게도 그분을 만났습니다.
전혀 기대 하지 않았는데....
근처 호텔 로비에서 출발 시간 기다리는 동안 차 한잔 같이 마셨습니다.
그때 나온 노래가 '문주란의 공항의 이별'입니다.
아마도 한국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 곳 이라서 한국 노래나
일본 노래를 틀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그 가사를 번역해 주었지요.
애절한 이별의 가사를.
출국 시간이 되어 들어 가시라고 하는데도 게이트까지 나와 주셨습니다.
문에 들어서면서 돌아보니 손을 번쩍 들어 인사하시는데..
제 착각인지 그 선생님의 반짝이는 눈물을 보았습니다.
첫댓글 닥터님, 저는 이노래에 애절한 사연은 없지만..제가 즐겨 부르는 노래랍니다. '사랑밖에 난 몰라'와 함께... 제 음색과 유일하게 잘 맞는 노래라는..저 혼자의 생각입니다.ㅎㅎ
일본 사람들이 본심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은 아마도 우리네 화끈한 혹은 속내를 참지 못하는 근성과 달라 그런 말이 생긴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암튼 예전엔 공항이 이별의 상징이었던 관계로 공항이 들어가는 노래제목이 참이나 많았습니다.특히 문주란님의 공항 시리즈,유명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