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부분에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번 여행중 규슈에서의 중요한 미션은 1989년, 1995년 제 학창시절 일본방문시 홈스테이한 가정의 방문이었습니다.
1989년 홈스테이한 댁은 기타큐슈 오리오역 근처였는데, 이사가버리셔서 못 만났고(두 댁 모두 아무 정보도 모릅니다. 당시 기억을 되살려서 역 근처에서 어떻게 걸어가면 된다, 이정도밖에 모르는 채로 갔습니다), 남은 1995년에 신세졌던 오이타 츠루사키역 근처의 '다케다' 가정으로 가는 여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츠루사키역에 다 왔습니다.

<사진 141> 닛포본선은 상당히 간선 노선이고, 특급열차도 꽤 자주 다니는 노선인데 오이타역을 지나니 단선이더군요.

<사진 142> 목적지 츠루사키역에 다 왔습니다. 실로 15년 만입니다. 한편, '명소안내'안내판에 무형문화재 '츠루사키도오리'가 보이시죠? 저게 일년에 여름철 이틀동안 하는 행사인데, 이때까지는 몰랐지만 대단히 운이 좋게도 제가 간 날이 그중 이틀째 날이였습니다.

<사진 143> 츠루사키역의 과선교를 지나고 있습니다. 설레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리오역에서처럼 또 안 계실까, 아님 만나게 될 까...

<사진 144> 츠루사키 역 광장입니다. 자전거가 대단히 많군요.

<사진 145> 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옛날 제가 신세졌던 집입니다. 바로 저 앞의 '미나토'음반점입니다(아주 확률은 희박하겠지만 회원분들 중 여기 가실 일이 있으시면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 가게가 그대로인 걸 보고 예감이 대단히 좋았는데, 역시...

<사진 146> (초상권보호를 위하여 저를 제외한 분들은 얼굴을 가렸습니다) 실로 15년만의 만남입니다. 처음에는 정말 얼떨떨하시다가, 조금 지나니 인근의 분가한 가족, 이모님 등 마구 부르시더군요. 저도 정말 어찌나 반가웠던지... 실은 오랫동안 연락을 나누지 않던 터여서,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의 건강이 걱정되었는데 80대 후반의 연세가 무색하게 너무 정정하시더군요.

<사진 147> 다케다 가족과 벳부온천에 온천욕을 하고, 저녁식사를 한 후 마츠리 구경을 왔는데, 이것이 아까 잠시 말씀드린 '츠루사키도오리'입니다. 동네 마츠리 수준의 규모였지만, 저 춤이 무형문화재라니 새삼 다시 보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진 148> 다시 다같이 한컷~ 동네사람들이 다 참여하는 행사라 제가 간 댁의 아주머님과 따님(옛날에 제가 갔을 때 초등학생이었는데 성숙한 처녀가 되었더군요)도 한껏 멋낸 차림으로 춤을 마치고 같이 자리하였습니다.

<사진 149> 마츠리의 마무리는 역시 하나비~

<사진 150> 아쉬운 작별을 나눈 밤 12시의 오이타 역전입니다.
본래는 선물을 드리고 옛날 잘 돌봐주신 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곧 헤어지려는 계획이었는데, 도대체 놓아 주질 않으셔서(^^ 정말 막 못가게 했음) 집에서 계속 이야기하고 벳부에 온천욕을 다녀오고 저녁식사하고 마츠리구경하고 집에서 한 숨 돌리고 난 후에야 제가 밤차(드림니치린)를 타야 한다고 하니 오이타역까지 데려다 주시더군요. 정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사진 151> 드림 니치린이 도착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아서, 오이타역을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오이타역의 역사를 담은 전시물입니다.

<사진 152> 드림 니치린 이외 모든 열차가 종료된 한산한 오이타 역 개찰구입니다. 새벽 첫차들이 전광판에 나와 있군요.

<사진 153> 드디어 드림니치린이 도착하였습니다. 아시겠지만, 드림니치린은 운행시간관계로 이 오이타역에서 약 2시간동안 정차합니다. 일찍 승차하여 한숨 자기로 합니다.
(닛포본선 특급 드림니치린, 783계, 08.23 03:25 오이타-08.23 06:25 미야자키 탑승, 이동거리 207.0km, 표정속도 69.0km/h, 운임 3,880엔, 요금 1,890엔)

<사진 154> 드림니치린의 783계 전차는 사진처럼 차량 중앙부에 출입구 및 데크가 있고 이렇게 그린샤와 보통차가 공존하는 차량도 있습니다. 저는 보통차, 자유석이었습니다.

<사진 155> 보통차 자유석을 타니 빈자리가 아주 많았습니다.일요일 밤이라 그런가.. 덕분에 맞은편 좌석을 돌려서 4인좌석을 독차지하고 편하게 자면서 갈 수 있었습니다.

<사진 156> 한숨 푹 자고 나니 노베오카 역입니다. 이제 시간도 새벽 5시가 넘었고, 하늘이 조금씩 부옇게 밝아오기 시작합니다. 한편, 이 역은 2005년 태풍피해로 운휴하다가 2007년 정식으로 폐지된 타카치호철도의 분기역이기도 합니다.

<사진 157> 미나미노베오카 역입니다. 작은 역이지만, 인근의 화학공장때문에 화물전용선도 취급하는 역입니다.

<사진 158> 카도가와 역입니다. 본 드림니치린 등 일부 특급열차가 정차하긴 하지만, 2007년 일평균 444인 승차의 작은 역입니다.

<사진 159> 카도가와 역을 지나자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고, 일출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차창에 빛이 반사되어 해가 두개로 보이는군요.

<사진 160> 마치 속초시의 영랑호와 같은 석호의 모습입니다. 바닷물과 호수 위로 새로 뜨는 아침해가 눈부신 빛을 내면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음편에 미야자키, 특급 기리시마의 여행이 이어집니다. 안녕히 계세요~
첫댓글 15년만에 그 집에 가서 가족들을 만날 수 있으셨다니, 반가웠겠네요. 아름다운 추억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도 보기좋네요
그리운 분들과 함께 때맞춰 열린 마을 축제에서, 온천에서 소중한 시간을 보내셨네요. 일본땅에서도 이렇듯 따뜻하게 반겨줄 '인연의 고리'가 있으시니 부럽기만 하군요!
노베오카와 미나미노베오카에 갔을 때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었죠;; 타카치호철도의 흔적을 보고 싶다는 말에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것도 없습니다라고 말하던 역장님이 떠오르네요...
다들 감사합니다. 한편으로는, 제가 정말 너무 뜻밖에 찾아가서 저 분들도 반갑기도 하셨겠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상당히 폐를 끼친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전혀 내색 안하시고 오히려 짧은 시간에 식구들끼리 의논하시더니 온 식구가 하루종일 귀한 시간과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고 저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겨주셨습니다.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군요. 그리고 츠루미선 103계님... 아쉬운 이야기군요. 하긴, 그분들께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번에도 만나지 못하시면 어쩔까 걱정했습니다 :)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아이구, 고맙습니다. 저도 오이타로 가면서 '이번에도 못만나면 어쩌나'하고 많이 걱정했던 생각이 납니다^^
하양종이님!!
님의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일전에 쪽지 하나 보냈는데 혹시 보셨으면 답장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꼭 읽어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