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태풍 나비 영향권에 접어든 부산권은 강한 폭풍우속에 뱃길과 항공편 운항 중단, 학교휴업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부산권역은 29㎜의 비가 내린 가운데 본격적인 태풍 영향권에 접어들 오후부터 최고 150㎜ 안팎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저지대 침수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 14호 태풍 나비의 영향권에 든 6일 부산 남천동 방파제에 밀어닥친 파도가 어선들을 덮치고 있다. /김용우 기자 | |
현재 초속 11m인 바람도 오후부터는 초속 25m 안팎으로 거세질 것으로 전망돼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날 오전 부산시 교육청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부산 사하구, 기장군, 영도구.강서구 등 4개구 초.중.고교에 임시휴업을 권장했고, 이에 따라 부산 영도구 중리초등학교 등 27개교가 하루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부산시.부산항만공사.부산해양수산청 등 유관기관들도 태풍내습에 따른 비상근무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500t급 미만 중.소형 화물선 700여척이 부산항 5물양장과 감만시민부두로 대피했고, 어선을 비롯한 2천여척의 소형선박은 인근 항.포구로 피항했다.
컨테이너선 등 500t급 이상 대형선박 1천여척이 경남 진해만과 거제 고현만, 신항만 등으로 피항했으며, 신선대와 자성대부두 등에서 하역작업을 하던 컨테이너선들도 밤샘작업을 통해 오전 8시 모두 작업을 마치고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부산항만공사와 부산해양경찰서는 부산 북항 일대를 돌며 미처 대피하지 못한 선박들의 피항을 유도하는 한편 선주와 선장들에게 선박결박을 당부하는 등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특히 2003년 태풍 매미때 큰 피해를 입었던 컨테이너터미널측에 시설보호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태풍의 진행과 규모에 따라 하역작업중단을 지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재 남해동부해상 등 앞바다에 높이 4m 이상의 높은 파도가 일면서 부산연안부두를 기점으로 한 한.일 여객선과 연안 여객선이 5일 오전부터 이틀째 전면 통제되고 있다.
부산 기장군과 해운대구 등 일부 해안가 횟집 등이 대부분 철시한 가운데 해일까지 우려됨에 따라 부산 해운대구 등 해안가 일부 저지대 주민들도 안전지대로 속속 대피중이다.
강풍으로 인한 피해도 서서히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난기류 발생으로 6일 오전 8시 김해공항 도착 예정이던 김포발 대한항공 KE1101편 등 항공편 6편이 결항됐다.
부산 남구 이기대와 배정고교 앞 도로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 강풍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부산지방경찰청사 등 시내 곳곳에서 정전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6일 오전 4시께 부산 부산진구 부암고가도로에서 영업용 택시와 승용차가 정면 충돌, 택시운전자 등 2명이 크게 다쳤고, 이어 오전 4시 20분께 부산 북구 덕천동 남해고속도로 진입도로에서 승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운전자 등 2명이 중상을 입는 등 빗길 교통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한편 부산시는 재해대처단계를 3단계 경계단계로 높여 3천300여명의 직원들에 대해 비상근무에 돌입토록 지시하는 한편 대형 공사장과 둑 등 재난 취약지 326곳에 대한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해일피해가 우려되는 해안지역에 경찰과 소방인력을 집중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토록 했다.
6일 태풍경보가 발효된 울산지역에는 강풍과 폭우로 실종자와 이재민이 발생하고 시가지 도로와 공단진입로가 대부분 침수돼 차량통행이 통제되는 등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울산시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북구 효문동에서 주민 1명이 급류에 휩쓸여 실종되고 저지대 주택 90여채가 침수돼 주민 150여명이 인근 학교와 성당, 동사무소 등에 대피했다.
시가지 간선도로와 공단의 집입로가 대부분 침수돼 시민의 발이 묶이면서 일부 기업체의 교대근무가 지연되고 근로자들도 제때 퇴근을 못하고 있다.
또 산사태가 나고 축대와 성벽 등이 붕괴돼 주민들이 대피했다.
울산시청과 구.군은 전 공무원이 비상근무에 돌입해 침수지역에 긴급 배수작업을 벌이는 등 피해예방과 복구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유치원과 초.중학교는 수업을 단축하고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이런 가운데 울산지역에는 1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
▲강우량 : 오후 5시 현재 평균 228㎜의 비가 내렸다.
5일 내린 22.5㎜를 합쳐 태풍 ’나비’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내린 평균 강우량은 250.5㎜다.
특히 바닷가인 북구 정자동 일대에는 이날 하루만 392㎜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바람은 육지가 초속 10~15m, 바닷가에는 20m 안팎이다.
▲실종자 발생 : 오전 11시15분께 북구 양정동 율동천에서 신원을 알 수없는 70대 남자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경찰과 해경, 119구조대 등은 실종자가 바다로 떠내려갔을 것으로 보고 수색중이지만 비바람이 강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택침수.이재민 발생 : 하천 범람으로 90여채의 주택이 고립되거나 침수돼 15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오후 4시30분께 북구 연암3통이 침수돼 40여가구 80여명이 효문초등학교와 효문동사무소로 대피했으며, 남구 야음2동 여천천이 범람하면서 일대 주택 30여채가 침수돼 주민 60여명이 야음성당으로 대피했다.
오후 2시께는 남구 두왕동 진입교량 아래 하천이 넘치면서 마을 20여가구가 침수됐다.
▲도로 침수 : 시가지 간선도로와 공단진입로가 대부분 잠겨 차량통행이 통제되면서 시민들의 발이 묶였고 기업체 퇴근시간대에 교통이 최악의 상태로 마비되고 있다.
오후 2시께부터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진입로인 염포로와 아산로, 온산국가산업단지 진입로인 덕하삼거리, 석유화학공단 진입로인 여천오거리 일대가 침수돼 차량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시가지 간선도로인 남구 울산역 앞과 울산상공회의소 앞, 중구 일중학원 앞과 성남지하도 등도 통제됐다.
▲기업체 피해 : S-OIL 등 온산국가산업단지와 석유화학 공단내 기업체들은 공장 진입로 침수로 차량통행이 통제됨에 따라 오후 3~4시 사이 교대근무가 지연됐으며, 일부 교대자들이 출근하지 못해 앞 근무자들이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
또 공단으로 들어가거나 나가는 차량의 통행이 통제돼 물류수송이 대부분 중단됐다.
현대중공업은 건조중인 컨테이너선 등 운항가능한 대형선박 7척을 지난 4일 서해 홍도 앞바다로 대피시킨후 도크내 선박들은 결박했으며, 현대자동차는 수출선적부두에 있던 완성차 1만여대를 육지쪽으로 이동시켰다.
▲항공기 결항 : 울산공항에는 5일 오후 6시이후부터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금지됐다. 이에 따라 이날도 울산~서울, 울산~제주를 오가는 36편의 항공기가 모두 결항됐다.
▲산사태.축대붕괴 등 : 이날 낮 중구 동동 높이 1~2m의 병영성 성곽 일부가 무너져 구청이 긴급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후 3시30분께는 울주군 온양읍 운하리 남창동양마트 가게 뒤편 산이 무너지면서 가게 창고 일부를 덮쳐 주민들이 대피했다.
오후 1시께 중구 서동 산라맨션 높이 5m, 길이 20m의 옹벽이 무너져 아파트 주민들이 한 때 대피했으며, 남구 신정동 제일병원 뒤 주택가도 담이 무너져 차량 2대가 파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