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찼던 글짓기 교육을 마치며...
훌륭한 글짓기 교실이 있으니 가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사실 두 번 놀랬다. 학원의 위치가 집에서 차로 15분 이나 가야 하는 거리인 도룡동 이라는 것 때문에 놀랐고, 그 수업을 받기 위해 한 어머니가 2년 전에 신청을 해 놓았는데 이제 겨우 우리 팀의 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아직은 어린 아이에게 다소 먼 거리가 부담스럽긴 했지만 이미 거쳐 간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한 다는 것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평소 화술이나 어휘 능력에 비해 글쓰기를 무척이나 싫어해 늘 문장이 단조롭고 체계적이지 못한 우리 아이에게 글쓰기 습관을 개선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또한 6개월이라는 한시적인 교육 기간에서 교육과정의 체계성과 교육자의 자신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교육의 첫 시간과 마지막 시간은 보호자가 함께 참석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고 첫 시간 참관 수업을 위해 서둘러 퇴근을 했지만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수업이 시작된 후였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간 교실안의 풍경이 이채로웠다. 멋있고 요란한 인테리어가 또 하나의 홍보거리인 요즈음의 신설 학원들과는 달리 대여섯 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정확히 8명이 앉을 수 있는 직사각형 테이블과 벽을 등지고 앉아 계시는 선생님의 뒤쪽으로 놓인 작은 칠판, 예상 했던 것보다 연세가 있으신 선생님의 온화하면서도 엄격한 모습이 옛 서당을 연상하게 했다. 평소 장난 끼 많은 아들 녀석이 허리를 곧게 펴고 바르게 앉아 깍듯이 경어를 써가며 예의 바르게 수업하는 모습을 보니 기대감이 생겼다. 첫 시간은 사과에 대한 설명문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고 자로 잰 듯 정확하고 빈틈없는 설명과 적절한 발문, 그 대답에 대한 칭찬이 어우러진 선생님의 노련한 수업을 보니 과연 명성이 헛된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과연 아이는 긴장을 하고 있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에 대해 오늘 배운 것처럼 설명문을 써 오라는 선생님의 숙제를 빨리 해 보고 싶어 안달이 난 모습을 보고 흐뭇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 이후로 그렇게도 글쓰기를 싫어했던 아이가 때로는 그 양이 만만치 않은 글짓기 숙제를 모든 숙제에 우선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해 내는 것을 보고 수업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반 페이지를 채우기가 힘들었던 아이의 일기가 한 장을 넘어서 때로는 두 장에 이르는 긴 글이 되었으며 단조롭기만 하던 글에 인용어구와 수식어가 풍성해져 가자 아이 스스로도 크게 성취감을 느끼는 듯 했다.
물론 아직도 미숙한 점들이 많지만 아이들 수준에서 이해 할 수 있는 글의 종류들을 두루 섭렵하며 체계적인 글쓰기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아이의 글쓰기 습관에 큰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제 한 시간의 교육만을 남겨두고 열심히 문집 준비를 하고 있는 아이가 한층 더 성숙해 진 듯 느껴진다. 늘 한결 같은 지도로 아이에게 글쓰기와 책 읽기 교육 뿐 만 아니라 인성 지도까지 해 주신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먼 길을 같이 다니며 공부했던 우리 아이와 친구들이 이러한 훌륭한 기회를 바탕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멋진 재목들로 자라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첫댓글 윗글내용이 파일에 들어서 불편하고 또 인쇄가 흐려서 복사해 그대로 또렷하게 옮긴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