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여행 3> 거대한 수도 멕시코시티
거대한 수도(首都) 멕시코 시티(Mexico City)
<1> 소깔로(Zocalo) 광장
소깔로 광장 / 우리 교민들 / 도시 일각
해발 2.2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수도(首都) 멕시코시티는 인구가 2.300만여 명으로 엄청난 대도시이며, 넘쳐나는 자동차와 사람들로 활기차고 혼잡하였다. 또한 스페인 식민시대의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역사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세계에서 러시아의 크렘린 광장 다음으로 크다는 멕시코시티 중심부 소깔로 광장은 아스텍(Aztec) 시대, 호수 가운데에 둘레 10km의 장방형 인공섬을 만들고 난공불락의 아스텍 수도로 건설하였던 테노치티틀란(Tenochititlan)의 중심부였던 곳이다.
테노치티틀란이란 마야어로 ‘선인장의 땅’이란 뜻이라는데 ‘독수리가 선인장 위에 앉아있는 땅에 나라를 세울 것’ 이라는 부족의 전설에 따라 세워진 도시라고 한다. 현재 멕시코의 휘장(徽章/國章)도 선인장 위에 독수리가 앉아있는 모습이다. 그 이후 호수의 물이 마르고, 또 지반도 4~5m 내려앉아 당시의 흔적은 없지만 소깔로는 당시 대 피라미드와 왕궁이 있던 자리에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이 들어섰다.
또 멕시코 역사를 그린 수많은 벽화로 유명한 왕궁(Palacio Nacional), 멕시코 혁명당시 혁명군에게 무상으로 식사를 제공하였다는 초호화 마헤스틱 호텔(Hotel Majestic) 등이 에워싸고 있으며 엄청난 유물이 발견된 대 신전터와 그 유물전시관(Templo Mayor & Museo del Templo Mayor)이 바로 옆에 있다.
그 밖에도 17~8세기에 지어진 바로크, 클래식, 세미클래식 건물들이 도심 전체를 메우고 있으며 골목마다 수많은 가게와 노점상들, 가난한 원색 인디오 복장의 사람들로 붐비고 있어 복잡하고 활기가 넘쳐 보인다.
멕시코시티는 워낙 넓어서 구분하기 곤란하지만 도심을 중심으로 보면 소깔로 중심의 다운타운, 대통령궁과 각종 위락시설이 잘 갖추어진 뽈랑코(Polanco), 차풀떼펙(Chapultepec)지역, 아름다운 앙헬탑으로 유명한 소나로사(Zona Rosa)지역이 인접해 있다. 멕시코시티는 워낙 많은 관광명소(성당, 박물관, 유적유물 등)가 있어 모두 둘러보기는 어렵고 계획을 잘 세워 관광일정을 짤 필요가 있다.
<2> 시티투어(City Tour)
미국에서 출발하기 전 인터넷으로 36달러에 예약한 5시간짜리 시티투어는 내가 있는 호텔이 도심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다시 36불을 더 내야한다고 한다. 울며 겨자 먹기로 결국 72불을 내고 투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돌이켜 보면 별 필요도 없는 것을....
작은 미니버스에 코스타리카인 중년부부, 나카라과인 가족 3명, 페루인 가족 4명 그리고 나를 포함하여 10명이 탔는데 가이드는 자신을 피카소라 불러 달라는 52세의 유쾌한 멕시코인이었다. 모두 스페인어를 사용하는데 나만 유일하게 영어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가이드는 스페인어와 영어로 동시에 설명을 하느라 고역을 치르는 듯 했다. 또 연신 내 이름을 부르는데 발음이 이상하여 내 성당 본명인 ‘아우구스띠노(Augustino)’로 불러 달랬더니 다른 이들도 친근감을 느끼는 듯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 졌다.
제일 먼저 들른 곳은 소깔로 광장의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이다.
<3>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
1567년에 짓기 시작하여 1788년에야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는 대성당은 바로크양식, 클래식, 네오클래식 건축양식이 총망라된 대 건축물인데 5개의 본당과 14개의 부속 교회로 이루어진 어마어마한 규모의 건축물이다.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심혈을 기울였다는 건물은 우선 그 웅장한 규모에서부터 다양한 조각들로 가득 채워진 외관은 물론 내부의 그림이나 장식들까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넋을 빼앗기게 한다. 성당입구 바닥에는 아스텍 신전(神殿)을 허물고 지었던 흔적을 볼 수 있도록 투명한 플라스틱을 몇 군데 설치하였는데 당시 신전의 기초부분은 물론, 당시에 묻힌 해골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검은 십자고상(十字苦像) / 으리으리한 성당 내부 1,2
성당 내부 한가운데에는 첨탑 꼭대기에서부터 긴 줄을 내려뜨린 황금빛 진자(振子)가 바닥에 닿을 듯 드리워져 있다. 지반 침하와 화산, 지진으로 인한 건물의 기울어지는 정도를 알 수 있도록 진자 끝의 움직임을 기록한 것이 1.500년대부터 기록되어 있었는데 한쪽 방향으로 기울어졌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기이한 현상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곳에는 무수한 예술품 외에도 검은 십자고상(十字苦像)이 모셔져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4> 대 왕궁(Palacio Nacional)
광장의 다른 한쪽 면에는 웅장한 대 왕궁(Palacio Nacional)이 들어서 있는데 이 건물은 스페인 침공 후인 1563년 정복자 코르테스의 관저로 처음 건축되었다고 한다. 1659년 이후 2차례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재건축 되었는데 1821년 독립이후 오늘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엄청난 길이의 거대한 이 건물은 4층 정도로 높지는 않지만 수많은 방과 아름다운 석조 계단, 넓은 안뜰이 있으며 특히 멕시코 독립투쟁 당시 이곳 발코니에서 이달고(Hidalgo) 신부님이 소깔로 광장에 모인 민중들에게 민중봉기를 촉구하는 연설을 한 것으로 유명하단다.
대 왕궁 / 건물 복도의 벽화
2층 3층 복도에는 19세기 멕시코 최고의 화가라는 디에고 리베라(Diego Livera)의 벽화로 유명한데 멕시코 신화시대부터 멕시코 혁명까지 수십 개의 거대한 벽화로 벽면이 채워져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이 왕궁은 현재 군사학교로 일부가 사용되고 있어 군인들이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고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들어갈 때 철저한 몸수색을 받아야 한다.
소깔로 광장의 다른 한쪽 면(대성당 건너편)은 정부 청사가, 부근에는 아름답고 고색창연한 건축물들로 가득 들어있다. 대성당의 바로 옆쪽에는 건물을 지으려고 터를 고르다 발견하였다는 아스텍 시대의 수도 테노치티틀란(Tenochititlan)의 주 신전이었던 대 피라미드 터가 발견되었는데 정복자 코르테스에 의하여 철저히 파괴되었고 피라미드에 사용 되었던 석조물들은 해체되어 성당과 건물들을 건축하는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수많은 유물이 발견되었다고 하는 현장은 현재 지표면 약간 아래쪽에 발굴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옆 건물에는 이곳의 출토 유물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