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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수돗물판허용은 수돗물민영화의 초석?
● 페트병수돗물 퇴출중인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과 역행 ● 6개정수센터에 고도정수처리공정도입이후 판매해야 ● 민영화논란, 가격넘어 한국수도산업의 근본문제에 접근해야 |
촛불국면 당시 5대 괴담이란 것이 떠돌아다닌 바 있다.
인터넷종량제 괴담, 독도포기 괴담, 정도전 예언 괴담, 광우병 괴담, 수돗물 및 의료보험 민영화 괴담 등이 그것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이 소문들은 수돗물을 페트병에 담아 판매할 수 있도록 수도법이 개정되고 책임운영기관제도입이 적극검토되면서 ‘사실상 수돗물 민영화의 초석’이라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선진국은 페트병수돗물 퇴출중
이중 페트병수돗물판매허용방침은 이미 지난해부터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온실가스감축을 위해 페트병수돗물을 퇴출하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역행적인 정책이라는 강한 비판에 직면해있다.
서울시가 서울시의회 허준혁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가빈뉴섬 시장은 지난해 7월 시청 전부서에 모든 페트병 물구매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데 이어, 금년 6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국 250개 도시 시장단회의에서 관공서내에서의 모든 페트병물을 자연재해 또는 오염사고 등 비상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였고, 캐나다 온타리오의 런던시에서는 금년 8월 시가 소유하는 모든 공공시설에서 병물판매 금지법안을 15:3으로 통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저탄소성장정책에 정면으로 역행
이에 대해 허준혁의원은 “페트병 제조의 1차 원료는 석유이고, 페트병수돗물을 포장하고 수송하는 과정에서 기존 급수관을 이용하면 전혀 불필요할 에너지들이 소비될 수 밖에 없으며, 이런 에너지소비는 결국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허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도 2007년 아리수페트병 총생산량은 총321만880병(총72,586kg)으로 이중 재활용율 69%에 페트병 신규생산 31%를 생산할 경우 생산에 따른 CO2 배출량은 45,678kg, 폐기에 따른 CO2배출량은 7,650kg, 운반에 따른 CO2배출량은 9,384kg으로 1년에 페트병 생산 및 폐기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62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지나친 아전인수격 어거지 해석
허의원은 또 아리수를 마시면 수돗물을 끓여먹기위해 드는 연료비 등 연간 493억원을 아끼고 이산화탄소배출량도 연간 3,356톤을 줄일 수 있는 상수도사업본부측의 주장에 대해, 수돗물을 끓여마심으로써 절감되는 금액에 수돗물을 끓이는 연료비(30억7천만원/6.2%), 수돗물을 끓이는 15분동안의 가사노동비(334억5천만원), 가스렌지 감가상각비 6천만원(0.1%), 이산화탄소비 2억5천만원(0.5%) 등에 보리차를 넣어 끓일 경우 보리차구입비 125억(25.4%)까지 일괄적으로 포함함으로써 총 493억원의 93.3%에 해당하는 460억을 합쳐 계산한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보리차는 소비자 기호의 문제이며, 수돗물을 끓이는 15분동안의 노동력이 페트병 수돗물을 구입하기위해 이동하는 노동력보다 결코 더 강도가 높다고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6개 정수센터 모두에 고도정수처리공정 도입이후 페트병수돗물 판매해야
또한 허의원은 페트병 수돗물판매와 관련하여 현재 입법예고되어있는 수도법에서는 “페트병 수돗물은 수도꼭지 수돗물 생산공정과 동일하게 처리되어야한다”는 규정과 관련, 2009년 영등포정수센터에 고도정수처리공정이 도입되면 이문제는 해결되어 페트병수돗물을 판매할 수 있다는 상수도사업본부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나머지 5개 정수센터에서 기존공정으로 생산되는 수돗물을 마셔야하는 시민들과의 형평성에도 커다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적어도 2013년까지는 서울시 모든 정수센터에 고도정수처리공정이 도입된 이후에 페트병수돗물을 판매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시민단체, 수돗물 등급화 우려
현재 서울에는 아리수가 연간 1000만병의 생산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대전에는 Its 수, (100만병), 대구에는 대구수돗물(30만병), 부산에는 순수(300만병), 인천에는 미추홀참물(250만병), 광주에는 빛여울수(60만병), 그리고 수자원공사의 K-water(1000만병)가 각각 대표브랜드로 있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페트병수돗물 판매와 관련하여 ▲수돗물 등급화 가능성 ▲ 일반공급용 수돗물의 질 하락과 유료 페트병의 고급화로 수돗물 불평등 ▲ 페트병 사업에 집중하며 일반 인프라 투자 축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익창출 물보다는 믿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이 더중요
수돗물민영화문제는 한국 수도정책의 미래를 결정하는 싸움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논쟁은 '민영화가 수돗물 값을 얼마나 올릴지' 등에 관한 단편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와 관련해 허의원은 “수돗물 논쟁은 가격논란을 넘어서야한다.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산업 강국'이 아닌 '물관리 강국'이다. '돈 잘 버는 수도기업의 존재'가 아니라 '믿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이 중요하다”면서 “이제라도 소모적이고 분열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고질적 병폐인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 불신', '중복과잉투자에 따른 낭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하는 등 한국수도 사업의 현실에 근거해 근본적인 문제와 대책을 점검하는 행태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