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9일(월),
울산의 차산 지천우 선생님과 유산 방송태님께서 불이 도량을 방문하여
회원들과 함께 유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1.
KTX의 울산 개통을 학수고대하시던 차산 선생님...
두시간 남짓에 서울에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고 몹시 즐거워 하시며
12시 30분경 도량에 도착하셨다.
점심시간이지만 "나무부터 둘러봐야지..."
약 1시간 반 가량, 도량의 회원 소장목들을 꼼꼼히 살피고 읽으신다.
"참 좋네... 잘 하고 있어."
연신 칭찬을 이어가시며 눈에 띄는 나무들에 대한 원포인트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다.
"정석대로 가꾸는 것이야말로 나무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거지"
도량의 많은 나무들을 정석대로 배양하는데 만족하신다.
아쉽게도 사진을 남기지 못했지만...
차산 선생님의 "나무읽기"는 항상 배우고 또 배워야 할 부분이다.
오리집에서의 점심식사...
서울 막걸리를 드시며 모처럼 진한 농담을 섞어 유쾌한 마음들을 전해주신다.
2.
분재로는 차산 선생님의 제자이며, 30년지기 친구이신 구암 심상학 선생의 소장목은
차산 선생님의 추천으로 약 2개월전 도량으로 옮겨졌다.
차산 선생님은 이날 구암 선생님의 소장목 중에서
곰솔과 소사나무 두 작품을 대상으로 손수 정형 작업을 하셨다.

회원들에게 정형의 포인트를 설명하시면서...

좌측의 단이 길게 뻗어 위 아래 단과의 어울림이 떨어지니 중앙의 단의 길이를 조정해야 한다고...

분재력 45년, 노대가의 날카로운 눈빛, 진지한 태도....




뿌리 부분의 개선점을 지적하며... 좌측으로 길게 돌출한 뿌리를 줄여 넣어야 한다고...

곰솔 정형의 기본을 마치고, 동행한 유산 방송태님에게 곰솔 잎뽑기를 감상 수순으로 하라고 지시하신후
작업은 소사나무로 옮겨졌다.

곰솔 작업에 여념이 없는 유산 방송태님

하나씩 하나씩 손질하시는 차산 선생님.

가위곡, 가지의 흐름, 밀어넣기의 중요성을 역설...
3.

겨울이라 일찌감치 어둠이 내리고, 작업실로 자리를 옮겨 분재 담론이 펼쳐진다.
예전에는 참 말수를 아끼시던 선생님께서 한마디라도 더 전해주기 위함인지
회원들을 만나면 경험과 생각을 술술 털어 놓으신다.

담론에 나무가 빠질 수 있냐 하셨고, 소사나무 주립 한 그루를 배치하였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와인도 바닥을 드러내고...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회원들의 표정이 밝다.

멀리 제주에서 올라온 가치창조(김병남), 태안에서 올라온 오빠시(김찬호)님...
4.

이날의 마지막 일정, 한정식집 단미와 그린비를 찾아...
붉은 티셔츠를 입고 계신 분이 구암 심상학 선생이시다.

차산 선생님을 모시고 동행한 유산 방송태님... 빼어난 분재력과 노래실력을 갖고 있는 경상도 사나이...

음식이 나오고, 분위기는 무르익고.....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300살까지는 살 것이라는" 차산 선생님의 희망...
"300살을 살려면 계절음식을 가려 제 때에 먹어야 한다고..."
"300살을 사실려면 아직 많이 남았으니 천천히 드셔도 된다고..."

차산, 그는 우리 분재인들의 귀감이요.
나이 먹는 것이 세상 살이 중 가장 어렵다고 말하는 어른이시다.
그의 분재는 "차산류"로 분류될만큼 일가를 이루었다.
엄격히 절제하며 키우는 그의 나무들...
차산류는 이제 울산 수목회의 울타리를 넘어
우리 분재계의 유산으로 확장되고, 계승되어야 한다.
이를 행함이 마땅히 제자들의 몫이며 도리일 것이다.


태안에서 온 오빠시님... 향기가 좋은 토종 굴을 한박스 가져왔다.

구암 심상학 선생님

쿠마님, 김병택님, 둘리님, 양안님....

이돈근님...

그리고 차산 선생님으로부터 "여류 분재인이 되라"는 격려를 따로 받은 예진님...
저리 장난끼가 심해서야...
헤어지는 시간은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KTX가 있으니... 부담없이 올라 올 수 있다며 환한 웃음을 남기고
차산 선생님은 그렇게 떠나셨다.
그리고... 사흘 후
5.
차산 선생님이 보내주신 택배가 도착하였다.
고압 분무기와 마사쿠니 세지가위였다.

줄기는 물론 잔가지까지 나무의 묵은 때를 말끔히 씻어주는 고압분무기...

새순자르기, 세지 전정에 쓰이는 마사쿠니 가위
(아래 붉은 부분은 차산 선생님께서 미끌어지지 않도록 끈을 감고 색을 칠한 것임)
차산 선생님은...
"나는 가위와 고압분무기라는 연장이 아니라
나의 정신을 보내 드린 겁니다.
좋은 환경에서 취미를 이어가는 불이도량 회원님들께
나무를 잘 가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늘 생각해야 한다고
전해 주십시오."
.....
2010년 12월 6일.
오영택 정리.
첫댓글 귀한 걸음하시고 귀한장면 보여주심에 감사.
늘 한결같으심에 다시금 감사.
세세한 사진설명 예술이네요. 회원님들 뵈오니 좋아요.
차산 선생님과 여러분들이 귀한 시간을 가지신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시는 제로님과 회원님들이 계셔서 분재계의 미래가 밝을것 같습니다
한 3일간 제주도 분재밭 등을 누비다가 오늘 들렀는데, 차산 선생님 등의 이야기들이
활기를 불어 넣어 줍니다. 우리 분재계는 불황이라 난리지만 전시회, 그 외 활동들을
본다면 결코 그렇지만은 안은 듯 합니다. 화이팅!
좋은 만남, 좋은 시간을 가지셨네요.
도량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짧은하루의 여행이였지만 많은감동과 회원님들의열정을보았기에
돌아오는 내내 가슴벅찼습니다
불이 도량앞날에 무궁한 발전에 큰 박수를보냅니다
귀한자리 전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
음..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이 더합니다.
구ㅏ신분들고 뜻깊고 좋은 시간을 보내셨군요..
분재의 초석이 차츰 더 높아 지는거 같습니다..
계속~~~아우러면서 정진 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부럽네요.같이 못한 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