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33구간(삿갓골재 대피소-삿갓봉-월성치-남덕유-장수덕유-할미봉-육십령)
1.일시: 2018년 6월 24일 일요일.
2.참가인원: 전과동
3.날씨: 이렇게 덕유산 전구간을 빠뜨리지 않고 볼 수 있는 날씨는 그리 흔한 것이 아니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어찌 놓치겠는가?
4.산행거리 및 시간:
구간 거리는 12km 정도인데 삿갓봉, 남덕유, 장수덕유 그리고 할미봉까지 오르 내림이 심해 짦지만 결코 쉬운 구간은 아니었다.
남덕유에서 바라본 덕유의 능선 파노라마는 아마도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감동의 한페이지다. 첫 백두대간을 할 때는 겨울이었는데 이곳 남덕유에서 대구 팔공산을 확인할 정도로 시계가 확트였었다.
지금은 그때 만큼은 아니지만 이렇게 보는 것만도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남덕유에 다가갈수록 풍광은 우리를 압도하고...
간밤에 우뢰와도 같은 코고는 소리, 이빨가는 소리, 발꼬랑내까지 오만가지 사람들이 풍기는 냄새며 소리가 우리의 숙면을 방해했다.
잠을 설쳐 대피소 밖으로 나오기를 서너번, 밖은 의외로 추워 잠시도 있지 못하고 이내 들어오면 또 잠은 오지 않는다.
내가 그러는 사이에 '그윽한미소 도 서너번 그랬던 모양이다. 오직 '바람' 만이 무던하게 한번도 깨지않고 아침까지 곤하게 잤다.
무던함은 이런 곳에서는 대복임에 틀림없다.
빙글 빙글 도는 머리를 흔들며 취사장으로 짐을 챙겨 이동한다.
어제 저녁에 햇반을 사두는 것을 까먹어 부득이하게 라면만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대피소 매점은 8시에나 열린다. 빈속을 채우느라 있던 커피를 왕창 꺼내 숭늉 대신으로 마시고 있다.
부지런한 다른 산객들은 이미 떠났는데, 남은 구간이 짦다고 우린 아직 개개고 있다.
어제 확인 못한 참샘인데, 여기는 삿갓샘으로 되어 있다.
참샘은 황강의 발원지로서 덕유산에서 발원하여 황점의 월성계곡을 지나 거창 수승대에서 근심 걱정을 씻고 거창 합천호에 머물다가낙동강에 합류한다. 특히 황강은 서출동류로 동고서저형 한반도 지형에서는 보기 드문 물줄기라고 한다.
그나저나 참샘으로 불려야 하는 것인지 삿갓샘으로 불려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귀한 물을 열심히 받고있는 '그윽한미소'!
우리 둘이서 금방 삼천냥을 벌었다.
2 리터에 삼천냥씩 파니깐 수통 두개 2 리터엔 삼천냥 아닌감?
돈벌기 참 쉽다 잉?
마지막으로 늦장 똥을 눈 '바람' 이 나오자 삿갓재 출발!
오전 7시 48분.
시작하자마자 바로 급경사 오르막길이 우리를 막고 있다 이름하야 삿갓봉!
삿갓봉 동영상!
삿갓봉에 오르자 바로 앞에 남덕유가 우리에게 어서오라 미소 짓는다.
드디어 남덕유의 속살이 보이는 순간이다.
어제 우리를 염장 지르던 무룡산은 이미 우리에게 추억이 되버렸다.
뭘 봤어?
12km 밖에 안된다고 웃음이 나오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능선의 파도는 깊어지고 위압적이며, 신화로 남아있던 능선길이 현실이 되어 우리 앞에 다가온다.
무룡산 방향에서는 남덕유와 장수덕유의 위용에 눌려 능선길이 초라해 보였지만 거꾸로 보는 무룡산 능선은 준열한 맛이 느껴지는 칼날 능선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능선은 천변만화하니 오감을 열지 않으면 좋은 풍광은 놓치기 쉽상이다!
위에서 보는 능선길과 아래에서 보는 능선길은 확연히 다르다.
능선의 파도가 깊고도 선명하다.
남덕유 가파른 오름길을 치고 오르며 잠깐 쉬고 있는 우리의 안빈낙도 회원들!
함박꽃나무!
남덕유 도착 9시 57분.
남덕유 동영상!
한눈에 다 보이는 덕유 능선의 파노라마!
맨끝 향적봉을 기점으로 이곳 남덕유까지...
장수덕유로 가는 길!
육십령 능선길!
간략하게 남은 빵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급하게 빵을 먹던 '바람' 급기야는 헐레벌떡 물을 달라고 한다. 목이 메어 죽을 것 같다면서...
마른 입에 마른 빵을 급하게 집어넣으니 목이 메일 수밖에!
그나마 얼마 안남은 '그윽한 미소' 의 물이 거덜나는 순간이다.
서봉 도착 10시 57분.
개인적으로는 서봉보다는 장수 덕유로 부르고 싶은데, 이것도 지역 이기주의로 서봉으로 불리는가 보다. 장수에 있는 덕유산이라 장수덕유로 불렸다는데 어디에도 장수덕유라는 이름이 없다!
장수덕유 동영상!
육십령 능선길이 아스라이 아래로 아래로 펼쳐진다.
육십령 능선길!
아스라이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있다.
할미봉 가는 길에서...
기린초!
뒤돌아본 남덕유와 장수덕유의 능선길.
할미봉 바로 아래에서...
할미봉까지는 마지막 염장 코스로 걸어논 자일을 잡고 치고 올라가야 한다. 나무 계단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고 빨리 보수하지 않으면, 특히 겨울에 사고나기 쉽상인 구간이다.
좆바위!
좆바위가 상스러운 말이라고 해서 남근석이라고 부른단다! 순수 우리말 '좆바위'!
얼마나 아름다운 우리 말인가?
왜 붉은 글씨로 할미봉이라고 썼을까?
이전에는 서봉 표지석도 붉은 글씨로 써있었다는데 확인할 길이 없다!
할미봉 동영상!
할미봉 암봉을 당겨 찍었다!
할미봉 뙤약볕을 피해 응달에서 마지막 남은 참외를 작살내고 있다.
할미봉에서 잠깐 쉬는 사이에 날벌레가 나랑 놀자고 팔꿈치에 찰싹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이놈도 어지간히 심심했던 모양이다.
기린초 군락지!
털중나리!
육십령 갈림길.
여기서 계속 직진하면 대간길이고 내려서면 육십령 휴게소가 나온다.
육십령고개는 바람도 울고 넘는다는 해발 734미터의 험산 준령이다.
덕유산을 옆에 끼고 소백산맥을 가로 질러 경남 함양군 서상면과 전북 장수군 장계면을 이어주는 길이다.
죽령, 조령, 추풍령, 팔령과 함께 소백산맥의 대표적인 고개이다.
본래 이 영마루는 안의군에 속했는데 안의군은 신라 때에는 마리현이라고 하였다. 그 후 이안현, 안음현, 안의현, 안의군으로 개칭되어 지금의 거창군 북상면, 위천면, 마리면을 포함한 행정구역으로 남아 있었으나
1914년 일본제국주의자들의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안의군이 폐지되고 이곳 육십령은 함양군에 편입되게 되었다.
육십령이라고 하는 데는 세가지 설이 있다.
첫째 안의 감영에서 이 고개까지가 육십리요, 장수 감영에서도 이 고개까지가 육십리라서 육십령이라고 명명했다는 설이다.
둘째 이 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육십개의 고개를 넘어야 이 영을 넘을 수 있다고 해서 육십령이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다.
세 번째 옛날에 이 고개에는 산적들이 많아서 함부로 넘나들지 못하였거니와 사람들이 고개를 넘다가 산적들에게 습격을 당해 재물을 빼앗기고 생명까지 잃어버리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산 아래 주막에서 며칠씩 묵어가면서 육십명의 장정들을 모아서 함께 죽창과 몽둥이로 무장을 하여 떼를 지어 넘어야 했던 고개라고 해서 육십령이란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것이라고 전하는 설이다.
그 당시 장정들이 모였던 주막이 있는 곳을 장군동(壯群洞)이라 하였고 산적들을 피해서 피난을 와서 살다가 여러 집이 모여서 마을을 이루었다 하여 피적래(避賊來)란 마을이 지금도 서상면에 있어서 그 전설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출전 모름-
육십령을 내려서자 마자 갈라진 목을 달래려고 시원한 맥주로 목을 적신다!
갈라진 논바닥에 물이 홍건히 흐르듯이 목에서 좋다고 아우성이다!
흐미 좋은 거!
여기서 장계택시를 불러타고 장계터미널로 이동했다. 장계터미널 마지막 버스 시간이 한시간 정도 남아 근처 냉면집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었다.
산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내려오니 불볕 더위가 엄습한다. 세속에 내려오니 더위에 사람에 옥죄인다.
다시 덕유산으로 올라가버려?
오후 4시 50분 막차를 타고 남부터미널로 출발!
오늘은 일요일 늦은 시간이라 내일을 위해 섭섭하지만 뒷풀이 생략하고 각자집으로 고고씽!
오늘 일요일에도 불구하고 덕유산 남은 구간도 애쓴 안빈낙도 회원들에게 물개 박수를 보낸다!
나의 집 도착 시간 오후 2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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