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식생활 개선에서 싱겁게 먹는 것은 트랜스지방을 줄이는 것보다도 훨씬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에 효과적입니다.
한국인은 평균 하루에 12-13g 정도의 소금을 섭취하고 있고, 이것이 한국인에게 많은 위암, 고혈압 및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지요. 동서를 막론하고 세계인에게 권장되는 일일 소금섭취량은 5g에 불과합니다.
병원에서 제공되는 저염식 수준으로 보통 사람들이 먹으면 거의 아무 맛도 없다고 느끼는 정도이지요. 짠 음식에 젖어버린 우리의 입맛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다음과 같은 요령이 전체적인 하루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집에서 하는 음식은 어느 것이나 이전에 넣던 소금 (또는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의 반을 넣어 조리하고, 대신 식탁이나 밥상에 가족의 각자가 간을 더 볼 수 있게 소금을 준비해둡니다.
짠 음식을 싱겁게 하기는 쉽지 않지만 싱거운 음식은 소금만 더 넣게 되면 맛을 버리지 않고도 짜게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금을 더치랴 불평이 많지만, 얼마 안지나 짠 음식이 입안을 얼마나 얼얼하게 하는지 가족 모두가 알게 됩니다.
둘째, 국, 찌개, 탕, 라면의 국물을 되도록 적게 먹거나, 물을 부어 먹습니다. 싱거운 국물이라도 많은 양을 먹으면 실제로는 많은 소금을 섭취하게 됩니다. 김치, 깍두기 등은 가급적 싱겁게 담그고, 간끼를 조절할 수 없는 장아찌, 젓갈 등은 한번에 가급적 적은 양을 먹습니다.
셋째, 식당에서 조리되어 나오는 음식은 거의 염분의 정도를 조절할 수가 없고 또 대부분이 짜기 때문에 외식의 횟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손쉽고도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 됩니다. 외식이 불가피할 때, 곰탕이나 설렁탕 등을 들 때에는 소금을 치지는 말고, 김치나 깍두기 등을 더 먹음으로써 대신합니다.
이미 짜게 조리된 음식과 밥을 (육계장 등) 같이 먹는 경우에는 밥을 국에 말지 말고 거꾸로 국에서 건더기와 약간의 국물을 밥에 말아 먹습니다. 물론 여분의 대접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면 조리할 때 짜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됩니다.
넷째, 간식 중에는 짠 것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오징어로부터 시작해서, 소금이 첨가된 각종 땅콩류, (요즈음 수입된 것에 많지요) 및 치즈를 넣어 만든 스낵류 등이 그것입니다. 이들은 염분이 많은 이외에도 영양가보다는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어서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소금 성분 중 문제가 되는 것은 나트륨인데, 이 나트륨은 염분 이외에도 화학조미료 (글루탐산나트륨, 구아닐산나트륨) 나 식품첨가물 (아질산나트륨) 등에도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화학조미료를 덜 사용하고 가공식품의 소비를 줄이는 것도 나트륨의 섭취를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싱겁게 먹는 습관을 기르는데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 중의 하나가 나이 들음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의 혀에 분포된 맛을 느끼는 세포, 즉 미뢰세포의 기능이 서서히 떨어져 이전에 짜게 느꼈던 것을 덜 짜게 느낀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음식 중에서는 자기 어머니가 해 주는 음식이 가장 입맛에 맞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어머니의 음식이 어느새 더 짜지고 자극적이 되어 이전과 달라졌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까? 어머니가 이미 짜게 음식을 만들었다면, 밥은 다 먹되 되도록 반찬을 적게 먹으면 됩니다.
연세 드신 분들이 실천하기 어려우면, 젊은 사람들이 곁에서 싱겁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부모님께 해드릴 수 있는 가장 좋은 효도법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