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 심은 나무처럼
나를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복을 받으리라. 물가에 심은 나무처럼 개울 가로 뿌리를 뻗어 아무리 볕이 따가와도 두려워하지 않고 잎사귀는 무성하며 아무리 가물어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으리라. 예레미야 17장 7-8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면 어떻게 이런 복을 받게 되는 것일까요? 신앙은 첫째 자신의 근본을 찾는 것이며, 모든 생명의 근본이신 하나님을 의지하여 힘을 얻는 것이며, 나아가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더 높은 경지를 바라보고 살아가는 것인데, 이렇게 사는 사람은 물가에 심어진 나무 같아서 시련을 이겨낼 힘을 얻고, 자신의 인생에 좋은 열매를 거두게 되어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에 「그라민은행」이라는 은행이 있는데 이 은행은 극빈층을 대상으로 하는 「소액신용대출전문은행」입니다. 보통 은행들이 돈 많고 담보 짱짱한 사람이나 잘 나가는 기업을 상대하는데, 이 은행은 극빈층 사람들이 주 고객입니다.
이 은행을 설립한 무하마드 유누스라는 분은 본래 방글라데시의 한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대학 문만 나서면 끔찍한 가난으로 고통 받는 세상을 만나니 ‘대학에서 경제를 가르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회의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가난으로 쓰러져가는 단 한 사람의 죽음이라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는 길이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마을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아보기 시작하다가, 대나무 의자를 만드는 한 여성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아주 훌륭한 솜씨로 좋은 대나무 제품을 만들고 있었지만 하루 종일 일해서 얻는 수입은 단지 2센트, 우리 돈으로 20원 정도였습니다.
솜씨가 좋더라도 가난한 사람들은 자본이 없기 때문에 재료 살 돈을 부자에게 빌리는데, 부자들은 완제품을 자신이 정한 가격에 자기에게 파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즉 자본가에게 속박된 노동을 하고 있는 것이었지요.
대나무 의자를 하나 만드는데 드는 재료값은 20센트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 이 돈을 빌려주면서 의자를 만들어서 원하는 곳에 원하는 가격에 팔고 돈은 아무 때나 형편 되는 대로 갚으라고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얼마나 기뻐하면서 일을 하더니 빌려간 돈을 다 갚았습니다.
그 때부터 무하마드 유누스는 은행 지점장들을 찾아가 설명하고 사정을 하기 시작했는데, 은행 지점장들은 펄쩍 뛰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보도 보증도 없이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거절합니다. 그래서 대학교수인 자기가 보증을 서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도록 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은행에서 빌린 돈을 제 때에 다 잘 갚았지만 그래도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면 얼마나 사정을 하거나 기싸움을 해야 했으므로 유누스는 은행을 직접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는 정부를 설득하는 데만 2년의 세월이 걸렸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눈에 밟혀 끈질기게 시도한 결과 드디어 1984년도에 「그라민은행」을 설립하게 됩니다. 20년이 지난 현재 방글라데시에서 1,267개 지점이 있고 직원 12,000명이 4만 6,000개 이상의 마을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2달러나 15달러 정도의 소액대출을 받는 사람이 매 년 370만 명이고 금액으로는 5억 달러랍니다.
무하마드 유누스는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양심의 소리에 순종함으로써 자신의 능력 이상의 일을 해냈습니다.
우리는 우리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직업상의 일이나 자신의 진로나 여가활동에서도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가족이나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도 내면의 소리를 듣고 거기 따를 수 있습니다. 부부 사이의 관계에서나 시집이나 처가 식구들과의 관계에서, 고부간의 관계에서도 우리는 내면에서 들리는 양심의 소리를 듣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신앙은 사람이 자신의 근본을 찾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렇게만 하면 그 인생은 물가에 심은 나무처럼 잘 자라고 많은 열매를 맺게 되어 있습니다.
2006년 9월 10일 설교에서 / 김성룡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