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1963년 10월 7일에 수원교구가 설립되었습니다. 그래서 내일이 6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우리 교구에서는 내일이 토요일인 점을 감안하여 기념 미사를 오늘 봉헌합니다. 전례등급은 규정에 따라 대축일로 하여 하루를 지내게 됩니다. 따라서 오늘 미사는 모두 대축일 미사로 교구 전체에서 봉헌하게 됩니다. 전례의 성대함과 함께 우리 신자분들께서도 교구가 앞으로 더욱 영적으로 성장하여 우리 지역과 나라에 하느님의 빛이 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전례의 기도문은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사람이거나 공동체가 세상에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 되도록 초대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마태오 복음서는 말씀을 전하는 것의 결실이 모든 이로 하여금 거룩하신 삼위일체를 믿어서 그 이름으로 세례를 받도록 하는 것임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말씀의 선포가 이루어지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마음을 많이 돌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의 머리가 커지고 마음이 굳어져서, 무엇인가 자신을 넘어서는 놀라운 일을 보거나 말을 들어도 쉽게 동요하지 않습니다. 감동이 있지 않으면 흔들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감동을 받아도 자신의 삶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이 주관이 되어 삶을 이끌어 나가려고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자신이 주인공이 되지 않는 살아가는 방법들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는 믿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모든 것을 꿰뚫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입니다. 사람은 아직도 올바름을 추구하고 사랑을 살아가는 것을 원하기에 변화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믿음이 우리에게 더욱 절실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 성당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후년에 3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성당에 주어진 과제도 냉담신자들과 믿지 않는 이들에게 하느님을 새롭게 모셔가야 하는데, 사람들의 이 굳은 마음을 따뜻한 감동과 사랑으로 녹여내며, 신앙의 증거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길을 증거해야 합니다. 오늘 수원교구 60주년 기념 행사는 마감되지만 우리의 30주년 준비는 시작되어야 하겠습니다. 저는 우리의 30주년이 새로운 시작이 되도록, 특히 청소년들과 냉담자들을 찾아오는 것을 시작으로 해 보겠습니다.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