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두산리는 산과 관련된 토속적인 지명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둔덕(언덕) 위에 형성된 두릉골,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골짜기 마을이라는 뜻의 두만리와 같은 우리 고유의 토박이 땅이름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산촌마을입니다.
두산리 산속에 은둔하듯 산과 동화된 집이 있습니다.
구룡산은 영월군 수주면 운학리와 두산리에 걸쳐 있습니다. 구룡산 서쪽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이 집은 앞으로 치악산이 가득 펼쳐집니다.
산과 산 사이에 은둔자처럼 숨어 있는 이 집은 집주인이 욕심 없이 살겠다는 바램에서 지었습니니다.
조선시대 실학자였던 이중환은 그의 저서 ‘팔역가거처(八域可居處)’에서 “사람이 살만한 가거처(可居處)는 산수가 좋은 곳을 찾아야 하며, 재물(財物)을 모으지 않을 때에는 바닷가에 사는 것(海居)보다 강가(江居)가 좋고 강가보다는 계곡(溪居)이 좋다”고 했습니다.
이중환이 말한 곳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론 치악산 국립공원이 보이고, 바로 뒤로는 구룡산 등산로와 연결되는 국유림 소나무 숲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디를 가도 산이요, 어디를 가도 숲이 우거져 있습니다.
크게 굽이쳐 흐르는 계곡은 아니지만 바위틈 사이로 흐르는 샘물을 모아 풀장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풀장이라고 하여 호화주택의 그것처럼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샘이 솟아나는 것을 가두어 놓았기 때문에 아담합니다.
이 집의 실내에는 찜질방이 있습니다. 샘을 이용해 만든 풀장에서 데크를 통해 실내 찜질방으로 곧바로 연결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이 집의 포인트입니다.
거실에서 동선이 연결되는 찜질방은 건식사우나 방식의 핀란드식 찜질방입니다. 우리나라의 불가마찜질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식수는 주변 두산약수터 마을의 100M 암반수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열매체 보일러를 사용하여 기존 심야전기보다 50% 저렴한 난방방식을 채택해 찜질방 사용에 무리가 없도록 하였습니다.
높은 지대인 만큼 겨울이면 다른 지역보다 춥기 때문에 낮에는 채광이 잘 들 수 있도록 전면창을 설치했습니다. 물론 창유리는 밤에도 단열이 우수한 단열·방음성 유리를 사용했습니다.
실내에서 또 하나의 특이한 구조를 볼 수 있는데 화장실과 샤워실을 분리하였다는 것입니다. 샤워실과 화장실을 한 공간으로 했을 경우에는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이 샤워실을 사용할 수 없다는 불편함을 해소해보겠다는 설계자의 의도인데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화장실 내장은 1m 높이까지는 타일을 사용하고 그 위로는 목재로 마감하였습니다. 이 집은 지상 2층의 목구조주택으로 ‘디로그 목재 사이딩’을 사용했지만 정면은 ‘마인스톤’으로 치장해 중후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했습니다.
● 집정리
-건물형태 : 지상2층 목구조주택 -평 수 : 대지250평 건물46평(1층27평 2층19평) -구 조 : 철근콘크리트 + 목구조 -외 장 : 정면(마인스톤), 옆·뒷면(디로그 목재 싸이딩) -내 장 : 레드 파인 목재 루바 -지 붕 : 아스팔트 슁글 -기 타 : 3면 데크, 화장실과 샤워실 분리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