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시 출발했고 중간에 박물관에 들러서 보려고 했으나 시간이 너무 늦어서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다른 곳을 갈 것인가를 가이드가 우리에게 물어보았지만 사람들은 자기들의 스케줄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해서 자신들이 내려야 할 곳에서 각자 내렸습니다. 내릴 때마다 나는 그들에게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들은 영국 연인들과 내가 남았는데 목적지는 동일하게 자이푸르 철도역입니다. 나는 이미 열차표를 예매해 두었으나 그들은 그제서야 예매하러 간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들에게 예매하는 방법에 대해 몇가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식사하러 아침에 갔던 곳으로 가서 24루피 짜리 달커리와 10루피 짜리 플레인 라이스 그리고 4루피 짜리 짜이를 주문해서 식사를 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 예약 사무실로 가서 10분 정도를 있다가 플랫폼으로 갔습니다.
시간을 소일하려고 자이푸르 열차 역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슬립퍼 클래스 리타이어 룸에 잠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플랫폼 이곳저곳을 다녔습니다. 내가 걷고 있는데 인도인 청년 하나가 나를 유심히 뚫어지게 봅니다. 그래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으나 나는 그 친구에게 Hi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 친구는 나에게 한국말로 한국인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는데 그 인사가 제법 유창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한편은 놀라고 또 한편으로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는 우리 말을 제법하면서 하는 말이 자기는 한국에 6년 있었으며 의정부에서 6년 동안 일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한국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알고 있었고 IMF 때문에, 그리고 내 생각으로는 불법 체류 문제때문에 나온 것 같았습니다.
나는 그와 한 시간 가량을 한국말로 주고 받았습니다. 그는(30세) 한국은 무척 깨끗하다고 했고 인도는 너무 더럽다고 말했습니다.외국을 다녀온 인도인들은 자기 자신의 나라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친척을 배웅하러 삼촌과 함께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많은 돈을 벌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돈을 버는대로 술을 먹고 담배를 피워서 없앴다는 것입니다. 그는 2001년에 다시 한국에 가서 일하면서 2002년 월드컵을 구경할 것이라고 했고 한국에는 애인이 3명이나 있다고 했습니다.
그와 한참을 한국말로 얘기하고 있자니 내가 현재 있는 곳이 인도라는 사실조차 잊을 뻔했습니다. 정신이 다시 든 것은 오늘 함께 여행을 했던 인도인 중학생 아이가 아는체 해서였습니다. 나와 이야기하던 그 청년은 플랫폼이 다르다면 그의 삼촌과 함께 가야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와 작별한 후에 돌아다니다가 팩에 든 주스 하나를 사서 마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Second Class Retire Room으로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색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습니다. 피로가 물려왔지만 오늘일을 정리하지 않으면 모두 잊어버릴 것 같아서 노트에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정리를 시작하니 주변의 인도인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해서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래서 몇마디 대꾸를 하고 내가 이것을 끝내야 한다고 말한 후에 계속 썼습니다. 이렇게 계속 쓰다보니 그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더니 다 가버렸습니다. 이것을 쓰느라고 무려 한시간이나 피곤한 줄도 모르고 오랫 동안 썼습니다. 덕분에 시간이 잘 흘러 갔습니다. 내가 앉은 맞은 편에 구루같이 생긴 어떤 노인네가 앉아서 나를 보며 뭐라고 떠들어 대는데 화가 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웃으며 그 자리에서 바깥으로 피해서 차가 오기까지 기다렸다가 슬립퍼 클래스에 탑승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다니느라고 피곤하여 열차의 침대에 누워 곧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기도
"주님, 오늘도 모든 시간을 지켜주시며 많은 것들을 보고 만나게 하심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속상하는 순간이 있었으나 참을 수 있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탐욕에 가득찬 인간들을 보며 분노가 치밀어 올랐으나 잊게 하시고 모든 것을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저는 델리로 가는 열차를 타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부디 승무원들을 잘 만나 슬리퍼 클래스를 얻게 하시고 편하게 델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 주옵소서. 이 밤도 지켜 주시고 아내와 아이들도 지켜 주시며 돌아가는 순간까지 주님의 특별한 돌보심을 계속해서 허락해 주옵소서. 주님을 의지하오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