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5.2
지리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지리산 바래봉으로 등산을 가기로 한 날입니다. 05시 10분, 15명의 회원들을 태운 승합차는 울산을 벗어나 고속도로를 달려 바래봉 아래 용산마을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산 아래에는 바래봉 철쭉제가 열리고 있었지만 정작 산위에는 철쭉이 만개한 것이 아니어서 아름다움이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팔랑치 부근의 철쭉은 그런대로 좋았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비를 만났습니다. 우리 일행들도 비를 피하여 자연스레 몇팀으로 나뉘어져 우왕 좌왕했지만, 실로 운봉 일대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산내의 유성식당에 들러 지리산 흑돼지 삼겹살과 소주로 뒷풀이를 하고 귀향길에 올랐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비가 오니 고속도로는 거북이걸음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차량이 고장나 남강휴게소에서 멈춰 선 것입니다. 렌트카회사에서 대체차량을 투입하느라 2시간을 그냥 허비했습니다.
평소같으면 3시간이 걸리는 길을 9시간이 걸려 새벽1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습니다. 몸이 무척이나 피로했습니다. 그냥 드러 눕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하루 금강경을 1회독 이상은 하리라는 나 자신과의 약속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발심을 했습니다.
먼저 샤워를 하고 그 다음은 산에 다녀 온 물건들을 정리하고 설겆이를 하고, 정신을 맑게 하기위하여 작설차를 마시고 자리를 펴고 앉아 금강경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정신이 집중되지 않으면 그 부분은 다시 읽기를 반복하면서 경을 독송하는 동안에는 시간의 흐름을 잊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해서 금강경 독송을 마치고 나니 새벽 2시 30분이었습니다. 어떤 일들은 우연인 것 같지만 오랜 생을 살아오는 동안의 업이 연을 만나 결과를 이루는 것이고 보면 오늘의 여정에서 있었던 일들도 결코 우연은 아닐 것입니다.
그저 이루어진 것들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분별심을 일으키지 말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 들여야 겠다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카페 게시글
수행정진
약속
明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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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03 21:3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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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9시간을 길에서 허비하셨으니... 그시간에 오셔서 금강경독송을 하고 주무셨다니 대단하십니다... 한번 마음을 먹었으면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정진심을 내어야 겠지요... 명산님의 기도 원만회향을 바랍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_()_
남원 운봉 그 좁은 곳에서 설상가상 비까지 왔다면 ㅎㅎㅎ 알만 합니다.그래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입니다. 아름다운 회향을 발원합니다. ...()...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설겆이에 차까지.. 대단하십니다. 완전히 녹초가 되었을텐데..하겠다는 그맘이 중요한것이겠지요. 한번 손을 놓게 되면 자꾸 놓고 싶어지니..^^
물러섬이 없는 정진...()...
온갖 공덕으로 중생을 인도하시는 부처님! 저희들이 게으름에 빠져 허덕일 때 당신의 고행을 배우게 하소서. 복덕과 지혜를 모두 구족하신 부처님! 지금 기도하는 우리 법우님들 가슴 속에 간절히 원하는 일들이 모두 다 이룩되게 하여 주옵소서. ...()...
대단한 정신력입니다...늘 기도하시는 마음에 물러섬이 없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