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12월 24일 맑음
여행 세쨋날의 하늘은 푸르다 못해 Caribbean 바닷물을 퍼다 부은듯 새파랳다. 승선한지 삼일만에 처음 땅을 밟는 날이다. 오늘과 내일 이틀간은 배 안에 머물면서 일정에 따라 조용히 즐길 사람들은 배에 남고 개인 비용을 들여 페키지 여행을 즐길 사람은 기호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여 물놀리나 쇼핑 몰, 크리스탈 동글 탐사,정글 탐사, 스쿠 다이빙, 유적지 탐방 등으로 원하는대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날이다. 새벽 부터 부지런을 떨어 아침 식사를 일찍 마치고 오늘 하루를 즐길 수 있는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 입고 물놀이 준비까지 마치었다. 가장 중요한 Sea Pass Card와 Photo ID, 그리고 현지에서 사 먹을 점심값도 현금으로 챙기느라 식구들 모두 부산했다.
Sea Pass Card. 참고로 이 카드를 설명하자면 승선하기 전 통관을 할 때 개인 정보 및 크리딧 카드 정보까지 입력이 되어 Passport 처럼 쓰이는 카드로 이것이 없으면 배를 타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각자의 방에도 들어 갈 수 없고, 배 안에서 필요한 쇼핑이나 음료수도 사 먹을 수가 없는 배 안에서 아주 중요한 카드이다. 오전 9시 30분 부터 시작하여 3000명이 넘는 승객들이 빠르고 안전하게 배를 빠져 나가 대기하고 있는 작은 배에 옮겨 타서 각자가 선택한 패케지 여행을 하기위해 승무원들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했다. 우리의 작은 배 승선은 오전 10시.
Sea Pass Card
승선한 손님들을 풀어 놓을 곳은 Belize City, Belize. 인구 65000이 조금 넘고 면적이 1800제곱 킬로미터 밖에 안되는 작은 나라이지만 Belize는 카리브해안에 위치한 지역적 조건 때문에 영국의 지배를 받던 중앙 아메리카 국가 중 가장 중요한 교량 역할을 했던 나라이다. 17세기 영국 식민지의 수도 역할을 하다시피한 곳으로 목재산업의 중심지였다. 수천명의 노예를 아프리카에서 데려와 이곳에 풀어놓고 일을 시켜 수많은 logwood와 mahogany를 자국으로 옮겨갔던 곳이다. Belize City는 초창기에는 Holzuz라 불리는 작은 Maya City이기도 했다. 장시간 걸을 수 없는 형부를 고려하여 11개의 선택 코스 중 쪽빛 카리브해에서 종일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Private Bannister Island Beach를 택하였다.
Belize City, Belize
드디어 모든 통관 절차를 마치고 엄마 배에서 내려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는 작은 배로 옮겨 탔다. 흥겨운 라틴 음악이 흘러 나오고 너무 야해서 눈뜨고는 봐줄 수 없는 비키니를 차려 입은 남미에서 온 두여인은 흥겨운 음악에 참지를 못하고 야성적으로 몸을 흔들며 춤을 추고 함께 탄 백여명의 승객은 그들의 쎅시한 엉덩이엔 관심도 없다는듯 자기들 분위기에 들떠 몸을 흔들고 있었다. 오직 관심있는 형부만 슬금슬금 눈요기를 즐기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우리 언니는 남사스럽다고 고개를 돌리고. 나는 그들의 군살 없이 늘신한 몸매에 감탄하면서 어찌하면 저런 몸매를 유지할 수 있을까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약 30분간 쪽빛 물살을 가르고 달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Bannister Island에 드디어 도착했다. 바닷 속이 속살을 통째로 드러내고 있는 아름다운 쪽빛 카리브해의 멋진 풍경에 다시 한번 잠시 넋을 잃었다. 근사한 카라비안 음악이 흐르고 내가 좋아하는 알록달록한 십여개의 kayak, Zet Ski, Paddle Boat가 웰컴 글라라 하면서 손짓하고 있었다. 아픈 무릎도 잊고 날쌘 두 손주들과 선두를 달려 Deck 까지 있는 전망 좋은 원두막과 비치 의자 다섯개도 거뜬히 확보를 하고 썬블럭 크림 바르는 것도 잊고 바닷물로 풍덩..... "Oh, ye~~"
右上:수영을 즐긴 바다 右下: Kayak과 Zet Ski를 즐긴 바다
바다 속으로 들어와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은 나와 우리 식구들 그리고 그것도 잠시 뿐이었던 십여명의 외국 아이들 뿐이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기름을 번들번들 온 몸에 바르고 모래 사장에 누워 썬텐을 즐기거나 Palapa Bar에서 트로피컬 칵테일이나 사원한 맥주를 주문해 느긋하게 마시며 바닷 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이백 여미터 밖 쯤에 안전 막이 쳐져 있었고 바닷속은 초입 부분에는 진흙 뻘 그리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내 키를 훨신 넘어가는 깊이로 수초가 바닥에 가득하였다. 어린 아이들은 바깥에서 얼쩡거릴 뿐 도무지 안으로 들어오려 하지를 않았다. 손주들 모두가 이미 개인 수영 레슨을 받았고 수영 선수로 활약하는 아이들도 있어서 수영하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으나 약간 심하게 치는 파도와 바닥의 수초들에 겁을 먹고 있었다. 어른인 나만 신이나서 그 넓은 바다가 내것인양 종횡무진 수영을 하면서 한시간을 돌아다녔다. 점심 먹으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겨우 나와보니 애기 손바닥 만한 시커먼 닭가슴 살에 스무개도 안되는 후렌치 후라이 콤보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형편 없는 음식이 일인분에 15불이란다. 완전 바가지 요금이었지만 오늘 하루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 그들의 수입이고 이것 또한 모선인 우리 배와 삳고 온 작은 배와 나누어 가지면 사실 그들의 손에 들어오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했다.
결코 보여주고 싶지 않았지만 공개하는 살찐 내 몸매
간단한 점심으로 고픈 배를 채우고 이번에는 Kayak을 언니와 탔는데 뒤에 앉은 언니의 잔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방향 전환의 주도권은 나에게 있건만 앞에 장애물이라도 보이면 이리가라 저리가라 비명을 지르면서 노를 정신없이 저어 카약이 이리흔들 저리흔들 뒤집어지기 일보직전. 둘다 구명 조끼는 입었지만 개헤엄 밖에 못치는 언니가 물에 빠지면 완전 나는 물귀신 처럼 매달리는 언니에게 끌려 푸른 바닷물 속으로 잠수할 것이 틀림없어서 큰 소리로 야렇게 야단을 치니 조용~~
"Be quit! I am a driver."
아무튼 궁합이 안맞는 파트너였으나 칠순의 나이에 뭐든지 시도하려는 언니의 열정을 높이 평가해서 이번에는 군소리 없이 Zet Ski 뒤에 태워 신나게 바다를 달려주었다. 거금을 투자해서 두가지를 타고나니 그간의 스트레스가 확 날라가 버리는듯 하였다. 문득 괌에 갔을 때 너무 신나게 Zet Ski를 타다가 바다에서 길을 잃어 큰 배에 구조되었던 기억이 떠올라서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얼마만인가?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물에서 신나게 놀아보는 일이....
지쳐서 나무 그늘에 앉아있는 언니와 내가 잡은 엄청 큰 불가사리-구경 시키고 다시 제 자리로...
남은 오후 두시간은 용기를 낸 손주들 등살에 온바다를 헤집고 다녀야 했다. 저 깊은 바다 한가운데로 가서 큰 불가사리도 잡아다 보여주고 같은 또래끼리 수영 시합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보니 배에서 들리는 방송 소리. 아쉽게도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을 알리는 방송이었다.. 배에서 신나게 울려퍼지는 라틴 뮤직에 맞추어 쌈바 춤도 추면서 돌아 오는 길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
"Today, the Bannister Island Beach was just for your family" "That's right, sorry~~" "Hahahaha....Hohohoho..."
깜빡 잊고 바르지 않은 썬 블럭 크림 때문에 빨갛게 익어버린 온 몸에서 불이나고 있었으나 아~ 잊을 수 없을 미국 온 후 내 생애 몇번 째 가는 최고의 날이었다. 완전 카라비안 바다의 한편을 통째로 빌려 원 없이 놀았던 축복 받은 하루였다. 큰 배로 돌아 온 저녁 이후의 시간은 두말할 것도 없이 파김치가 된 날이었다. 그래도 어김없이 훌륭한 터키 스타일 정식 풀 코스에 정열의 붉은 포도주를 곁들여 맛난 저녁을 마쳤다. 펄쩍 뛸듯이 따겁고 아픈 온 몸을 가라앉히려 그 비싼 전신 맛사지를 받으면서 세째날의 하루가 또 깊어만 갔다. 오늘 내가 우리 식구들과 같은 배를 탄 사람들에게서 얻은 또 다른 닉 네임이 있었으니....
"우리 물개 이모 할머니 짱이야~~"
Harry Balafonte (King of Calypso) / Hava Nageela
|
첫댓글 물을 얼마나 좋아하면 바다에서 길을 잃을 정도로 다니니?
물개 할머니가 온 몸이 다 타도록 재미있게 놀았으니
두고 두고 좋은 추억거리로구나.
화려한 파티에 이어
드넓은 바다를 통째로 즐길 기회를 가졌으니 정말 부럽기만 하네.
ㅎㅎㅎ
신나게 달리다 너무 멀리까지 달려스리....
덕분에 지금도 팔 , 어깨, 그리고 등이 허물을 홀랑 벗고있다.
나는 물개 영자가 부럽소이다 무지허게시리~~~
너도 하와이에서 신나게 수영하지 않앇을까?
네 직계 가족과 그리 다니던 그때의 너를
나도 무척 부러워했는데........
하와이? 나는 하와이를 한 번도 못가봤고, 순자가 지난번에 가족 대이동을 했었지 ㅋㅋ
맞다 맞아.
내가 벌써부터 정신이 오락가락 ㅋㅋㅋ
영자가 수영도 잘 하는구나^^
학교 졸업하자마자 수영복 입고 찍은사진 변산 해수욕장이 생각난다
그때는 늘씬했었는데,,,,
지금 풍성해도 보기 좋을 것같다
그런 때가 내게 있었지....
적당히 빼어서 약간은 여유로운
내 모습으로 남기려 노력하고 있다.
너무 재미있었겠다. ㅎㅎㅎ
of cou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