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終之美(유종지미, 마칠 終)
다들 학교는 다녔겠지요? 그리고 학급회의라는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겁니다. 학교회의의 주제는 언제나 같았지요. 새 학기를 시작할 때는 '새 출발을 잘 하자', 4월에는 '나무를 심고 잘 가꾸자' 또 6월에는 '호국선열을 추모하자' 또 여림이 깊어지면 '하기 위생에 유의하자', 가을이 되면 '자연을 보호하자' 겨울에 들어서면 '불조심' 그리고 학기를 마칠 때는 언제나 '유종의 미를 거두자'였지요.
새해가 시작되고 금연을 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나는 3월 1일부터 예정인데, 새해가 되면 모두들 한가지씩 결심을 하고 실행을 하지만 대부분이 사흘을 넘기지 못하지요. 마음을 먹고 3일을 계속하지 못한다 하여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 하지요. 사람들은 언제나 새롭게 시작할 때 굳은 의지, 결심을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차츰 그 결심이나 의지는 흐트러지고 잊혀지게 마련이지요. 그러나 시작할 때의 의지, 결심을 마지막까지 이어 온다거나 혹 포기했다거나 흐트러졌더라도 끝낼 때는 다시 한번 멋진 마무리를 하자는 말이지요.
새해를 시작했을 때의 결심을 연말까지 이어왔다면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하자는 말이지요.
새해의 시작이 1월 1일인데 음력으로는 또 다르지요. 예전에 정부에서 구정(舊正, 설날)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가장 큰 이유가 이중과세(二重過歲), 즉 새해를 두 번 맞는다는 것이었는데, 그저 새해를 시작하는 날, 그리고 단순히 설날이라고 구분하면 될텐데요.
그런데 왜 새해의 시작이 1월 1일일까요? 예전에는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 동지(冬至)를 새해의 시작으로 했답니다. 이후 예수님이 태어난 날 크리스마스를 새해의 시작으로 한 적도 있고 이후 1월 1일로 계속 늦춰져 왔다고 하지요. 그리고 이후에도 1년의 시작이 계속 늦춰진다고 하는데, 학교에서의 1년의 시작은 1월 1일이 아니라 3월 1일이지요, 그래서 연도(年度)라는 말대신에 학년도(學年度)라는 말을 쓰지요. 회계연도(會計年度)라 하지요. 년 단위로 회계를 마칠 때 새로운 장부의 기록을 시작하는 날인데 우리 나라는 연도(年度)와 회계연도(會計年度)가 같지만 미국의 경우 회계연도(會計年度)는 7월 1일에 시작하지요.
올해 무슨 새로운 결심을 하였나요? 요즘은 우리 나라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죄인(罪人)최급하는데 우리 나라처럼 담배 인심도 좋고 예의바른 나라도 없을 겁니다. 금연구역이라고만 하면 누구든 담배 피울 생각을 안 하지요. 예전에 기차에 금연칸, 흡연칸이 있을 때에도 흡연칸에서 조차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요. 담배 역시 기호식품이라 죄인 취급하는 것은 기분나쁘지만 더럽고 치사해서 끊으렵니다.
자! 시작합시다. 그리고 새해에 결심했으니 연말에 유종의 미를 거둡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