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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3천미터가 넘는 산속의 밤..
숙소의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비소리는 한밤중인데도 산행에 지친 몸을 깨운다.
화장실에 갈려고 문을 나서니 칠흑같은 어둠에 쏟아지는 비소리만 더 요란하다.
다시 들어와 누우니 내일 비속의 산행 걱정에, 또 옆 동료의 코고는 소리에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
이럴때 심심풀이로 들여다 보던 핸드폰은 여기서는 아무 것도 통하지 않는 무용지물..
지금까지 살아온 이런 저런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또 이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볼까 생각하며 뒤척이다 잠이 든다.
** 새벽에 나와보니 비는 거짓말같이 그치고 어릴때 봤던 별들이 시린 공기속에 너무나 초롱초롱하다.
동이 트면 햇빛을 반사하며 자태를 뽐내는 설산의 위용이 눈앞에 펼쳐진다.
안나푸르나(풍요의 여신이라는 뜻)는 걷고, 보고, 먹고, 자고- 이렇게 단순해져서 일상사를 잊고 싶은 사람들이
가보면 참 좋은 곳이다.
**2016년 10월 9일부터 10월 15일까지 운보 고광민, 소산 이승무, 덕인 정국근, 장부 장성지 4명이
안나푸르나를 다녀왔다. 차후에 가보고 싶은 친구들을 위해 일정과 궁금해 할 것 같은 몇가지를 소개한다.
(사진은 운보가 자유게시판에 올려 놓았음)
1일차 ; *10월 7일 금요일, 인천공항에서 11시30분에 만나 수속을 하고 2시 출발.
카트만두까지 7시간 (시차는 3시간15분)소요. 도착후 호텔에서 저녁식사후 취침.
2일차 ; * 10월 8일 토요일. 5시 기상, 7시 국내선 공항으로 출발, 8시30분발 30인승 경비행기 탑승,
안나푸르나로 가는 관문도시인 포카라로 이동. 30분 비행시간 내내 구름위로 눈덮힌 설산이 장관임.
갈 때는 조종석을 바라보고 오른쪽, 올 때는 왼쪽에 앉아야 잘 볼 수 있음. 경비행기는 좌석을 지정하지 않아
동작 빠르게 자리를 차지해야 됨,
* 포카라(820M)에서 버스로 1시간 가량 이동후 산행 시작, 1시간 정도 지나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에서
비빔밥으로 점심및 휴식후 다시 산행, 1,565M 란드룩에 도착, 총 6시간 30분동안 12km 걸음.
산골마을길이 이어져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음. 저녁메뉴는 돼지수육. 잘먹어야 산행을 할수 있다고해서
가져간 소주와 함께 에너지를 충분히 보충함.
* 숙소는 LODGE라고 하는데 2인1실이다 . 조그만 침대만 있다. 밤에 비가 엄청나게 쏟아짐..
3일차 ; *10월 9일 일요일, 5시 기상 7시 출발. 비는 거짓말같이 그치고
아침에 동이 트자 안나푸르나 남봉이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다.
출발은 내리막이라 수월하지만 불안하다. 4천미터를 넘게 올라가자면 계속 올라가야 되는데 내리막이라니?
아니나 다를까, 내리막이 끝나니 수직에 가까운 오르막길이다. 숨이 턱턱 차고 땀이 비오듯한다.
이날 코스는 W자 형태로 내리막 오르막이 번갈아 계속돼 정말 힘들게 한다. 끝나고서야 가이드가
알려주는데 전체 코스중 제일 힘든 날이라고 한다. 고비를 겨우 넘기고 4시 시누와(2,360M)에 도착해
씻고 꿀같은 휴식. 저녁은 닭백숙으로 푸짐하게 영양보충.. 총 8시간 10KM
* 네팔 사람들이 신성시해서 등반을 허용하지 않는 마차푸차레 봉(6,997M, 물고기 꼬리라는 뜻)이 보인다.
* 밤새 또 비가 쏟아짐.
4일차 ; *10월 10일 월요일, 5시 기상 7시 출발. 오르막이 계속되는 길이다. 걸음이 느린 장부와 사진찍기 바쁜
운보가 어제는 앞에 섰으나 오늘부터는 다른 일행들에게 폐가 될까봐 '환자조'로 제일 뒤로 빠졌다.
그뒤에는 의료팀장이자 앰블란스 덕인이 따르고 가이드가 받쳐주니 든든하다.
대나무가 많아 뱀부라는 동네도 지나고, 코스가 나무들이 쭉쭉 뻗어 힘은 들지만 경치는 좋다.
산은 높고 비가 많이 오니 곳곳에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도반(2,600M)에서 오무라이스 점심을 먹었는데 민가는 여기까지라고한다.
오후에 비가 왔다. 비가 오더라도 계속 가야된다. 중간에 어떻게 할수가 없기 때문이다.
비옷이 매우 중요하다. 비를 맞아 체온을 뺏기면 감기에 걸리거나 고산증세가 오기 쉽기 때문이다 .
그래서 배낭에는 꼭 비옷을 챙겨두어야된다. 4시30분에 숙소 데우랄리(3,200M)에 도착 , 오늘은 7시간 10KM..
* 3천M가 넘어가니 체온유지를 위해 샤워는 물론 머리도 감지말라고한다. 숙소는 난방시설이 없으므로 스스로
체온을 잘 지켜야된다. 물론 술도 금지다. 뛰지도 말고 천천히 걸으라고 한다.
* 바다가 없는 나라의 높은 산속에서 저녁에 꽁치를 먹다니 ..
* 저녁밥 먹고 6시반인가? 바로 취침 ..
밤에는 비가 오고 추워서 양말신고 바지와 겨울옷 입고 침낭속에 들어가 잤다.
5일차 ; *10월 11일 화요일. 4시 기상, 4시30분 미역국 먹고 5시 출발.
헤드랜턴에 의지해 새벽 어둠을 뚫고 나간다. 겨울옷을 입고 장갑도 끼었다. 손이 시리다.
4시부터 서두른 이유는 고봉들을 볼려면 아침에 가야되기 때문이다. 고산지대는 기상이 수시로 변한다.
아침나절에 햇빛이 났다가 곧바로 운무가 올라와 금방 산을 덮어버리고 오후에는 수시로 비가 온다.
*7시30분 3,700M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에 도착했다.
여기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ABC 4,130M)까지 갔다가 다시 MBC로 돌아와 숙박한다.
MBC를 지나 오르막을 넘어서니 4,100M고지에 설산이 바로 눈앞에 다가온다. 1시간을 더간다고한다.
그런데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원래 왼쪽 다리 혈액순환이 시원찮은데 덜컥 겁이나서 더이상 가지 않았다.
MBC로 먼저와 가이드와 먹은 피자와 콜라가 너무 맛있었다. 햇살도 정말 따듯하고 좋았다.
그날 저녁 두명이 고산증세에 시달렸는데 나는 1시간 안가고 미리 쉬는 바람에 멀쩡했다.
* ABC에 사람들이 모이니 그 높은 고지에서도 야바위꾼이 돈을 노린다 .
운보는 거기서 3판2승으로 60루피를 따서 기분 좋아했다. 7시간 11KM..
*저녁은 꽁치김치찌개 먹고 씻지않고 7시쯤 어제와 마찬가지로 겨울차림으로 취침.어제보다 더 춥다.
6일차 ; *10월 12일 수요일. 4시반 기상 5시 북어국먹고 6시 출발. 오늘은 하행 산행 날이다.
3박하며 올라갔던 길을 하루만에 바로 내려온다. 내리막이지만 돌산이라 조심스럽다.
*점심은 신라면 ..산속에서 별걸 다 먹어본다. 하산길에 비가 왔다.
*올라갈 때는 내리막이라 몰랐지만 내려올 때는 오르막 . 3천개 돌계단, 그것도 숙소를 바로 앞에 두고 있으니
맥이 확 빠진다. 고개숙이고 땅만보고 올라가니 돌계단과 물소똥과 염소똥만 보인다.
겨우 올라와 운보와 둘이 빵을 사먹었는데 맛이 기가 막히다.
*촘롱(2,170M)에 도착.. 9시간 18KM .. 3일만에 씻으니 날아갈 듯하다.
2,100M 근방을 지날때부터 문자터지는 소리가 계속 울렸었다. 모두 숙소에서 밀린 안부 전하기에 바쁘다.
*산에서의 마지막 밤으로 사실상 산행이 끝나는 날이다. 그래서인지 염소고기가 저녁 메뉴로 나온다.
아직 남아있는 소주를 다 꺼내 파티를 벌인다. 일행 11명이 무탈산행을 자축하고 저마다 건배사와 소감을
한마디씩 한다. 울산산악회 젊은 일행이 첫날 우리들을 보고 산행이 제대로 되지 않을것 같아 실망을
많이 했었는데 실제는 의외여서 놀랐다며 '형님들' 건강하시라는 덕담을 한다.
7일차 ; *10월 13일 목요일. 5시30분 기상, 김치국먹고 7시 출발, 만만치않은 내리막길,
어제 18KM를 걸어서 그런지 오르막에도 안아프던 허벅지가 아프다.
시와이(1,380M)에 도착, 12시에 비빔냉면 점심으로 산행은 진짜 끝. 5시간 10KM..
* 이후 지프 1시간에 이어 버스 1시간 반 타고 포카라로 이동
포카라에서 시장 구경하고 돼지 바베큐 저녁, 호텔 휴식..
8일차 ; *10월 14일 금요일, 6시 기상 8시 출발, 국내선 공항에서 9시발 경비행기로 카트만두행
카트만두에서 왕궁,시장, 절 등을 관광하고 탄두리치킨, 커리 등 네팔식 저녁
* 공항으로 이동
9일차 ; 10월 15일 토요일. 6시 인천공항 도착
#준비물 : 여행사에서 자세히 안내해준다. 날씨가 수시로 변하므로 옷을 다양하게 준비한다. 특히 비옷은 꼭 필요하다 ..
빨래는 할수 있으나 비와 운무때문에 잘 마르지 않는 점을 고려해야된다.
여행사에서 주는 카고백이라는 큰가방에 짐을 싸는데 대략 20키로 정도 된다.
그 가방은 포터가 숙소까지 운반해준다, 배낭에는 그날 산행에 필요한 것을 챙기면 된다,
#숙소 ; 롯지(LODGE)는 침실,샤워실,화장실,식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네팔 소수민족만이
정부의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곳이다. 산속에 군데군데 있다 .
한방에 2-3명이 같이 자게 되므로 낯선 사람과 같이 있으면 아무래도 불안하고 불편하다.
코고는 소리에 잠못잘까봐 여행사에서 귀마개까지 준다.
그래서 마음이 맞는 동료와 같이 가는게 좋다 . 비가 많이 와 물이 많으니 화장실은 그런대로 쓸만한 편.
#음식 ; 산행 전 일정에 한국음식을 잘하는 네팔 요리사가 따라와서 한식을 해주므로 조금도 불편이 없다.
6일 연속 산행으로 에너지 소모가 많으므로 잘 먹는게 중요하다.
#고산증세 ; 사람에 따라 체질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알수가 없다. 가봐야 안다.
가이드의 안내에 충실하게 따르면 큰 걱정은 없다 . 11명 일행중 2명이 밥을 못먹고 머리가 아픈
고산증세를 하루밤 겪었다가 그 다음날 바로 회복하는 정도였다.
#등산체력 : 6일을 연이어 4,130미터 까지 오르는데 등산에 익숙한 사람은 아무 문제가 없지만 ,
그렇지 않으면 사전에 등산이나 다른 운동으로 기본체력을 키우고 가는게 좋다.
북한산 평균고도가 600-800미터이니 6일 동안 매일 북한산을 하나씩 오른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여행상품 명칭이 안나푸르나 트레킹이다. 우리는 트레킹이라고 하면 조금 쉬운 산길을
생각하는데 그렇게 알고가면 힘들다.(사전을 보니 트레킹은 도보여행이다-.등산도 도보여행은 맞다) .
우리 용어로는 등산이다. 일행이 흩어지지 않고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가이드가 앞뒤로 한명씩 붙는다.
만약 중간에서 포기하면 일행이 돌아올 때까지 롯지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그비용은 개인이 따로 부담해야한다 .
#참고 ; 롯지마다 이정표가 있는데 거리(KM)로 표시하지 않고 모두 소요시간으로 해놓았다.
사실 오르막 내리막이 수시로 반복되니 거리는 아무 의미가 없다 . 체력과 시간을 감안하여
어디가서 휴식하고 숙박할지 판단하라고 시간으로 한 것 같다.
9일짜리 여행은 직장인을 위한 일정이라고 하는데 좀 빠듯한 것 같고, 11일짜리 일정은 조금 여유가 있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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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장부, 글 쓰느라 수고 많이 했소...앞으로 안나푸르나 가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될거요...걸을 수 있을 때, 꼭 가 보시기를...헤드 랜턴, 털실로 짠 모자 꼭 가져 가세요...
잘 봤습니다 수고하셨고요
비용은 얼마 들었나요?
7박 9일,259만원인데 우리 팀은 1달 전에 예약했기에 249만원으로 10만원 할인,비자비 25불,가이드비 70불,산케4명과 지인 2명 합6명의 공동경비 각 50불?정도 .
9일 동안 극기 산행을 하고 온 동무들이 존경스럽네.
고생을 한 만큼 느낌도 보람도 많았으리라 싶소.
술 끊고 몸 정화하기는 딱 좋겠네...나부터.
백산. 롯지마다 값도 싸게 맥주(500ml에 우리돈 5,500원~7,000원정도 고도가 올라갈수록 가격도 올라감 )와 네팔산 양주(우리돈 9천원이면 200ml정도. 맛은 괜찮음)를 파니 점심, 저녁 술끊기는 힘드요.ㅎㅎ
@智山 방효근 속세에는 어디나 술이 있구나.
@百山 이주형 속세에는 어디나 술이 있으면 여자도 있으야 되는 것 아닌가?
@德仁 정국근 여자도 있지..당신이 안쳐다봐서 그렇지..
@德仁 정국근 세계 각국에서 혼자 트레킹 온 젊은 女들 많던데 뭐 보느라 안쳐다 봤나?
요약된 산행기지만, 주요 내용은 다있네요. 참고가 되겠습니다. 히말라야 상상하며 잘읽었습니다. 대단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수고 많았소!
간단하지만 전체를 상상하는데 부족하지 않네요. 뒤에 가는 산케들한테 참고가 많이 될 듯...
훌륭한 산행기 잘 감상했습니다.
한번 가봐야할텐데......좋은 기회가 오겠지요.
장부히말라야산행기 재경회보 용마에도 보도하소. 많은 이들이 히말트레킹을 버킷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는데 대단하오.
히말라야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향후 가게 될지 모르지만 가게 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