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11회차
2014년 3월9일 눈비 후 맑음
꽃조개고개~하고개~백월산~까치고개~홍동산~육괴정~덕숭산~나분들고개
19km(덕숭산~동막골~주차장) 5시간 10분
어?? 양고문님, 이여사님 오늘도 안 나오셨네?
무심하게 편찮으신 줄도 모르고 있었으니---
두분의 빠른 쾌유를 바라는 올올맨들의 염원을 담아
함께 힘찬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간밤에 눈이 펄펄 내린 줄도 모르고
겨우내 끌고 다녔던 아이젠과 윈드자켓은 필요 없을 거라며 빼놓고
파말이, 오징어, 초장 챙기느라 부산스러웠는데---
달리는 차창 밖 풍경이 온통 하얀 설국이다.
3월에 눈 덮인 진풍경을 보니 눈은 즐겁지만 걱정이 앞선다.
눈은 점점 잦아들어 서산쯤엔 비가 내렸는지
눈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아이젠 걱정도 사라졌다.
꽃이 만발한다하여 꽃조개라던가?
들머리 찾아 오르는데 홍성출생이신 한용운님의 동상을 세워놓았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 깨치고 단풍나무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리에 들어 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님의 침묵 --
동상 옆 능선을 오르며 ‘님의 침묵’을 되뇌어본다.
폭신한 소나무숲길로 이어지는 편안한 등로와
내린 눈비에 촉촉히 젖은 임도를 따라
하고개를 지나 살포쟁이고개로 오른다.
‘내포문화숲길’ 안내판이 깔끔하게 가는 길을 안내하지만.
“밤은 놔두고 가라~” “조용히 지나가라~” 어르고 뺨치는 격??
아직은 비구름 머물러 조망은 시원하지 않지만
백월산 오름 능선의 암릉 조망터에 서니 시야가 트여 훤하다.
가야산 능선이 장쾌하게 뻗어있고
암릉으로 어우러진 덕숭산, 홍동산, 용봉산이 봉긋하게 솟았다.
간밤에 내린 눈이 쌓여 하얀 풍경의 백월산(394m) 정상.
햇볕 가득한 산신각 앞에서 왕사장님, 미연씨, 문자씨 함께 휴식.
산신각 지붕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와
난간에 누군가 만들어 놓은 작은 눈사람이 어울려 조화롭다.
팔각정 앞에선 ‘해피홍성산악회’의 산제가 시작되는데
얼핏 보니 여기도 여성회원들이 더 많아 보인다.
대한민국은 이미 ‘여인천하’가 되었다.
산에도, 들에도, 음식점에도---
왕사장님도 세 여인들에 둘러싸여 백월산 내림을 앞장선다.
북사면 눈길을 맨 뒤에서 안전하게 내려오느라 버벅거리다가 늦어져
일행과 떨어져 까치고개 개 집 앞을 지나는데
덩치 큰놈들의 개 짖는 소리에 놀라 움찔!
피하여 내려간 곳이 길바닥. 아무 표식 없길래 다시 원 위치!
컹컹 짖어대는 백구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마저 지나
생활쓰레기 매립장 옆 산길로 진행한다.
구름은 완전히 걷혀 햇살은 따뜻하지만, 제법 바람 불어 선득하다.
쯔~쯔~쯧. 검게 타버린 소나무 숲길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산불조심’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숲을 되살리는데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나야 하는가?
잠깐 부주의로 산등성이 하나를 다 태워버렸네~!
혼자 구시렁거리며 홍동산(309m)을 오른다.
앞선 왕, 미, 문자씨 간식 나누는데 밤빵이 달콤하다.
이미 들머리에서 명원씨한테 산중오찬 메뉴를 검색했는디---
배추전, 굴전, 껍데기 등등 아쉽도다!
바람 때문에(윈드자켓도 없고)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간다잉~!
일행과 함께 홍동산 내려 가고 있는데 전화벨은 울리고
남편은 홍동산에서 후미조의 오찬을 알린다.
‘카톡’으로 메뉴 사진을 전송해오니 잠깐 쉬며 애꿎은 물만 벌컥 마신다.
진하게 다린 대추차도 남편 배낭에 넣었는데 아깝도다!
꿈지럭거리는 사이 또 일행과 떨어져 육괴정 철조망 따라 내려와 능선으로 오른다.
본격적으로 덕숭산 오름에 붙는다.
새파란 하늘! 암릉과 어우러진 푸른 소나무!
비 온 뒤 청정한 풍경과 맑은 공기!
햇빛 가득한 남사면 암릉을 오르니 몸 속 세포들이 말끔히 정화되는 느낌!
‘도사’처럼 덕숭산(495m)에 올랐다.
만해 한용운님도 덕숭산을 오르며 읊었을 것 같은
‘알 수 없어요’를 여러분들께 들려드립니다~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잎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덕숭산 정상 부근에서 몇 년 전 ‘올올시산제’ 산행 중 헷갈려
약간의 ‘알바’를 했던 기억이 ‘데쟈뷰’로 스쳐 지나간다.
왕사장님, 미연씨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1.7km 하산 길을 달려 내려가는데---
날머리 나분들고개는 안중에도 없었고,
아무 생각 없이 함께, 따라서 발길 닿는 대로, 편한 길쪽으로,
지도 확인 없이, 되돌아갈 맘도 없이, 우리는 신나게 내려왔다.
수덕사 대형주차장으로~~!
무슨 염치로 버스마다 확인하며 올올버스를 찾는지??
오늘의 알바는 ‘쪽팔리는' 수준이다.
혼자였으면 시그널이라도 확인하며 되돌아 갔을 텐데
셋이니까 용감하게 너무 긴(?) 1.7km를 탓하며 튀어 내려왔으니---
콜택시 타고 광천리 나분들고개로 고고씽~!
가면서 능선을 살펴보니 두어개 능선을 건너 완전 다른 곳이다.
인생의 갈림길과 마찬가지로 산중의 갈림길도 어디로 튈지 모르겠구먼~!
그곳이 주차장일지… 길거리 막걸리파티장일지…
바로 뒤에 섰던 똑똑한 문자씨는 옳게 찾아 벌써 내려왔고
앞선 윤회장님도 주차장 알바를 즐기고 오셨다니...ㅋㅋ
평통회장님은 집안 제사로 따로 차를 가져오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며
산행을 마치고 광주로 내려가는 열정을 보여주신다.
덕산 ‘입질네어죽집’으로 이동하여
깔끔한 맛의 충청도식 어죽을 맛본다.(길쭉하게 썬 짠지도 독특하다)
이른 귀경에 양재 맥주집으로 2차(?)산행을 가신 분들은
모두 무사 귀가하셨으려나???
직녀 씀
첫댓글 18.3km도 2%부족해서 양재까지,,우리대표이사님,,단골,맛집찿아 삼만리~~양재뒷골목을 누비고 다니고,,또돌아도,,,,사랑만은,,목슴을 걸었다~아 (맨발에청춘)~~나이+전주(1차)탓이려니,,,결국은 벅쩍거리는 쭈꾸미집으로 입성,,,부어라~마셔라~몇번을 위하야~를 했는지,,(20대도 아닌데),,돌아가시기 직전까지,,이젠~ 술이~술을,,쓰리~go는 못하냐? 肝들이 제데로 부어올랐으니,,누가 뭐랄꺼 없이,,노래방 들렸다 가실께요~~푸닷거리 제데로하고,,신분당선에 몸을 실고,,죽전이 왜그렇게 먼데 있는건지,,,오늘도 기분좋게 마무리~~산사에서 못먹었던 곡주 오늘 다 마신듯,,,
산행 다섯시간, 음주 다섯시간+두어시간, 가무 두시간
고객님들은 너~무 많이 놀았어요~!!
무얼 그리 위하였는지 반성들하시고.... '올올13주년 시산제' 꼭 오세요~~~~^^
그날은 많은 음주로 무리를 했는지 몸도 마음도 엉망징창 담부터는 음주 절제를 해야겠습니다.
@직녀적나라하게까발겨서동지들한테욕먹고 왕따 당하겠네
넘
네~~skt, kt, lg유프러스,,고객님들 모두다~두손들고,,반성하고 있심다,,,往者不可諫來者猶可追(왕자불가간래자유가추) 지나간일은 고칠 길이 없으나 앞으로의 일은 오히려 잘할수가 있다.
그러게요!
이제라도 거기서 벗어나 보시면~.
그속에 있어 봤자 몸만 축나지요?
已而,已而。今之從ㅇ者殆而。
이제 그만~.
아직도 ㅇ에 매달리는 건 위태합니다.
그러게 말입니다~항상~좀전에 가까게 지내던 거사님~ 연락와~~몇일됐다고~또^^또~ 가볍게 곡주~한잔하고~짐 들어왔네요,,아무래도 내려온김에~~~ 시산제까지만 보고 다시 산사로 가는게 이~ 오빠는 젤 행복인거 같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