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를 벗겨줘
발을 다친 지 어느새 40여일이 지났다,
견디기 힘든 고통과 괴로움 속에 시간은 쉼 없이 흐른다.......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골절환자에겐 옆에서 살펴 줄 간병인이 필요하다.
내게도 간병인이 있다. 딸이다.
중학교 3학년인 딸애가 그 긴 겨울 방학에서부터 봄 방학까지
한시도 내 곁을 떠나지 않고 간병인 노릇을 곧 잘한다.
자식은 분신이라고 말한다. 내 분신인 딸애가 어미의 수족이 되어
진짜 분신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옛말 이르기를.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된 몸이지만.
그래도 하루에 수십 번 딸아이를 찾아, 귀찮게 할 일이 왜 이리 많은지-----.
그런데도 나는 딸에게 고마움보다 짜증을 더 많이 부린다.
오늘도 딸을 향해. 싫은 소리부터 튀어 나온다.
“ 넌 왜 꼭 시키는 일만 하니? 알아서 눈치껏 척척 못하고.”
그러자 딸아이의 눈 꼬리가 새초롬해진다.
아마 심사가 뒤틀리나보다.
그런 딸아이의 표정을 보는 내 심사도 뒤틀린다.
그래서 한 바탕 소란을 피웠다.
그러자, 고분고분 하던 아이의 입에서 의외의 소리가 튀어나왔다.
“엄마, 잔소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요,”
“왜 매일 매일 잔소리야?”,
”내가 이만큼 했으면 만족할 줄도 알아야지------”
“이 나이에 나만한 딸이 또 어디 있는 줄 알아요?”
순간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서운했다. 섭섭하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아 !역시 긴 병엔 효자가 없는가 보다.
참다못해 끼어든 남편에게도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다, 친정 엄마에게로 불똥이 튀었다. 만만한 엄마라 늘 투정만 부리는 못된 딸
이러면 안 되는 줄 알지만 순간순간 나도 몰래 이는 불같은 성격을
나는 어쩌지를 못한다.
주변 사람들의 고마움을 알지만 ,맘속으로만 새기고 ,겉 과 속이 다른 내 행동이 밉다
그런데도 가슴은 점점 더 달아오르고, 신경이 더더욱 예민해진다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버럭 지르며 발버둥을 쳤다.
"이 발목 장화를 벗겨줘"
아! 나는 딸을 나무랄 자격이 없다
김령님 작품을 읽고 주제넘게 위 처럼 고쳐 보았습니다.
양해하시고 읽어보세요
첫댓글 고마워요,많은도움이 되네요,앞으로 자주 부닥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