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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頭大幹記
중재-여원재-성삼재
'Jiri-깽이' 恩敬의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
(15)
<그대와 함께>
지리산은 항상 생각나
꿈에도 그리게 되는
고향 같은 산이요
그대는 매양 보고파
마음이 향하게 되는
연인 같은 사람
함께 나눈 시간
보석과도 같은 추억들
왜 그립고 보고픈지 묻는다면
글쎄올씨다...
가야할 길이 어디고
누구를 향해야 할지
내 몸과 마음은
저절로 알아지는가 봅니다
그러니 그대여, 함께 가요
우리가 그리는 그곳으로.
_Jiri-깽이 恩敬,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_
지리산 같은 사람이다. 지리산스럽다.
제겐 ‘가족같다’, ‘집’같다 라는 말로
참 편하게도 들립니다.
그냥 지리산은 제게 그래요.
엘리사벳 언니가 그렇고요. 방장님이 그래요.
언제 어느 길을 가든 이분들과 함께라면
저는 무서울 것도, 겁나는 것도 없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함께하는 동안
깊고 오랜 시간 믿음이 쌓였고
즐거운 순간에도, 힘겨웠던 시간에도
서로 의지하며 항상 ‘함께’였으니까요.
배방장 행님과
엘리사벳 언니와 함께하는
백두대간 15번째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중재-고남산-고리봉-성삼재
50km
지난번 걸음은 덕유산을 만났으며
영취산, 백운산을 지나 중재까지.
이번 15번째 구간은
전북 장수와 경남 함양
전북 남원 지역을 지나게 되는
지리산을 바라보며
결국 만나게 되는 길입니다.
꺅~ 지리산이닷.
이 백두대간 능선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들은 또한
섬진강과 낙동강의 첫물들이니~
요천과 서시천 등 물줄기는 섬진강으로.
위천과 임천강 등 물줄기는 남강에,
그리고 낙동강으로.
백두대간 능선을 사이에 두고
흘러내리는 이곳의 물줄기들은
이쪽 저쪽 비탈 계곡으로
서로 헤어지며
후에 만나게 되리라 생각이나 할런지...
물도 흘러흘러 어머니 품같은
바다라는 곳으로 가듯~
백두대간이라는 먼 길 떠났던
저도 걷고걸어 결국은 집같은
나의 사랑하는 지리산으로 들게되네요.
와락~ 우리를 안아주겠지요.
애썼다~ 수고했다~ 어서와라~
그렇게^^
금강산, 설악산에서
지리산으로 파도치듯 연결되는
사랑스럽지 않은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던
기나긴 백두대간길~
때론 까칠함이 좋았고
때론 아무 생각 없게 만들었던
네가 좋았으며
울게도 웃게도 만들었던
그 모든 순간
매순간 함께했다는 사실이 그저 감사할 뿐~
이제는 더 크게
나의 사랑하는 지리산을 넘어~
나의 사랑하는 백두대간으로~
이번 걷게될 주요 고개와 봉우리는
중재(중치)-월경산-봉화산-매봉-복성이재-
아막산성-사치재-매요마을-고남산-여원재-
수정봉-주촌(가재)마을-고기리-
큰고리봉 (1,304)-정령치-
만복대-작은고리봉 (1,248)-성삼재
금요일 밤, (엘리사벳)언니와 오랜만의 만남.
대구역에 도착하고
방장님 차로
남원 주촌리마을까지 한숨으로 도착
방장님과 엘리언니는 오며가며
얼굴 인사정도 하셨던 사이~
마을 회관 앞 정자에
베이스캠프 모기장을 멋지게 치고
이 소중한 밤 꿀잠은 저만~
어째 두 분은 바깥잠이 잘 안왔다고 합니다.
저는 두 분하고 같이 노숙하니
엄청엄청 좋더구만~
저는 머리만 바닥에 대면
어디서든 무조건 쿨쿨~ 꿀잠이니~
이것도 복이라면 저만의 복입니다.
이른 새벽 알람 소리에 일어나
방장님이 끓여준 맛난 라면 든든히 먹고.
꺼억~
차는 백두대간박물관 주차장에 잘 모셔둡니다.
인월택시로
지난번 날머리 중재로 고고씽~
경남 함양 운산리의 중기마을
택시는 우리를 도로 위에
떨궈놓고는 미련없이 가고.
더 깊이 산 아래 안쪽까지
가줬으면 좋으련만
비포장도로를 좋아하지 않는
인월 기사님입니다.
덕분에 몸풀기 운동좀하며
여기서 중재까지는 약 1.4km 정도.
도로 풀숲에 놓고 갔던 지팽이~
오홋~! 살아있네. 있어요.
오~~예~~
흐흐흐... 반갑다 요녀석~
계곡 물소리 들으며
가을이 온 듯 풀벌레 소리에 기분좋게
두 귀가 간질간질~
몇 마디 이야기 하다보니
중재(중치) 도착하고.
지난번 내려설 때 보지 못했던
노거수와 인사도 하며...
그때는 뭐그리 바빴는지
지나며 보지도 못했었네요.
집으로 갈 생각만 가득했었나?!
마음 여유 한껏 있는 지금에서야
한밤, 인사하며 토닥토닥~
덕분에 힘 받고~
월경산 방향으로 가벼운 발길 옮깁니다.
백운산과 월경산 사이에 위치하는 중재(중치)
나름 편한 고갯길로
전북 장수의 지지계곡의 물줄기는
백운천으로 요천에, 섬진강으로.
경남 함양의 백운계곡 물줄기는
위천으로 남강에, 낙동강으로.
깽이 대간길에 힘좀 보태주고 싶어
이렇게 좋은 날, 함산 해주는 엘리 언니^^
월경산 빼곡 꽉막힌 숲길~ 오르며
얼굴이며 등줄기에서 땀은 줄줄~
걷다가는 곁의 나무에 손 얹고
기운 느껴보며...
한 그루의 나무에서
만 개의 잎이 산다고 하는데...
이 숲에 과연 몇 그루의 나무가 있을지...
그리고 얼마만큼의 잎들이
살아 흔들리고 있을지...
우리는 감히 짐작도 못하겠지요.
방장님의 월경산 이야기에
푹 빠져 걷다보니
시원한 바람이 자꾸 이야기 중간중간
잠시 머물다 가라~
자기도 봐달라고 앙탈부리듯.
아~ 이 월경산의 조용한 바람~
시원해요. 행복합니다.
월경(月經)이라 하면
보통 여성의 매달 치러지는 생리현상
방장님만의 독특한 말 샘법 짜잔~ 등장.
월경(月經)에서 불경(佛經)을,
그리고 성경(聖經)을 끌어냅니다.
어떻게 저렇게 접목을 시켜
말씀을 하실까
저는 들을 때마다 그저 신기할 따름~
불경을 외우고 성경을 공부하는 일~
여성이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에
감히 비할 수 있을꼬~
방장님은 엘리 언니나 저 같은 여성들이
얼마나 대단하냐며 말씀하시는데...
엘리 언니야 아이들이 있으니
임무수행 이미 클리어~ 대단한 여성^^
분명 위대한건 맞는데,
저는 위대할 준비만 늘상~ 하고 있으니...
언제까지 해야하는겨?!~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이밤, 어둠만큼이나 아득~
그래도 곧 해는 뜨고 어둠은 물러가겠지요.
빅토르 위고의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
유태 격언에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결국 ‘경(經)’의 그 줄기들 모두
궁극적으로는 하나로 통하지 않을런지...
여기 경남 함양의
월경산(月鏡山, 달월+거울경)은
매일 차오르고 이지러지며 변하는
달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며 가라는 곳.
오늘 하늘에 걸려있는 거울은 너무 작아서
잘 들여다봐야 보입니다.
저 높은 곳에서
스스로 채운 것을
달님은 거의다 비운 듯 한데
저는 뭐를 어떻게 비워야할지
아직도 더 많이 걸으며 배워야
어느 정도 내려놓고 비워지고
그러려나 봅니다.
광대치를 지나고 잠시 내려서니
광대치를 또 만나네요.
어라?
아마도 두 번째 만난 곳이
마을에서 마을로 이어지던
고개가 맞을 듯 합니다.
표지판이 없더라도
대간길을 걸어보니
어디가 고개일지 이제는 감이 잡혀요.
이쪽 마을에서 저쪽 마을로 가기 위해
산 능선 중 가장 편안하고 낮은 곳이
우리에게는 고개가 되겠지요.
‘넓고 큰 고개’라는 이름의 광대치
편안한 등로에
편안한 사람들
얼굴에 미소는 그저 덤이고
산의 이 청량한 기운처럼
우리들 얼굴에 가득~ 행복이 그냥 머뭅니다.
바람이 너무 좋은 곳에서는
아예~ 자리 펴고 앉아서
지금 이순간을 오롯히 느껴가며~
지금이 아니면 안되잖아요!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
월경산~ 바람길 참 많기도 하네요.
저절로 팔이 올라가며
시원한 바람 온몸으로 들이며 가고.
맨 뒤에서 걷는 저는
앞서 걷는 두 분 바라보며 가기만도
행복합니다.
산의 바람 기운만큼이나
앞선 두 분에게서 나오는 기운도
제겐 꽤나 행복 무장~ 강력합니다.
빛 바랜 산죽길을 오르며 지나고...
안개 자욱한 조망이지만
그냥 갈 순 없고
그렇게 같은 곳을 향해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어가며~
너럭바위 구간 도착합니다.
잠시 앉아서 조망 바라보며
소풍 나온 것처럼 즐기며~
높은 곳에 오른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를
이곳에서 이렇게 누립니다.
전국토의 70프로가 산지라는 말을 실감하며~
쫘~악 펼쳐진 능선따라
굽이굽이 눈길 옮겨 봅니다.
새소리는 없고
풀벌레소리만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바위비탈의 고통의 무게를 오롯이 견디고 있는
굽은 소나무의 모습에 발길 멈춰서며~
사랑스러움을 느끼며 갑니다.
우리가 힘든 하루하루를 걷듯
이 녀석들도
나름의 굴곡진 그늘을 드리우며
무던히도 자라고 있는 거겠지요.
그 모습 그대로 참 멋지네요~
덤불이 우리 앞을 가로막지만 뚫고 가야해요.
엘리언니 반바지 큰일이네.
아무리 조심조심해도
ㅠㅠ
저는 지난번 산행에서 엄청 데여서
이번에는 다리 가리고 왔는데...
꽤 긴 밀림구간 계속 이어집니다.
치이고, 긁히고
가지말라~붙들고 안놔주기도 하고.
그냥 온몸으로 부딪히며...
연비지맥분기점 표지판~
근데 그쪽에 길 있는 거 맞는지
풀이 너무 우거져서~
표지판이 없다면 대략 난감할 듯 합니다.
준희 오라버니^^ 이름으로 만나며 가고.
연비지맥분기점을 지나며
등로 왼쪽으로는 모두 전북 남원 지역.
등로 오른쪽은 매요마을을 지나고
고남산 전까지 전북 장수지역입니다.
남원하면~
역시 가장 먼저 지리산이,
그리고 춘향이가 떠오르며
황희 정승이 세웠다는 누대인 광한루며...
남원은 장수, 함양, 순창
곡성, 구례, 하동과 이웃 사촌~
밥 먹고 가실께요.
우리는 임도파이자~ 정자파.
방장님표 일편단심 노란배추와 쌈장~
이 둘은 언제 먹어도 진국^^
엘리언니 배낭이 열리며
주섬주섬 통 몇개가 쏟아져 나옵니다.
이게 다~ 뭣이여?
오리 고기에 토마토와 치즈의 앙상블~
고수레~
언니 덕에 눈과 입과 마음이 호사를 누려요.
영취산 백운산에서 이어지는 산줄기는
월경산을 지나, 이곳 봉화산으로~
억새평원이며, 철쭉으로 유명한 봉화산
하지만 지금은 우리 셋 뿐이네요~
안개 자욱~ 푸른 풀밭
낭만을 즐기기에 부족함은
모래알 만큼도 없습니다.
참 좋죠~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이곳~
어느 특수효과 기사님인지~
이곳에 몽환적 분위기 조성해주려고
스모그 제대로 뿌려놓은 거 같아요.
꿈꾸듯 걸어가는 길^^
백두대간 1,400km.
지표 분수계(分水界)를 중심으로
산의 흐름을 파악~
인간의 생활권 형성에 미친 영향을 고려한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산지인식 체계
표지판의 문구가
이제사 제대로 제게 들어옵니다.
글자로서가 아니라
진짜 백두대간이 뭔지...
설명 그대로~
1. 지표의 물줄기를 중심으로
2. 산줄기의 흐름을 파악하고
3. 주위로 어느 지역이 있으며
그 지역에는 뭐가 유명한지
4. 역사도 들여다 보며 가는 길
진정 제대로 된 백두대간
저 큰 어른 배방장님은
이번 백두대간 4번째 만에
오롯이 백두대간을 만나시는 듯.
산과 물과 역사와 인문
저는 수박 겉핥기 식~
깊이가 많이 부족하고
내공도 아직 한없이 약해요.
산줄기 물줄기도 보려하지만
그저 어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방장님은
물줄기며~ 산줄기.
지역, 역사, 전설이며
우리나라 산꾼으로
제대로 백두대간을 했다
어디 가서 큰소리로 말할 수 있으실 듯.
방장님 덕에
저도 아주 쬐끔~ 근접하며
대간을 만나고 있는 듯.
엘리 언니~와서 함께 걸음해보니
저 어때유? 잘하고 있는거 같아유?
백두대간은...
백(白)의 흰도화지처럼
그런 마음으로
두루두루 살피며, 그리며 가는 큰 길
부디, 비우고 오세요.
그리고 멋지게 채우세요.
봉화산(烽火山)을 거닐며...
등로 옆으로 쓰러져 있거나
잘려져 있는 나무가 많이 보입니다.
그 나무들 중 두 녀석 데려다가
요로코롬~
어쩜 이렇게 이쁘게도
잘 깎아 놓으셨을꼬
이 온화한 미소며~
미소가 목을 타고 가슴까지 닿습니다.
인근 동네 주민 솜씨겠죠?
정자와 나무데크가 있는 치재
매봉 가는 이쪽은 봉화산의 철쭉단지~
나무데크따라 계단 오르다 보니
일부구간이 공사중~
기괴한 소리가 꽤 멀리까지 들리던데
이곳 공사하는 소리였네요.
낮은 곳은 상관없는데
지면에서 좀 높게 설치된 곳은
바짝 긴장도 되며 살살~
지나온 대간길 바라보며
바람이 너무 좋아 잠시 또 머물며~
사진에 담긴 얼굴 표정 보면
그냥 저절로 알 수 있어요.
이 대간길을 어떤 마음으로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지...
매봉 정상 도착하고~
고남산이 조망되어지며.
매봉이라는 이름의 봉우리도
은근 많이 만납니다.
사실 ‘은경‘이라는 이름도 많아요.
그래도 좋아요.
저라는 은경이는 딱 하나니까~
봉화산의 철쭉 화원 ‘매봉’도 딱 하나니까~
같은 이름으로 불려도 특별합니다.
지금이 8월인데...
등로에 길쭉하게 올라온 고사리~
50cm는 되는 거 같아요.
꽤 실해보이는 녀석들
시간 많으면 고사리 한아름 꺾어
다발 만들어
울 엄니 가져다 드리고 싶네요.
지리산으로 다가 갈수록
길은 참 편안하고~ 좋습니다.
어찌 그 큰 기운이 여기까지 미치는지...
복성이재 도로로 내려서는데...
물소리?? 오우~
심봤다~ 아니 수(水)봤다~
횡재네요.
길가 옹벽 바로 옆으로
물이...쏟아져 흐릅니다.
깨끗하고 시원하기까지 해요.
저는 1.5리터 물병에 물 담아서
잠시 나무 뒤 안쪽에 가서~
으으~! 시원타~ 개시원~ 꿀시원~
지나다니는 차량만 없다면
저 물 위에서
첨벙첨벙~ 뒹굴뒹굴하고 싶어집니다.
우리 셋, 각자 물 처발처발~
깨끗하게 몸단장 새로 하고
기분 완전 좋아져가지고는.
으흐흐흐~
복성이재 오늘 물 풍년이네요.
잠시 복성이재의 유래에 대해
고개 이름이 특이하잖아요 ^^
임진왜란(1592년) 전,
지역 조정의 양곡 관리직에 있던 ‘변도탄’~
어느 날 천기를 보게 됐고
전란이 일어날 것을 예측
대비해야 한다~ 상소를 올렸으나
ㅠㅠ
엄한 말로 나라를 어지럽게 한다하여
삭탈 관직 당하고
본인은 전란에 대비해 피난처를 찾던 중
천기의 기운~
북두칠성 중에 복성 별빛이 남쪽으로 비쳐
별빛을 따라 지리산으로 향하는데
(^^ 역시 지리산이군요. 결국은 지리산으로~)
복성별빛이 멈춘 곳
바로 이곳이 ‘복성이재’라 전해집니당~
전북 남원 아영면과 장수군 번암면의 경계~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가 영토 싸움을 벌이던
아막산성
(전북지방기념물, 제38호)
바위 사태지역처럼
돌무더기가 보이기 시작하고~
요~ 아래가 전북 남원 아영면 성리마을
흥부전의 발상지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요.
제비가 보물 박씨도 물어다 줍니다.
그러니 우리 함께 나누며
착하게 행복하게 살아용~
네모 반듯한 모양의 돌로 쌓인 아막산성
성터가 있었으면
사람들이 머물러야 하니
당연 우물도 있었을터~
방장님은 어디쯤이 우물이었을까
살피며 가고.
아막(阿莫)산성은
백제에서 부르던 이름이고
(신라는 모산성(母山城))
선화공주 아시죠? 진평왕의 셋째 딸.
신라 진평왕 때
서동이 지었고, 불렸다는 향가인 서동요
그래서 선화공주와 결혼에 골인했다죠~
선화공주님은/ 남 그으기 얼어 두고/
맛둥(薯童) 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가다.
“얼레리~꼴레리~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시집가서~
밤마다 몰래몰래~ 서동과 만난대요~“
여기서 마를 캐는 아이가 서동(薯童)으로
백제의 30대 무왕
(백제 마지막 의자왕의 아버지)
이곳 아막산성은
백제와 신라 두 왕인,
사위와 장인의 싸움터~ 뺏고, 빼앗기고...
근데, 실제 신라 진평왕과 백제 무왕 때는
서로 영토 전쟁으로 관계가 좋지 못했고
무왕과 선화공주의 결합은
설화였을 가능성이 크다는데...
그래도 이야기가 함께하는 아막산성
어쩐지 특별함이 그려지며~ 좋잖아요^^
요녀석 으름이네요.
이 ‘으름’
제가 침 발라~ 찜~ 했으니~
어느 좋은 날
쩍~하고 요녀석 활짝 입 벌리면
누군가 맛나게 드시고 가시길~
바람 통하는
나무그늘 아래 잠시 숨 고르고~
조금 가다가는...이번에는 머루래요.
덤불 속에서
방장님이 몇 개씩 맛보라고 따서 주시네요.
초록의 머루 몇 알 오물오물~
숲이 통으로 몸에 드는 듯
시끔한 게, 꽤 괜찮아요.^^
방장님의 대간길 산줄기 물줄기 이야기
저는 자주 들었던 이야기
엘리 언니는 처음 들으니 집중해서~
그림까지 그려주십니다.
1대간 1정간 13정맥이라 하면...
일단 우리가 걷는
백두대간이 1대간이요.
북한의 장백정간이 1정간.
북한쪽으로는
두만강과 압록강이 있고
청천강을 중심으로 청북, 청남 정맥(2)
대동강이 흐르고
예성강을 위로 해서정맥(1)-지역명
예성강과 임진강 사이로 임진북예성남정맥(1)
이제는 남한으로~
한강을 중심으로 한북, 한남정맥(2)
금강을 중심으로 금북, 금남정맥(2)
백두대간 능선과 정맥을 잇는 사이로~
한남금북, 금남호남정맥(2)
낙동강을 중심으로 낙동, 낙남정맥(2)
섬진강 옆으로 호남정맥(1)-지역명
찬찬히 같이 그려보며~
정맥 13개 맞죠?
소나무 구간이라 걷기 좋은 길 이어지며
멋진 나무님네들 곁에서
잠시 앉았다 갑니다.
아~ 좋다~
오봉산에서 연비산으로 이어지는 연비지맥~
다른 건 모르겠고
임천강 북쪽 울타리격 되시겠습니다^^
임천강은
지리산의 3강1천 중 하나
방장님과 제가 3강1천 모두 걸어낸 2인^^
또 있진 않겠죠~
산 너머 저~ 뒤로
오수천이 흐르는 오수마을~
방장님 오수의 개 이야기
(전북 임실 오수)
아주 짧게 요약하자면~
장에 갔다가 술이 거하게 취한 주인
집으로 향하다가는
풀밭에 잠이 들었고
불이 나자 그 곁에 있던 개가
물에 몸을 담가 주인 주위 풀을 적셔
잠든 주인을 살렸다는...
지역마다 대표되는
이런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
개 한 마리 덕에 오수는
체면유지는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관광지가 되고^^
자작나무숲길을 지나며~
지난번 우두령 구간
물푸레나무길이 동생처럼 소환되어집니다.
모래언덕고개라는 사치재에 내려서고
저 앞의 풀숲으로 부지런히 가야해요~
방장님은 거미줄과의 전쟁으로
나뭇가지 하나 손에 들고
연신 흔들며 걸음하고 있고...
공룡알 같은데... 한 녀석이 나오려는지...
아니면 날도 뜨거운데 후라이~ 되려는지...
우리가 지금 후라이되겠어요~
뜨끈뜨끈한 날입니다.
치열했던 동학농민혁명(東學農民革命)의 남원.
1894년(고종31)
전라도 고부 군수 조병갑의 횡포를
참다 못해 대~분노, 폭발한 민란~
우리는~ 임도파에요^^
햇볕은 쨍쨍~ 아스길은 뜨끈~
아스길 따라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매요마을 할매집이 보입니다~
방장님은 자꾸 앵벌이버젼으로다가
저를 연습시키고~
저는 잘해요. 암튼 시키면 다~ 해요.
"할매~ 할매~"
최대한 불쌍하게.
엘리언니는 적응 아직 안됨^^
대문 없는 집 안으로
할매 두 분이 평상과 의자에 앉아 계십니다.
걸어오며 연습한대로~
“할매~ 더버요~우리 시원한 것좀 주세용”
근데 아스크림도 없고
시원한 거라고는 "맥주 딱1캔"
냉장고에 들어있다고 하십니다.
날더운데 어찌 산을 왔냐시며
시원한건 아니지만,
미니 사이다캔좀 사서 배낭에 넣고, 마시며~
마당 한켠의 수돗물~ 씻고
그 물 받아서 마십니다.
빈병에도 일단 채우고.
할매께서 복날 떡이라며
한 덩어리 나눔해주시고
배낭 안에 있는 햇반이랑 반찬 꺼내
평상에서 쉬며 밥 먹고 갑니다.
식사하는데 대간하시는
젊은 커플 들어와
잠시 쉬었다 가고.
아침 여원재에서 출발하셨다는데...
가는 길까지 안전 산행 빌어드립니다.
화이팅.
할매네 집은 그늘이 없어서
마을 회관 그늘 아래서 쉬었다 가려다가는
할배들이 곳곳에 자리 지키고들 계셔서~
다시또 짐 챙겨 일어납니다.
가다가 산에서 좋은 자리 있으면
쉬었다가자고 하며...
이곳 매요마을은 회관 옆 화장실, 샤워장
코로나가 아니라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듯~
대간길 마을을 지나며
이렇게 편의시설 있다는 게 어디예요. 좋네요.
마을길 통과하며 서서히 오름길
산으로 드니 역시 산이 좋아요.
햇살은 적당히 나뭇잎들이 걸러주고
하~ 좋다.
방장님 앞서 걸으며
이제는 거미줄 없겠다고 좋아하셨지만
세상은 그리 만만치않네요.
거미 요녀석들
도대체 얼마나 부지런한건지...
아까 그 젊은 커플
이쪽길로 걸어 내려간거 맞는겨?
히히^^ 좋으면 쉬어가야죵~
방장님 벌써 자리 깔고 눕고~
언니는 나무에 기대 쉬고
저도 벌러덩~ 뱀은 없겠죠?! 좋아요~
누워서 바람이 나무 사이
오가는 모습 바라보며~
근데 누워있으니 바람이 덜와요
앉아있는 엘리언니만
바람 솔솔~ 시원하대요.
그냥 누운 그대로 나무의 흔들림 따라~
작은 바람이라도 함께하며.
예전에는 없었을 이 임도길
시대가 변하고 대간길도 우회하는 길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때에 맞게, 상황에 맞게
돌아갈 줄도 알아야겠지요.
고남산 금방 나올 듯 나올 듯 하면서도
고녀석 참...
고남산(古南山)은
이성계가 고려 말에 왜구를 무찌를 때
이곳에 제단을 쌓아 제를 올렸다 하여
태조봉 또는 제왕봉이라
불리기도 하고요.
이성계가 이곳에서 7일 기도 후
황산(荒山)전투에서 아지발도를 사살하며
승리를 했다고도 전해지는 곳.
ㅎㅎㅎ
언니 다리에 상처낸 잡풀들
예끼 이놈들~
가장 따끔거리는 곳에 붙여서...
저렇게~
고남산 정상에는,
제단지와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통신탑도 자리합니다.
이곳 고남산 정상에서
복성이재, 매봉과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걸어온 길
앞의 마을은 남원시 운봉읍
지리산서북능선의 덕두산 바래봉 능선
그너머의 천왕봉과 중봉까지~보이네요.
힘찬 지리의 태극물결 보이십니까?
물론 안보이죠.
그냥 마음으로 그려보는거죠~
지리능선 와우~
고남산 좋은데요.
과연~ 올라올만 해요. 조망 일품~ 굿~
백두대간 능선길을 걷는다는 것 이런거구나.
멀리서 바라보며 걷다보면
어느새 그 위에 서있고.
산은 우뚝 서 있지만
이렇게 멀리서 보면
세상 편하게 납작 엎드려 있는 듯도 보입니다.
섬진강 너머로 아~ 높다~ 무등산~
높은 곳은 산이요
낮은 곳은 들이라
산줄기는 높고 낮음 상관없이 흐르고
물줄기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유유히도 흐르는구나.
산으로 꽉 채우지도 않았고
들로 텅 비우지도 않았으니
이 얼마나 조화로운지...
옛날 이곳 고남산에는
교룡(蛟龍, 이무기)이 살았다고 전하며~
장마철 산사태로
수심 깊었던 이 소에
크고 작은 바위가 흘러내려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됐다네요.
이후 터잡은 곳이 바로 인근의
교룡산(蚊龍山)이라고 합니다.
요천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남원 지역을 대표하는
고남산과 교룡산
(설명은 읽어보시구요^^)
김개남(金開南, 1853~95)은
남원에 대도소를 설치하여
전라좌도(무주, 진안, 장수, 순천, 고흥 등)를 호령한
동학농민군 3대 지도자의 한 사람
고부(정읍)에서 봉기가 일어났을 때
태인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중 도강 김씨들이 많았다죠.
워낙 한성격 무서웠던 개남이라
여러 일가붙이들이 모두 따랐다고 합니다.
‘개남(開南)’은 ‘남조선을 개벽한다’는 뜻의
개명한 이름되시겠습니다.
(기존 이름은 '기범')
교룡산(蚊龍山)도 동학과 관련~
또한 김개남이 활동하던 곳으로
고남산과 함께
방아치 전투의 근거지 되시겠습니다.
시간되면 교룡산, 고남산 연계해서
남원지역~
한번 다녀오고 싶어지네요.
그 옛날 백성들의 울음 소리가 들리는 듯 해요~
“개남아 개남아 김개남아~
수많은 군사 어디다 두고
짚둥우리에 묶여 가다니 웬 말이냐....ㅠㅠ“
여원재는 남원과 운봉, 함양으로의 길목.
백의종군로네요. 임진왜란의 연전연승,
삼도수군통제사였던 이순신 장군님.
선조의 명을 따르지 않았다하여
의금부에 투옥되었고
권율장군 휘하로 가기 위해 백의종군(白衣從軍)
이곳 남원의 백의종군로는
구례로 가는 여정의 구간
'전하께서 전시 중에
신(臣)을 폐하지 못하시는 것처럼,
신 또한 전쟁중에
삼도수군통제사인 이순신을 해임 못하옵니다’
영의정 겸 도체찰사(국가비상사태 직무 총사령관) 이원익
“군기는 멀리 앉아서 헤아릴 수 없는 법이므로
이순신이 진격하지 않은 데에는
그럴만한 까닭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뒷날에 다시 한 번 공을 세울 수 있게 하소서...“
우의정 정탁 선생의 신구차상소문
정탁 선생의 상소문 내용이 좀 길어요.
찾아서 꼭들 읽어보시길 바라며
구구절절 이순신을 꼭 살려야겠다는 일념
그 마음이 선조를 움직였던게죠.
체념 후 백의종군을 명하였으니~
_여원재_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이곳
이 고갯마루 주막의 한 여인이
왜놈의 손을 탄 자신의 왼쪽 가슴을 도려내고
자결했다 합니다.
이성계가 왜구를 토벌하기 위해
운봉읍 황산으로 가던 중
이 여인의 혼령이 백발의 노파로 나타나
승전의 전략을 일러주었다 전하며
덕분에 왜장 아지발도를 무너뜨린 이성계가
돌아가는 길에 여원(女院)이란 사당을 지었고
여원재가 되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준 제비가
넘나들던 고개라 하며
연재(燕 제비연)라 부르기도 한다고.
여원재민박집식당
꿈에나 그리던~ 얼음동동 오미자~
냉장고 속 원액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네요.
사장님 아낌없이 내어주시고
빈통에도 가득 담아갑니다.
민박집 뒷쪽으로 대간길 합류
수정봉으로~
아~ 이곳이 왜 수정봉인지 알겠어요.
트인 하늘~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나라~
그 별들이 하나하나 ‘수정’같아요.
이정도면 발길 안떨어지죠.
잠시 나무에 걸터앉아~ 별바라기합니다.
W
더불유모양의 별~
밝아서 한 눈에 쏘옥 들어옵니다.
북두칠성과 함께 북극성을 찾는 길잡이인
카시오페이아
북극성이 찾기 쉬울 것 같지만
어두워서 잘 안보여요.
고인돌 바위 곁을 지나며
요녀석이 여기 있었구나^^
반갑다 인사하며 오르며 만나며 가고~
어둠속에서 잘생긴 왕소나무 4그루를 만납니다.
엄청난 규모네요~
힘들 때는 서로 기대며 의지하며
그렇게 이만큼 커왔겠지요^^
옛날 진시황제가
소나무 덕에 비를 피하게 되자
공작의 벼슬을 주어 나무(木) 공작(公)
이 두 글자가 합해져 송(松)자가 되었다고 전하며
소나무의 ‘솔’은 으뜸의 ‘수리’가
‘솔’로 변화되었다 하죠.
우리나라 보은 속리산 입구에도 있죠^^
세조가 행차할 때 가지가 저절로 열려
정2품의 벼슬을 받은 정이품송
솔가지는 항상 푸르르니
강한 생명력과 풍요를 상징하고
나쁜 기운을 막는다 하여
금줄에 달기도 해왔네요.
이 가재마을을 지켜주는
4木의 멋진 호위대장님들~
노치마을 또는 가재마을이라 불리는 이곳.
노치는 갈대 노(蘆)+언덕 치(峙)
갈대가 많이 자라서 갈대마을이었다 합니다.
전라도 사투리로 갈대->갈재(->가재)가 되어
가재마을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호랭이가 지키는 노치샘을 지나며...
노치마을을 지나며 뚫린 길가로 나오니
하늘의 별은 어쩜 수정봉에서 만큼이나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네요.
<위 사진 참고자료 인터넷 발췌~>
W별(카시오페이아)은 어디서고 잘 보이니까요~
북두칠성을 먼저 찾고
그 사이 중간에 위치한 북극성 잘 찾아 보세요.
알고보면 참 쉬운데...
어렵게만 생각하니
보이질 않았던 거였네요.
별빛 참 좋은 주촌마을 입니다.
백두대간박물관에 도착하여
화장실에서 씻고 나오니
지맥님과 미주님이 짜잔~
아이스크림 사오셔서 일당 두 개씩 흡입~
수해 입었던 구례쪽 자원봉사 하고 오셨네요.
잠시지만 얼굴 봐서 좋았구요.
그동안 대간길에서 많은 도움 받았던 두 분~
늘 감사한 마음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사하고 가다가는...
엘리언니 진드기 물린 곳 걱정이 되어
또 다시 우리 있는 곳까지 와서
약까지 챙겨 주고 가셨습니다.
많이 부어 있었어요.ㅠㅠ
간밤 잤던 주촌리 마을회관 정자에
다시 모기장 치고~
야밤 둘러앉아 분위기좀^^ 잠시 즐기며~
이야기 나누다가 잠자리에 듭니다.
새벽참 짜파게티 냠냠 든든히 먹고^^
도로 따라~ 지리산으로 듭니다.
나무 계단 따라 오르고
커다란 둘레를 자랑하는 나무며
역시 지리산입니다.
그전까지 나무들과는 규모가 다르네요.
지리산 이 구간으로 오르는 것은
또 이번이 처음이라 생소한 길~
지리의 산죽이며~
처음 산 다닐 때
산죽은 지리산에만 있는 줄 알았었는데...
ㅎㅎㅎ
지리산의 바람아 노래하라
지리산의 기운아 춤을추라
아~ 사랑한다. 지리산~
오르막을 오르다가는...
어? 이 아침 산을 내려오는 사람이?
근데 우리 제삼리 식구시네요.
방장님과 인사하는데...
후에 들으니,
이 분 들어본 적 있는 포항의 선돌님이셨구나.
홀대간 진행 중~
잠시의 만남이었지만 반가웠구요.
안전 산행 기원드립니다.
아~ 고리봉입니다.
너무 좋으니 그냥 말문이 막히죠!
이 느낌 이걸 뭐라 말해야하나...
그냥 표정으로 읽으세요^^
얼마나 오고 싶고 그리워했던
꿈에도 그리던 지리산이던가~
작년 추석 때 시작한 대간길
1년 걸려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1월 초 산행 이후
고관절 및 장경인대 증상
다리 상태 메롱~에
그때는 진짜 대간을 다시 할 수 있으려나
했었는데...
코로나까지 짐을 더해 4개월을 쉬며
그래도 이렇게 와지긴 와졌네요.
한걸음의 미학으로...
고리봉 임천강(56km)_남강->낙동강으로
천왕봉 중봉의 덕천강(52km)_남강->낙동강으로
만복대 서시천(31km)_섬진강으로
삼신봉 횡천강(40km)_섬진강으로
지리산의 동서남북으로 뻗은
큰 물줄기인 3江1川
방장님 강행하시는 거 알고
지리산 가실 때는 꼭좀 데려가 달라고
부탁드렸었지요.
제가 사랑하는 지리산이니까.
그러고보니 지리산 임천강행.
이곳 고리봉에 눈길 밟으며 올랐던거며
운봉마을이며... 실상사...
산청의 생초면에서 남강과 만날때까지의
추억이 새록새록
그동안 몇 번이나 지났던 곳이지만
고기리를 통해 오르기는 또 처음이라~
오늘 대간길 중
가장 높은 곳에 이렇게 섭니다.
어느날 집에 가보니
택배가 하나 와있지 뭡니까?
열어보니 꽈자 몇 개랑~
현수막 선물이 들어있더라고요.
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지난 1년의 백두대간 위에 섰던,
그리고 걸었던...
의미 있는 감사한 선물^^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월악산
속리산, 덕유산, 지리산
이제 지리산 주능선 1구간 천왕봉까지 가면
남한쪽 구간 백두대간이 끝나네요.
그동안 걸어온 1구간부터 14구간,
그리고 이번 15구간
1구간 진부령-신선봉-미시령 <17km>
2구간 미시령-한계령-조침령 <47km>
3구간 조침령-구룡령-진고개 <45km>
4구간 진고개-닭목령-삽당령 <53km>
5구간 삽당령-백복령-댓재 <46km>
6구간 댓재-피재(삼수령)-화방재 <47km>
7구간 화방재-태백산-도래기재 <25km>
8구간 도래기재-고치령-죽령 <52km>
9구간 죽령-벌재-하늘재<52km>
10구간 하늘재-이화령-버리미기재<48km>
11구간 버리미기재-늘재-밤티재 <20km>
12구간 밤티재-화령재-큰재 <61km>
13구간 큰재-괘방령-우두령 <42km>
14구간 우두령-육십령-중재 <84km>
15구간 중재-여원재-성삼재 <50km>
이번 성삼재까지
총 백두대간 진행거리 689km
1구간 폭우로 인해 17km로 발목 잡혔었고
7구간 25km 그동안 누적된
다리통증으로 걸음이 멈춰졌었지요.
5구간 6구간 바꿔 진행했었는데
청옥, 두타에서 장경인대로
울며불며 죽네사네~ 간신히 내려섰고
이후 다시 산에 가보니
통증이 스멀스멀...
더이상 안되겠다~ 무리다~ 싶었었네요.
11구간 20km는
북진하는 대간팀들과의 다음 구간 만남을 위해
짧게 진행했었고요.
그래도 처음 계획했던대로 딱 16구간으로 마무리.
근데 짧게 진행했던 구간들 덕분에
제대로 만나며 느끼며 갈 수 있어서
저는 너무나 좋았었던...
근데 또 이정도가 딱 제 수준이라^^~
ㅎㅎㅎ
아래로 정령치휴게소와
어느 대가집 지붕마냥 만복대가
지리 능선을 밝히고~
빨리 저 대가집 안에 들어가고 싶어요.
이제 방장님의 고생길도 끝이 보입니다.
해방의 빛이 보입니다.
그동안 그 큰 짐의 무게 내려놓으셔야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방장님 댁에 가면 태극기 진짜 달려 있으려나?
제게서 해방된다고
달아놓는다고...하셨었는데...
지리산은 금강산, 한라산과 함께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백두대간의 맥이 다시 솟은 곳이라 하여
두류산이라고도 불리며,
대원사 일주문 현판에 보면
‘방장산 대원사‘라 방장산이라고도 불립니다.
정령치로 내려섭니다.
정령치에 잠시 들러
아침부터 아스크림 쪽쪽~
우유 듬뿍~ 팥빙수에 음료수 처발처발~
잠시 휴식 후~
이제 만복대 향해 출발~
언니 이번 대간길 함께해줘서
정말 진짜진짜 많이 고마워요.
이렇게 함께하니 기쁨이 배가 됩니다.
지리산을 오롯이 느끼며 갈 수 있도록
절대 서두르지 않으며 진행 중...
평평하고 단조로운을 길을 걷다보면
잡다한 생각에 빠져 우울해지지만
자갈길, 언덕길, 덤불길들을 번갈아
정신없이 헤어 나오다보면
평온함이 느껴지며
행복처럼 느껴지게 된대요.
그래서는 산에 들어 오르막을 정신없이
치고 올라 트인 곳에 서면
행복하다 느끼는가 봐요.
햇살
바람
향기
지금 이곳에 모두 있어요.
잠시 우린 발길에 쉼표를 찍고...
오이풀도 어서 오시라 고개를 숙이며
맞아주는 만복대~
만복대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서시천으로
섬진강과 만나기까지 31km
작년 봄 구례 산수유꽃 필 때
축제 맞춰~ 다녀왔었는데...
알알이 터져오른 노란산수유꽃
역시 장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곁을 흐르는 서시천은
10리를 못가서 더러워지고 말았었다는...
ㅠㅠ
노고단으로부터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
(1967년 12월 29일)
크다~ 넓다~ 단지 그것이 다가 아닌 이곳
산은 높다고 해서
반드시 명산이 아니예요
스스로 넓어지고 깊어질 줄 아는 산이라야
진짜 명산인게죠.
경남, 전북, 전남 3도가 함께하고
남원(전북), 구례(전남),
하동/ 산청/ 함양(경남)~의 도시들이며
'대전이 어느쪽인 줄 아느냐고요?'
세상에 우리가 사는 쪽이 어느 쪽인줄도...
ㅋㅋㅋ 갸우뚱~
이번에 제대로 알고 갑니다.
만복대 표시석이 어느 쪽을 향하고
서 있는 줄 아세요?
서쪽입니다.
전주, 논산...
그리고 대전 방향은~
저그~ 우리집 논산 보이네요.
^^
백두대간길 걸어오며
엘리언니가 국공했을 때
이런 길들을 걸어왔었구나
힘들었겠구나
구간구간 생각하며 걸었었는데...
초점산의 추억이며...
제게 산꾼 선배들이자
인생에서의 선배들
참 잘만 걸어가는 거 같은 이분들에게도
힘든 시기들은 많았을테고
그 길을 걸어내며 더 단단해지고
그로인해 차곡차곡 지금처럼 여물었겠지요.
사람은 한 해 두 해 나이 드는데
지리산은 어째 더 젊어지는 듯 보입니다.
나이는 어디로 자시는건지?
땅속으로 드시나?
만복대에서 어느 복이 들었는지...
내려서는 이 마음들에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이렇게나 좋은 날
이렇게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니...
이분들의 지리산에서의 이 미소
저는 아마도 잊지 못할꺼예요.
지나온 그 길을 바라보며...
우리 참 행복하게 걷고 있구나.
산에 든다는 건 이런 맛이지.
즐겁게 산다는 건 이런거지.
하늘의 구름조차도 몰려드는 거 같아요.
만복대 위에서 쉬었다 가려고...
구례 산동면 산수유 마을~
서시천이 흘러흘러 섬진강까지 갑니다.
이번 구간 엘리언니는 걸음하며 어땠을까?
방장님은 또 어떠셨을까?
산을 어떻게 만나고
사람을 어떻게 만나는지는 모두
우리 각자의 몫이 아닐까?
검정 민달팽이
자주들 보셨나요?
그것도 엄청 큰녀석들
전에 한 번도 못 본 녀석들인데...
이번에 유독 많이 만났습니다.
완전 검정색이라니...
저는 처음에 등로에서 보고는
DDONG~인줄 알았어요.
멧선생 DDONG~
ㅎㅎㅎ
방장님이 걸어오며 해주셨던 이야기 중
'불쌍하기 짝이 없다'의
'불쌍(不雙)'이라는 단어 ~
짝이 없다는 말을 생각해보며...
홀로 있음으로 해서
스스로 얻을 수 있는 것들
뭐든 자기 하기 나름~
또 어떤 면에서 보면
그 외로움 때문에, 외로움 덕분에
또다른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옆자리가 비워 있음으로, 뭔가가 채워지며...
문지기 소나무 사이를 지나 내려서며,
다음 구간 시작할 ‘성삼재휴게소 주차장’까지 가서
이번 15구간 마무리 합니다.
엘리사벳 언니, 함께해서 고마웠구요.
덕분에 좋은 추억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배방장님, 두 여인 잘 챙기며
이야기보따리 많이 풀며 채워주셔서 감사드려용.
덕분에 많이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내 앞의 잔이
가득 채워졌다면
마시든 버리든 간에
비워야 다시 뭔가를 채울 수 있고,
내 주먹쥔 손
쥐고 있는 뭔가를 내려놓아야
다른 무언가를 잡을 수 있습니다.
내려놓거나 비우질 못하면서
잡으려하고 채우려하니
그게 생각처럼 될 리가 없잖아요.
결국은 공수래공수거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산이 철마다 채우고 버리듯
우리 산꾼들도 본인의 철에 맞게
채우고 버리기를 잘하며 가야겠습니다.
백두대간 15구간까지 채우며 왔다면
다음 마지막 16구간은
잘 비우며 가야겠습니다.
이 다음 길을 위해...
|
첫댓글 지리 깽님!!
수고 하셔고 존경함!
중탈 안해서.... ㅋㅋ
저는 같이 갈 사람만 있으믄
느리긴해도 중탈안혀유
방장님이 저 안버리고 가셨응게
오올~ 저 존경받은규??
오예~~~ 자랑해야지~~
많이 감사합니당 우리 영스님~ 최고~
하나하나 채우며 온길 이제 그끝에 서서 온전히 비움으로 투명하게 자신을 그려낼때 입니다.
"그동안 뭘 했나" 보다 앞으로 어떻게 그려낼지가 중요하고 다음판을 위해 자리를 물려주는
사계절 처럼 변화를 쉬 느끼지 못하게 변모하는 모습으로 산에 드시기 바랍니다.
다음판 지리에서 모든것 서운한 마음 모두 비우고 또다른 발길 무탈하게 걸음하시도록 기원드립니다.
어쩜 댓글도 이리 쓰시는지
우리 배방장 행님은 대단하셔요~
늘 말씀 잊지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직도 초딩졸업도 못한거 같어요
더 많이 갈켜주세용~
긴 산행 만큼
더운 만큼
산행기 넘 잘봤습니다
책 한권을 뗐습니다..
더운 여름 책 한권~~
제가 너무 큰 짐을 드린건가요?! ㅎㅎ
긴 글 읽어주시느라
땀띠는 안나셨는지...
백양다람쥐님~ 감사합니당~
수고수고~
걸어 온 산길도 어렵지만
뒤돌아 정리하는 산길은 더 어려워요
산고속에 아기낳듯 산행기를 낳는
정성이 감동인 깽이님
앞으로도 배워 온것처럼 걸어가요~~
언니와 함께 걸으니
우리 그냥 예전과 꼭~~ 같구나
우리 늘 이러며 다녔었지~~
그러며 좋았어용^^
함께해줘서 참말 행복했당께요~
고마워 엘언니
함께걸어신 추억은
금은 보화보다
더 소중핫것
어떤거에
비유되겠읍니까
수고많았읍니다
네네^^~ 감사합니다 한꿈님~
한꿈님의 걸음에도
늘 보석같은 추억 함께하길 빌어용
매요마을 점방 할머니 뵌지도 오래됐는데 건강하신지 궁금하네요.
깔끔한 장문의 산행기 잘보고갑니다.
수고많이하셨습니다.
콜리님이시닷~
함께해주셔서 너무나 복된 마지막걸음
그모습 그대로 진국~~ 우리 콜리님
또 같이 걸음할 기회되면
얼매나 좋을까요~ 그런날도 소망해 봅니다~ 좋은 분~ 감사했습니다~
논산처자 지리깽이님!~~~~
대간 졸업 미리 축하드리고 그간 수고했슈.
삭신이 온전하문 천왕으로 마중이라도 가볼낀데....
좋은 추억 오래 간직하시길 바라며
아름다운 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
셀파님 어찌 몸 회복은 잘 되고 계신지요.
맘 전해주신것만도 영광이고
감사드립니다.
건강 잘 챙기며 살피시구요.
좋은 날 건강하게 사뿐이 나들이 나오시길요~ 늘 힘내십시요 셀파님~
@Jiri-깽이(신은경) 잉~~깽이처자님 이미 졸업하셨구만요.
늦었지만 축하합니다ㅎㅎ
클럽소식 자주 접하지 못하다보니....
책 한권 읽고 갑니다~~아이고 우리 깽이님 글 너무 잘씁니다ㅋㅋ대간길 행복으로 가득 남으셨죠~^^
으흐흐 우리 보라언니~
네 대간길 온전히 행복 가득입니다~
저도 드뎌 대간했어용~~
졸업한지가 언젠데 아직꺼징 이러고 인능규 ^^
숙제는 지때 바로바로 써서 검사를 마타야 "참 잘했어요" 칭찬 반는거유.
얼렁 졸업논문 마무리해서 제출하셔야,, 대간한뇨자롤 등극하는건디유..ㅎㅎ
욕보셧어유 ^^
걸음도 느림보
후기도 느림보~
피곤 요즘 쩔어유~~ 으흐흐
느리게지만 열심히 갑니다~
검사 마타야쥬~
그래야 대간한거쥬
울 전국구님 해안 검사는 안 마타도 되는규?? 그 길 어찌 가는지 궁금타~ 저는~
@Jiri-깽이(신은경) 저도 갈 길이니께~
백두대간이라는 큰 산줄기 따라서 걸음한 거리와 시간 만큼이나
산행기의 깊이가 더 해지네요~~
대간은 한반도 산지(山地) 체계의 근간을 이루고 영토,지리,인문사회적
측면에까지 민족 정서적 관점에서 삶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지형적으로는 정맥이 우리나라 하천의 주요 발원지가 되며
이것을 중심으로 국토의 물줄기가 갈라지게되어 현대적으로 의미에서
유역권 구분의 기본이 되고 있다는 거지요..
산천(山川)은 핏줄처럼 흐르고 있는 생(生)의 삶,그 자체이기에
과거를 품고 현재를 통해 미래를 향해
한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유유히 흘러 가고
있네요~~
산행기를 통해서 깊이 있게 '음미(吟味)'하고 갑니다.
수고 많았습니다~~(^ㅇ^)
백구님 후기보다 어려운 댓글을??
같이 공감해주심에 방긋
감사합니다~
말로만 그렇지 하다가는
대간 끝나가니 이렇게 걸어온게
대간 하는 거였던거 맞구나
그렇게 되더라고요~
몸이 마음이 생각이 알아지는...
길 위에서의 참배움^^
감사혀요 백구님^^~
깽이님^^
대간길 부러울만큼 이쁜걸음하시며 큰 별이되셨네요.
마음가득 축하드리고 수고많이하셨습니다.
J3~ 사랑합니다. 힘!!!
늘 그 편안한 미소가 일품인 안산님
축하 감사드려용
좋은 날 기회가 되면 산에서
만남도 기약해보며
늘 건강한 행복한 발길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힘힘!!!
긴 사연이 있는 글이니 만큼 꼼꼼하게 읽어야되는데 축지법을 써서 휙휙 날라가면서 봤네요.
담에 여유있으면 천천히 새김질하면서 다시볼게요....ㅎ
대간길 15구간을 무사히 마침을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어요.
지리깽이가 지리에 들었으니 너무 행복했겠어요.
멀고먼길 돌고 돌아서 지리의 품에 들었네요.
선돌님도 만났군요.
연비산의 이름에 반해 연비지맥 그길을 걸어보았답니다.
예쁜 이름만큼이나 까칠한 그길
아직도 생생한 기억이 남아 있는길
연비산 뒤로 이어지는 산들 너무 좋더군요.
예상대로 연비지맥분기점부터 0.5km 지점까지는 미아되기 딱 좋습니다.
마지막 남은 후기도 기대할께요.
산행기를 읽으면 피곤한 기색은 하나도 없는듯
그냥 유유자적 즐기는 모습들만 보이는것 같아요.
깽이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