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모데전서 개관
1. 디모데전서의 명칭과 저자
본서의 헬라어 성경에서의 제목은 수신자인 디모데의 이름을 따서 ‘프로스 티모데온 알파’ 즉 ‘디모데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로 되어 있으며, 한글 개역 성경과 영어 성경도 이를 따르고 있습니다.
본서의 저자는 바울로서, 서두(1:1-2)에서 바울이 발신인임을 밝히고 있으며, 또 자신의 회심(回心) 경험에 대한 회고(1:12-17)가 사도행전에 기록된 바울의 경험이나 바울의 다른 서신들에서의 간증과 일치하고 있어서 바울의 저작은 의심할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본서의 바울 저작은 유세비우스(Eusebius)나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Clement of Alexandria)와 같은 초대교회 교부들에 의해 증언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세기 바울의 저작에 이의를 제기하는 비평학자들이 생겨났는데, 그들은 먼저 본서를 포함하여 목회 서신들, 즉 디모데전후서와 디도서에 기록된 바울의 행적이 사도행전에 나타난 여행 기록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바울 저작을 의심합니다. 그러나 사도행전은 바울의 3차 전도여행 이후 로마에 투옥된 때(A. D. 61-63년경)(1차 로마 투옥)까지의 사건만 기록한 것으로서, 많은 학자들은 바울이 그처럼 로마에 1차로 투옥된 지 약 2년 만에 석방이 되었고(행 28:30), 그 후 ‘4차 전도여행’을 하였으며 어쩌면 그가 항상 소원하였던 대로(롬 15:23) 서바나(Spain)까지 가서 복음전파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목회 서신에 나타나는 바울의 여행에 대한 기록들은 바울이 1차로 로마에 투옥되었다가 석방된 후의 기록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사도행전의 기록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또 비평주의자들은 본 서신과 다른 목회서신에 나타난 교회의 모습이 상당히 조직화되고 수준 높은 체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 그리고 다른 바울 서신들, 예를 들어 로마서나 갈라디아서 등에 비해 교리적이고 신학적인 주제가 부족하다는 점과 문체가 다른 바울 서신들의 것과 다르다는 점을 들어서 바울의 저작을 부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약의 사도 서신들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1세기 중반의 초대교회에서도 이미 상당한 정도로 교회 제도의 발전이 이루어졌음을 발견할 수 있으며(비교. 행 14:23; 21:17; 롬 16:1; 고전 12:28; 살전 5:12; 빌 1:1; 약 5:14), 또 교리적인 면의 언급이 적은 것은 본서가 당시 교회를 섬기고 있던 디모데에게 보내진 서신으로서 목회적이고 실제적인 면들이 더 강조되었기 때문이며, 문체에서의 차이점은 목회서신들이 바울의 생애에서 가장 후기에 기록된 서신들로서 그의 노년기에 더 원숙하고 깊이 있는 신앙을 보여주는 용어들과 문체를 사용한 것이라고 본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한편 본서의 정확한 기록 연대는 확정하기가 어렵지만, 이미 언급한 대로 바울이 로마 1차 투옥에서 석방된 때부터 네로 황제의 기독교 대핍박이 일어나기 이전의 시기로 본다면 A.D. 63년부터 64년 사이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2. 디모데전서의 주제
본 서신은 바울이 복음 안에서 낳은 아들인 디모데에게 보낸 개인적 서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모데후서, 디도서와 함께 본서는 18세기부터 목회서신(牧會書信)으로 불렸는데, 그것은 이 서신들이 주로 교회 내의 여러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것과 교회 직분자들의 자격 요건과 직무에 대해서 다루고 있어서 모든 시대의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목회 지침들을 많이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설에 의하면 중세의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7-1274년)가 “이 세 편지는 모두 교회에서 양을 치는 것에 관해 다루었다”고 말한 데서 이런 명칭이 기인되었다고도 합니다.
바울은 1차 로마 투옥에서 석방된 후 소아시아 지역의 교회들을 두루 방문하던 중 에베소를 방문하였으며 그곳에서 에베소 교회의 많은 문제점을 인지(認知)하고 디모데를 에베소에 남겨두어 그 문제들에 대처하도록 조처하였습니다(1:3,4). 그 후 마게도냐 지역으로 간 바울은 속히 에베소로 돌아가고자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해 지체하게 되자, 우선 디모데에게 편지를 보내 에베소 교회의 여러 문제들을 대처하는 방법을 일러주고 더불어 디모데를 격려하고자 본서를 기록하였던 것입니다(3:14-16).
당시 디모데가 목회하던 에베소 교회가 당면하고 있던 가장 큰 문제는 유대주의적 율법주의와 영지주의(Gnosticism)의 위협으로, 본서에서 바울은 디모데로 하여금 이런 이단들을 엄히 경계하게 하는 한편, 교회 내에서 여성들의 처신과 행동, 기도와 구제의 문제 등에 대해서도 목회적 지침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 본서에는 장로(감독)와 집사 등 교회 직분자의 자격 요건과 직무에 대해서 자세히 일러줌으로써 교회 조직의 효과적인 운용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본서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실제로 교회를 섬기면서 부딪치게 되는 공통적인 문제들로서, 그런 까닭에 본서는 단순히 초대교회 당시의 사역자들에게만 필요했던 것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목회자들과 교회에게 매우 중요하고 지침서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서는 이런 목회 지침서로서의 중요성 외에도, 복음 증거의 동역자이며 제자인 디모데를 향한 선배 목회자 바울의 자상하고 깊은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다정다감한 개인적 서신으로서도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디모데전서의 구조와 내용
Ⅰ. 디모데에게 맡겨진 임무와 격려의 말(1:1-20)
1. 인사와 디모데에게 맡겨진 임무(1:1-11)
2. 바울의 간증과 격려(1:12-20)
Ⅱ. 공중 예배와 직분자들에 대한 교훈(2:1-3:16)
1. 기도와 여성들의 행동 원리에 대해서(2:1-15)
2. 감독과 집사의 자격에 대해서(3:1-3:16)
Ⅲ. 이단들에 대한 경계와 개인적인 권면(4:1-16)
1. 금욕주의 이단에 대한 경계(4:1-6)
2. 경건의 훈련과 올바른 사역 자세에 대한 권면(4:7-16)
Ⅳ. 교회 질서에 대한 교훈(5:1-25)
1. 교인들에 대한 일반적인 행동 지침(5:1-2)
2. 과부들에 대하여(5:3-16)
3. 장로들에 대하여(5:17-25)
Ⅴ. 부가적인 목회 지침들과 마지막 권면(6:1-21)
1. 종들에 대한 교훈(6:1-2)
2. 거짓 교사와 물질 문제에 대한 교훈(6:3-19)
3. 마지막 개인적 권면과 인사(6: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