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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정신과 기술력의 결합 한때 국내 골프시장에서 ‘Made in JAPAN’은 황제 대우를 받았다. 브랜드에 상관없이 ‘Made in JAPAN’이란 스티커 하나만 붙어 있으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일본 골프클럽의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글│주영로•디자인│최은미•사진│임민철 국내에서 일본 클럽의 인기는 1980년대 혼마를 시작으로, 1990년대 들어서 에스야드와 미즈노, 던롭, 브리지스톤에 이어 최근 야마하와 PRGR로 전이됐다. 일본 골프클럽이 국내 골프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며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가전제품에서 파생된 ‘Made in JAPAN’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 두 번째는 특정층을 공략한 고가정책의 성공, 세 번째는 장인정신을 앞세운 기술력이다. 일본 골프클럽에 대한 국내 골퍼들의 무한한 애정은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원산지 표기법을 교묘히 이용해 중국에서 만든 클럽을 일본에서 선적해 들여와 무늬만 일본제인 클럽이 판을 치면서 불신이 확산됐다. 심지어 밀수 클럽에, ‘짝퉁’까지 등장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저렴한 가격정책으로 승부를 건 미국 메이저 브랜드의 저항을 견뎌내지 못했다. 침체에 빠진 일본 골프클럽의 회생은 단조 아이언에서 시작됐다. ‘손맛’을 중요하게 여기는 국내 골퍼들의 요구를 정확하게 꿰뚫은 일본의 단조 아이언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효자로 떠올라 일본 골프클럽이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단조 아이언의 절대 강자 2000년대 이전만 해도 단조 아이언에 대한 골퍼들의 평가는 ‘치기 어렵다’, ‘비싸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미즈노에서 출시된 티조이드와 MX-23시리즈의 히트는 이런 단조 아이언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주조+단조’ 형태의 제조공법으로 만들어진 페이스 단조 아이언은 가격을 낮추면서, 단조 아이언의 특징인 우수한 타구감을 느낄 수 있어 공전의 히트 행진을 기록했다. 일본 단조 아이언의 인기는 메이저 브랜드의 클럽 출시에 영향을 주었다. 테일러메이드, 캘러웨이, 나이키골프 등 주조 아이언 생산에 주력해온 메이저 브랜드를 단조 아이언 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단조 아이언 시장 다음으로 일본 골프클럽이 무서운 속도로 메이저 브랜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분야가 웨지 시장이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뛰어난 연마 기술과 고급 소재를 사용해 만든 일본의 웨지는 메이저 브랜드와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또 한 번의 ‘단조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일본의 유루리 단조 웨지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KGR의 현세용 사장은 “일본과 미국 브랜드의 차이는 자동차에 비유된다. 파워와 대형화를 앞세운 미국 자동차에 비해 일본은 작고 아담한 소형차 위주로 세계화에 성공해 자동차 시장을 장악했다. 클럽 시장에서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미국의 메이저 브랜드가 활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과 물량공세를 편다면 일본의 클럽메이커는 타구음이나 샤프트 등 섬세함을 강조한다”고 했다.
일본 클럽에 대한 진실 Q&A Q. 일본 클럽은 비싸다? A. 일본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모든 클럽이 고가인 것은 아니지만 고가 제품의 인기가 꾸준하다. 300만원대 이상의 고가 아이언 세트를 판매하고 있는 마루망, 혼마, 다이와, 에스야드 등은 중저가 모델에 비해 고가 모델의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델 중 최고가 제품은 혼마의 MG701 5스타 아이언 세트로, 소비자가격이 무려 3200만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인기 상종가를 누리고 있는 미즈노와 PRGR, 던롭, 브리지스톤, 야마하 등의 아이언 세트는 평균 100만~200만원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Q. 일본 클럽은 타구감이 좋다? A. 국내 골퍼들이 클럽 구매 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부분은 타구감이다. 특히 아이언 구매에 있어서 타구감은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단조 아이언은 클럽을 출시하고 있는 브랜드 대부분에서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단조 아이언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일본 골프클럽 제조업체들은 부드러운 타구감을 위해 단가가 비싼 S-25C 소재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 브랜드의 경우 S-25보다 약간 둔탁한 S-45C을 주 재료로 사용한다. 약간의 차이지만 타구감에 민감한 국내 골퍼들은 좀더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S-25C 소재를 사용하는 일본의 단조 아이언을 선호한다. 일본의 단조 아이언은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특별한 공법을 사용하면서 타구감에 영향을 준다. 특히 중소 브랜드에서 선보이고 있는 아이언은 특별한 단조 공법 등의 제조 기술로 단조 아이언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Q. 일본 클럽은 좋은 샤프트를 사용한다? A. 국내의 골퍼들은 일본 샤프트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높은 편이다. 후지쿠라, 미츠비시레이온, NS PRO, 마미야OP, 그라파이트 디자인 등의 일본 샤프트 브랜드가 장착된 제품을 선호한다. 일본 샤프트와 미국 샤프트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동일한 스펙을 기준으로 했을 때 CPM이나 토크, 스윙웨이트 등이 일본 샤프트에 비해 미국 샤프트가 무겁고 딱딱하다. 성능에 대한 격차는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