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나루
-염창산에서
-곰달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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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나루
백 상 봉
배 없는 마곡나루 전철역 3번 출구
노오란 학교버스 파아란 시내버스
사람들 대려다 놓고 배 떠나듯 지나간다.
손잡은 어른들은 끼리끼리 짝을 짓고
설익은 아이들은 천방지축 꽃밭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들꽃처럼 해맑다.
같이 온 강아지는 오줌이 마려운지
바닥에 코 비비며 이쪽저쪽 눈치 보니
하늘에 떠가는 구름 해가림을 하는가.
건너편 식물원엔 풀 나무 무성해도
아직은 몸살 하듯 지팡이 집고 서서
내어줄 자리 없으니 쉼터 찾아 가라네.
신도시 개발되니 논밭은 간데없고
삼밭을 지나던 내 호수에 가두어도
송사리 피라미들은 찾아오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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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창산에서
백 상 봉
안양천 한강 만나 살 맞대고 도는 자리
세곡선 지나가다 급물살에 휘말린 곳
침수된 곡식 가마니 건져내던 뱃사공.
흩어진 곡식들로 주린 배를 채웠다고
쌀 건진 증미(拯米)였다 반복하는 증미(曾米)되고
염창(鹽倉)이 있던 곳이라 염창산이 되었지.
일 따라 곡식 따라 백성들 모여드니
쥐들도 따라와서 시루뫼에 많았는지.
한 때는 쥐산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산.
동녘을 바라보며 해 뜨는 곳 찾다보니
목멱산 아차산이 구름 속에 아련하고
난지도 하늘 공원엔 바람 타는 발전기
이름 없는 정자에는 오가는 이 한가해도
시룻번 돌아가듯 둘레길도 짧은 산엔.
맨발로 걸어 다니는 황톳길만 매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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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달래 길
백 상 봉
고음월 곰달래말 개천에서 따온 이름
초승달 비친 냇물 복개 되어 사라지고
개천을 가로지르는 길 이름만 남았네
등촌로와 갈라져서 순환로로 이어지고
고속도로 곁에 두고 동서로 내달리며
5호선 까치산역이 길 중심이 되었다.
고개를 넘어가던 더부리 마을길은
터널로 뚫리면서 화곡로로 이어지고
능꼴말 역말, 반곡을 이어주는 중심로.
길 위쪽 봉제산엔 빌라 촌이 형성되고
길 아래 복개천엔 유통상가 자리 잡아
아직도 옛날 모습을 느껴볼 수 있는 곳
눈 오면 미끄럽다 제설 제를 뿌려주고
골목길 남부시장 주민들의 삶의 터전
지금도 마을버스는 골목길을 누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