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2011년 6월 23일(목) 제4732호 아동 심리 칼럼
✔ 인물화의 해석, 첫 번째 이야기
인물화
인물화는 미술심리분석 중에서도 가장 깊이 연구된 분야로 나무그림이나 집보다 자기상을 더 잘 나타낸다. 그러나 인물화는 아동이 검사에 참여하는 과정에 경계심을 품게 하고 자기를 방어하려는 생각을 갖게 하기 때문에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자기의 모습을 왜곡시켜 나타내며 자기 이외의 사람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원칙적으로 인물화는 자기의 현실상이나 이상향을 나타내며 자기에게 있어서 의미 있는 사람, 일반적인 사람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가를 나타낸다.
'무엇인가 의존하고 있는 인물' 예시
아동이 인물화로 표현하는 자기상에는 심리적인 것과 신체적인 것이 있다. 예를 들면, 보통의 아동이 크기가 작은 인물을 그리거나, 무엇인가 의존하고 있는 인물이나 약한 인상을 주는 인물을 그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그림은 아동이 자기를 작고 무의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의존적인 아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인물화가 아동의 신체 상태를 나타내는 경우도 잘 알려져 있다.
이를테면 신체장애가 있는 아동이 그리는 그림은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장애의 존재를 보인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무장한 경찰관' 예시
인물화에는 아동의 현실상 뿐만 아니라 이상상도 표현된다. 예를 들면 내성적인 경향의 아동이 무장한 경찰관의 늠름한 모습을 그리는 것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심리적인 이상상을 나타내는 것이며, 현실적으로 왜소하고 병약한 아이가 축구선수를 크게 그리는 것은 신체적인 이상상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물화로 아동은 자신의 특별한 공포와 불안, 강박적으로 확신하고 있는 것, 자신의 성적 역할의 인지방법 등을 알 수 있다.
'부모상' 예시
인물화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그림을 그린 후 질문과 아동과의 면접 등을 통해 전체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인물화는 자기상뿐만 아니라 주변의 의미 있는 사람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동은 의미 있는 인물로 부모상을 그리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아동이 양친을 동일시해 자신의 행동양식의 본보기로 양친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 그림 그리는 과정에서 보는 심리
'인물화' 예시
4~6세 즈음 아동은 얼굴, 몸통, 손, 발을 구별해 그릴 줄 안다. 따라서 이 시기 아동의 인물화에 나타나야 할 필수적인 신체 부분은 얼굴, 몸통, 두 개의 손, 두 개의 발, 코, 입, 두 개의 눈이다.
'얼굴, 동체(몸)'
인물화를 그릴 때는 얼굴을 먼저 그리고 몸통-손발 순으로 그리는 것이 보통이다. 이때 아동이 얼굴 부분만을 매우 상세하게 그려 완성하려 한다면 강박적인 성격인 경우가 많다. 또한 동체(몸)부터 그리는 아동은 자기개념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을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다.
'의복, 다리'
제일 먼저 의복을 그리려고 하는 아동은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으며, 따뜻함을 가지고 애정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이 있는 아동인 경우가 많다. 또한 다리부터 그려나가는 것은 안정감과 자율성에 대한 갈등의 가능성을 나타낸다.
'얼굴, 손'
얼굴을 마지막으로 그리거나 얼굴 내부를 먼저 그리고 윤곽을 나중에 그리는 것은 타인과의 정서적인 접촉을 즐기지 않는 아동에게서 자주 보인다. 손을 먼저 그리는 것은 죄악감을 갖고 있거나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 아동인 경우가 많다.
✔ 인물화의 크기
'모친을 부친보다 더 크게 그린 그림' 예시
인물화의 크기는 아동의 자존심과 활동성 등을 의미한다. 성별과 관계없이 약 반수는 남성상을 여성상보다 더 크게 그리는 경향이 있다. 어쨌거나 이성상을 지나치게 크게 그리거나 작게 그리는 것은 어떤 의미에 있어서 성적 역할에 혼란이 있다고 추측하는 편이다.
예컨대, 여아가 여성상을 아주 크게 그렸을 때 어머니의 상인 경우는 가정 내에 있어서 지배력이 부친보다 모친에게 더 있다고 인지할 수도 있다.
✔ 만화적이거나 추상적인 인물
'추상적 인물, 만화적 인물' 예시
인물화를 추상적으로 그리거나 만화처럼 그리는 것은 검사에 대한 자기방어적인 태도와 경계심을 나타내는 동시에 인간관계에 불안을 갖고 있으며, 자기개념이 확립되어 있지 않고 타인에 대해 적의를 가지며, 인간관계를 피하려고 하는 성향을 나타낸다.
'동성상과 이성상 중 하나만을 추상적으로 그리는 그림' 예시
때로, 동성상과 이성상 중 하나만을 만화적으로 또는 추상적으로 그리는 아동이 있는데, 자기를 나타내려 하지 않는 아동이나 이성에 대해 거부적인 태도를 지닌 아동에게서 자주 보여진다.
◼ 실제 아동의 '인물화' 해석
✔ 실제 아동의 '인물화' 사례 1
실제 아동의 '인물화' 사례 1
인물화를 성(性)의 표현이 없으며, 만화처럼 그린 것에서 자기방어적 태도가 나타난다. 또한 꽃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보아 사랑을 필요로 한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인간관계에 대한 회피적인 태도와 갈등이 엿보인다.
✔ 실제 아동의 '인물화' 사례 2
실제 아동의 '인물화' 사례 2
자신과 같은 남성상을 그리되 얼굴을 그리지 않은 것에서 아동이 타인과의 정서적 접촉에 어려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서의 부재는 아동의 우울함을 나타내며, 사람이라고 쓴 글씨에서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혼란과 갈등이 짐작된다.
글쓴이 : 아동심리상담사 송인진 (우리마당·그림마당·다문화 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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