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13일, 목요일, Rio Madeira 강 (오늘의 경비 US $3: 커피 물 1, 맥주 4, 간식 1, 환율 US $1 = 3 real) 어제 밤은 잘 잤다. 해먹을 뱃전 복도로 옮겼는데 자리가 널찍해서 편했다. 물에서 너무 가까워서 좀 걱정했는데 아무 문제도 없었다. 오히려 해먹 밑으로 보이는 흘러가는 강물이 신기하게 보여서 좋았다. 그러나 아침이 되어서 화장실에 가는 사람들이 해먹에 들어 누워있는 나를 툭툭 건드리면서 지나간다. 복도에는 나 말고도 해먹이 서넛 더 있었다. 그만큼 배는 승객들로 만원이었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들이 낮에도 옥상에 별로 안 올라가고 해먹에 눕거나 앉아서 하루를 보낸다. 옥상 의자보다 해먹이 더 편한 모양이다. 어제는 영어를 좀 하는 친구에게 고역을 치렀다. 이 친구는 20대 중반의 키가 크고 잘 생긴 젊은이다. 밤에 별 구경을 하려고 옥상의 전등을 피해서 깜깜한 뱃머리로 갔더니 그 친구가 그곳에 혼자 있었다. 그래서 말을 나누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기독교 설교를 시작한다. 오늘 하나님이 자기에게 나타나서 나에게 전도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 후로는 하로 종일 내 생각만 했다는 것이다. 종교에 깊이 빠진 젊은이인 모양이다. 이 친구의 마음을 상하지 않고 화제를 바꾸려 했으나 안 되었다. 결국 내가 설교를 중단하도록 요구를 한 다음에서야 설교가 끝나고 나니 좀 미안하기도 했다. 오늘 또 설교를 시도해 올지 좀 걱정이다. 아주 기분 좋은 여행이다. 잠자리도 편하고, 음식도 맛있고, 내 커피 물도 선선히 잘 끓여주니 언제나 블랙커피를 만들어 마실 수 있다. 날씨는 쾌청한데다 조금도 덥지 않고, 강경치는 신비하고 아름답다. 언제나 샤워를 할 수 있고, 언제나 맥주를 사 마실 수 있고, 옥상에는 항상 조용하고 그늘진 앉을 자리가 있다. 버스처럼 덜거덕거리지 않고 빠르게 가지 않기 때문에 사진 찍기 쉽고 등등 전혀 불만이 없다. 비싼 고급 유람선 여행이 부럽지 않다. Manaus에서 페루 Iquitos 까지 가는 아마존 강 여행도 이렇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해먹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서 줄에 서있을 때 귀여운 두 자녀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한 살 반 짜리 막내와 놀았다. 카메라 화면을 키고 끄는 법을 가르쳐 주었더니 고사리 같은 손으로 키고 끄고 하면서 좋아한다. 금방 찍은 자기 언니 사진이 나오니 사진에다 입을 맞추려한다. 주위에서 처다 보고 있던 사람들이 웃고 엄마도 좋아한다. 오후에 배표 검사를 한다. 이틀 전 배에 오를 때 표 받는 사람이 표를 받고는 나에게 돌려주지 않아서 나는 배표가 없다. 표 없이 그냥 탄 것이 될 수도 있겠다. 설명을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영어를 하는 친구가 도와주어서 설명을 했더니 표를 못 찾으면 표를 다시 사야한다고 한다. 그러나 내 표를 받은 사람이 배 주인이라서 잘 해결이 되었다. 왜 배 주인이 배에 오를 때 표를 받고는 나에게 돌려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나에게 웃돈을 받고 선실을 제공하려 했는지 모르겠다.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기를 당한 줄 알았다. 현지 사람들은 맘만 먹으면 외국 여행자 상대로 사기, 절도, 강도를 쉽게 할 수 있다. 외국 여행자들은 항상 조심을 하면서 다녀야하지만 언젠가는 한 번 당할 것이라는 각오로 다녀야 한다. 모든 표는 (버스표, 기차표, 배표, 박물관 입장권 등) 완전히 필요가 없을 때까지 가지고 있어야한다. 누구에게 보여줄 땐 (표의 일부라도) 꼭 돌려 받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임승차나 무료입장으로 될 수 있다. 여행지도 2층 선실에는 승객들이 자는 해먹이 빽빽이 들어 차있다, 짐은 해먹 밑에 놓아둔다 귀여운 자매 승객, 꼬마는 아주 건강해 보인다, 나와 친해 졌다 옥상 갑판은 좋은 쉼터다, 맥주를 파는 매점도 있어서 좋은데 음악을 너무 크게 틀어 놓는 게 흠이다 옥상에서 카드놀이에 열중인 승객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