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교직에 몸담으며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면, 단 한 번도 성악설을 지지한다고 답하지 못했습니다.
교육자가 인간의 본성을 악하게 규정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처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수업을 통해 비로소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습니다.
순자가 말한 성악설은 인간 본성 자체가 사악한 것이 아니라,
사단을 찾아보기 힘든 본성을 그대로 방치한 결과가 악이라는 정의가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그 묵직한 정의가 가슴 깊이 남습니다.
어찌보면 성악설이 교육자에게 더 필요한 관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교육이 왜 필요한지를 명쾌하게 보여주는 성악설에 잠시 마음이 기울기도 하지만,
교사로서 저는 여전히 학생들의 선한 본성을 신뢰하는 성선설의 입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싶습니다.
본래 선한 본성을 가지고 있으나 인욕에 가려 드러나지 않는 선을 끊임없이 드러내 확충해야 한다는 성선설을 더욱 지지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을 마주할 때면, '내가 이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라는 교사 중심의 고민에만 갇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수업은 제 시선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방법을 고민하기에 앞서, 아이들 내면에 가려진 선한 본성을 먼저 바라보려 합니다.
그 선한 마음이 밖으로 드러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무엇일지, 학생의 입장에서 관찰하고 돕는 조력자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