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에 묻힌 강
/ 송이현
강이 보이지 않는다
눈 덮인 빈 들판처럼 희뿌연 안개만 가득했다.
한 남자가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안개가 천천히 걷히자 강은 제 모습을 드러냈다.
강물 속에는 산이 잠기고 교회가 잠기고 마을이 잠겨 있었다.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
책을 품에 안은 나는 강에 잠긴 교회를 바라본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잠시 서로의 자리를 바꿀 뿐이다
해가떠오르자물비늘은나뭇잎처럼가볍게흔들렸다.
존재가 빛나고
사라지고
인생은 흔들리며 가는 것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날까
앞서 걷는 두 사람의 발걸음이 아침 햇살 속으로 스며든다
반지하
송 이현
창문을 열면 지면과 맞닿은 곳.
그는 반지하에서 산다.
강남에서 알바를 해도 돌아와 쉬는 곳은 반지하 방
여름 장마가 오면 빗물은 집 안으로 밀려든다.
바가지로 퍼내고 또 퍼내도
깊어지는 물만큼 쉼 없이 쏟아지는폭포 같은 물.
솜이불로 물을 먹인다.
불보다 물이 더 무섭다는 것을 반지하 방에서 배운다.
창밖에서는 술 취한 사람이 실례를 하고 간다.
나는 그의 뒤를 보지만 그는 나를 보지 못한다.
취객이 남긴 오물은 장맛비가 쓸고 가도
반지하의 냄새는쉽게 떠나지 않는다.
낮에는 천국이고
밤에는 동굴에서 산다.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반짝인다
*송이현: 20??년 < >등단. *시집 <모든 만남은 이별을 품는다><한 번쯤 마주칠 것 같은>
수필집<그녀가 내게로 왔다><끝내 오지 않은 사람> 상재.
첫댓글 안개에 묻힌 강
띄어 쓰기가 잘못된 곳이 있습니다
수정을 하려고 하니 클릭이 안되는군요
' 해가 떠오르자 물 비늘은 나뭇잎처럼 가볍게 흔들렸다.'
이렇게 띄어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고순영 시인님 수정 부탁 드립니다